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할머니의 이력서.
「이력서」
폐지 줍는 할머니가 이력서를 들고 왔다.
일흔여덟이었다.
경력란이 빼곡했다.
작은 봉제공장을 한다.
미싱 보조를 구한다는 공고를 붙였는데
할머니가 찾아온 것이다.
"어르신, 저희가 구하는 건…"
할머니가 이력서를 내밀었다.
'1966~1972 평화시장 봉제
1972~1989 ○○섬유
1989~2003 ○○어패럴'
37년이었다.
"저 미싱 잘 밟습니다."
손을 보여줬다.
손가락 마디가 굽어 있었다.
검지 끝에 굳은살이 두껍게 박여 있었다.
"이거 미싱 자국이에요."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근데 요즘은 기계가 달라서…"
"압니다. 그래서 이력서 밑에 적었어요."
이력서 맨 아래 손글씨가 있었다.
'배울 수 있음. 시급 안 받아도 됨.'
"어르신, 그럼 왜 일하시려고요."
할머니가 잠깐 망설이다 말했다.
"폐지는 아무나 하잖아요.
근데 미싱은 내가 잘하는 거예요.
죽기 전에 한 번은
잘하는 걸로 불려보고 싶어서."
나는 할머니를 채용했다.
시급은 정상으로 드렸다.
첫날 할머니는 신형 미싱 앞에서 30분을 헤맸다.
그리고 오후에는 우리 공장에서 제일 빨랐다.
37년은 사라지지 않았다.
퇴근할 때 할머니가 물었다.
"내일 몇 시에 나오면 돼요?"
나는 대답했다.
"여덟 시요, 여사님."
할머니가 그 자리에 잠깐 멈춰 섰다.
20년 만에 듣는 호칭이라고 했다.



37년은 사라지지 않았다
와 진짜 뭉클해진다
기술이란 더 편해졌지 근본은 다르지 않음
전성기가 그리우셨구나..
너무 좋다
적응 30분은 젊은이보다도 빠르신데
낭만....ㅠㅠ
장인에게 필요한건 설계도일 뿐이었다
30년 넘는 짬이 어디가지는 않지...
80세 생신을 앞두고 면허 반납하기전 애마와 함께 달리는 할머니...
짬이란게 무섭긴 하구나.
시니어 직원이 장단점이 명확하지. 기본적인 일머리는 신입이나 경력 적은 사람은 따라가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아. ...대신 자기가 했던 방식 고집 부리는 사람일 경우엔 진짜 끔찍해지는거고..
평화시장이면 진짜 자라기도전부터 미싱한사람이네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