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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 | 25/08/02 19:37 | 추천 39 | 조회 17

[유머] F1) ??? :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너무 현실성 없는 거 아닌가요ㅎㅎ - 1부 +17 [16]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1751991

F1) ??? :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너무 현실성 없는 거 아닌가요ㅎㅎ - 1부


F1) ??? :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너무 현실성 없는 거 아닌가요ㅎㅎ - 1부_1.webp


6월 25일 개봉해서 아직도 꽤 흥행하고 있는 영화 F1 더 무비


뭐 설정 관련해서 말이 많긴 하지만 일단 재밌는 영화라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긴 한다


근데 아무래도 영화를 본 사람들은 빚만 3억불이 넘고 2년 내내 1포인트도 못 벌었다는 팀이 주인공 하나 영입했다고 활약한다며


내용이 현실성이 너무 없는 거 아니냐 F1에서 저게 가능하냐 싶을텐데


결론만 말하자면.... 있긴 있었다. 완벽히 똑같은 건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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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8년


당시 F1에 참여하던 팀 중 하나였던 혼다 F1 팀은 그야말로 그리드 내 최악의 약체팀으로 꼽히기에 무리가 없었다


2006년 소속 드라이버인 젠슨 버튼의 활약으로 1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그게 전부


그 뒤로 성적은 아주 쭉쭉 떨어지기 시작해서 2007년 11팀 중 8위, 2008년 9위를 차지하는 아주 처참한 성적을 내기에 이른다.


심지어 같이 참여했던 일본 팀 토요타조차도 죽을 쑤긴 했지만 얘들보단 상황이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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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역대 리버리 JOAT의 위엄


물론 그래도 1964년부터 F1에 뛰어들었던 혼다의 근성이 어디 안 가는 것은 아니라서


혼다는 오로지 2009 시즌에 모든 것을 걸고 2008 시즌을 던지기까지 하면서 자금과 인력을 최대한 끌어모아 RA109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물론 그 댓가로 2008 시즌은 처참하게 말아먹긴 했지만 아무튼 내년에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만 붙잡고 버텨낸 혼다 F1 팀의 직원들


그런데 문제가 딱 하나 생겼다. 2008년, 뭔가 쎄한 년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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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졌다


미국이 남긴 이 희대의 똥으로 인한 여파는 자동차 회사들이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그나마 팀이나 모회사나 사정이 나았던 토요타와 BMW조차 재정문제를 이유로 철수각을 잡던 와중에(참고로 이 둘도 2009년을 끝으로 철수함) 매번 꼴찌만 간신히 면하던 혼다가 예외일 수는 없었고


혼다는 성적도 못 내는 주제에 돈만 잡아쳐먹던 팀을 더 이상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결국 2008년을 끝으로 F1 철수를 선언한다


일단 마지막 돈이라도 챙겨보자며 팀을 매각하기 위해 내놓긴 했지만, 정작 구매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이대로 가면 매각도 아니고 해산을 시켜야 할 상황


침몰하는 배 혼다 F1 팀의 직원들은 레이스카 개발보다 다른 팀으로 이력서를 돌리는 거에 더 집중하고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생각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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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브런


1991년 베네통 F1 팀의 기술보조로 F1 커리어를 시작한 이 영국 엔지니어는 이제 경력만 20년이 다 되어가는 베테랑이 되어 있었고


과거 미하엘 슈마허로 대표되는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전설적인 황금기를 이끈 당당한 주역 3인방(로리 번, 로스 브런, 장 토드)으로 등극한 슈퍼스타 중 하나였다


2008년 전력 향상을 노리던 혼다가 거금을 주고 팀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렇게 꿈과 희망을 안고 혼다로 오게 된 브런이 1년도 안 되서 보게 된 것은 철수 발표로 초상집이 나버린 팀의 모습


이미 부와 명예는 전부 다 챙겼겠다, 지금 당장 은퇴 후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도 되고 이적을 발표한다면 백지수표를 들고 모셔올 팀이 줄을 서 있었지만


그에게는 2009 시즌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지만 박물관에 가게 생긴 미완성 섀시 RA109와 아무도 사갈 회사가 없어 이대로면 실업자가 되게 생긴 430여명의 직원들이 계속 눈에서 떠나질 못했고


결국 그는 자신의 커리어 전체를 걸고 인생 최대의 도박을 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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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스미마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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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 브런-상 무슨 일이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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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아니라 그 혼다 레이싱 F1 팀 얘기 때문에 왔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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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그거라면 이미 윗선에서 얘기 끝났습니다. 내년 엔진도 개발 취소했어요


모셔오고 1년 만에 철수 발표 때려서 죄송하긴 하지만 일단 위약금은 넉넉히 드릴테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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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금까지 팀 사겠다고 나온 사람 아무도 없는 거 확실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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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문에 있는 팀들도 죄다 발 빼려고 하는데 살 회사가 있겠습니까?


메르세데스 얘네들이 계속 들어온다 떡밥 던지고 있긴 한데 정작 우리 연락을 하나도 안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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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그 팀 내게 파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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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운영에 수천억이 들어가는 F1 팀을 어디 대기업도 석유왕도 아니고 고작 기술감독 맡았던 인간이 사겠다는 이 충격적인 딜에 혼다는 놀랐지만


혼다는 대체 뭘 본 건지는 몰라도 의외로 이 딜을 받아들여 2009년 단돈 1파운드(1800원)에 팀과 시설, 설비와 직원들을 모두 넘긴다


그렇게 2005년부터 시작한 혼다 F1 팀의 이야기는 짧은 3년의 역사 끝에 막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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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브런이라고 상황이 나은 건 절대 아니었다. 제 아무리 페라리 시절 수십억 대 연봉을 받았다고 해도 그 돈으로 F1 팀을 굴린다는 건 택도 없었으니


일단 팀을 매각한 혼다 측에서 2009 시즌을 위해서 운영비 1억 파운드를 지급해주긴 했지만 앞에서 말했다시피 F1에서 이 정도 돈은 하위권 팀들 예산보다 적은 푼돈에 불과했고


설상가상으로 철수발표를 들은 스폰서들은 이미 2008년에 버진 그룹을 제외하면 다 계약을 해지하고 나가버린 바람에 로스 브런이 가진 시작 자금이라곤 저게 끝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미완성으로나마 만들어진 섀시와 다르게 엔진은 아예 개발조차 못 해보고 취소당한지라 다른 곳에서 사거나 직접 만들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로스 브런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불구하고 팀의 인수를 완료해 2009 시즌 엔트리에 팀을 등록하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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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09년 혼다의 유산(이라 하기도 뭣한 것)을 이어받아 출범하게 된 팀 브런GP


그렇게 가진 거라곤 간판만 남은 시설과 엔진도 없는 레이스카를 가진 채 브런GP는 여러 의미로 역사에 남을 2009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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