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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star.. | 01:50 | 추천 1 | 조회 76

[새벽 뻘글] 결혼을 그냥 포기하려고 합니다 ㅎ +52

SLR클럽 원문링크 https://m.slrclub.com/v/hot_article/1457196

결혼은 그냥 포기하려고 합니다.

직업은 교사고 공무원입니다. 나름 맡은 일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살다 보니 어느새 39살이 됐네요. 일에서는 그래도 이것저것 성과도 내고 주변에서 좋은 평가도 받으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제가 못나서 시기를 놓친 부분도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상황이 항상 여의치 않았던 것도 있고요.

중학생 때 큰 병을 앓았고, 그 이후로 눈에는 안보이나 장애까지 생겨서 제 몸이나 사람 관계에 대해 스스로 회피하면서 살아온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그런 걸 잘 몰랐습니다.

그냥 열심히 살고, 직장 잘 잡고, 성실하게 살다 보면 인연도 자연스럽게 오겠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알겠네요.
인연이라는 것도 운만 필요한 것도 아니고, 노력만 필요한 것도 아니고 둘 다 필요한 거였네요. 가만히 기다린다고 오는 것도 아니었고요.

올해 들어 유독 이 문제가 크게 다가왔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지금 제 상황이나 나이를 보면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나이까지 꽤 들어버렸으니까요.

머리로는 받아들이려고 하는데 마음은 생각처럼 잘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냥 남들처럼 결혼하고, 가족 만들고, 평범하게 살아보고 싶었던 것뿐인데 그게 제게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니 많이 허무합니다.

부모님께도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고요.

최근에는 이런 생각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우울감과 불안, 공황처럼 숨이 막히고 심장이 뛰는 증상까지 생겨서 심리상담도 받고 정신과 진료도 처음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힘드니까 몸까지 같이 힘들어지는 것 같네요.

교사로 일하면서는 늘 학생들한테 자기 삶을 잘 만들어가라고 이야기했는데, 정작 제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열심히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삶에는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걸 이제야 배우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많이 복잡하네요.

일단은 결혼이라는 기대를 좀 내려놓고 살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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