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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크 | 08:35 | 추천 14 | 조회 26

[정보] 티라노 팔은 선녀였던 공룡 이야기 +27 [8]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6424101

티라노 팔은 선녀였던 공룡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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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고생물의 대표 주자 공룡이 이야기 주인공으로 채택됐군. 암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많은 사람들이 티라노사우루스를 보면 이런 말을 한다.


"티라노 팔은 뭐 저리 짧음? 겁나 안 어울려서 뭔가 웃기네ㅋㅋ"


이 말에 대해 진지하게 답하자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중대형 육식 공룡들은 공통적으로(물론 다 그렇진 않음) 팔이 퇴화되어 몸집에 비해 많이 작다. 퇴화된 이유는 팔로 할 수 있는 걸 입이 대체할 수 있고, 신체 균형을 맞추기 위함임. 티라노 같은 체형에서 팔이 크면 신체 균형이 깨지는데, 팔이 할 수 있는 걸 입으로 할 수 있으니까 자연스레 팔이 퇴화되어 작아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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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른 중대형 육식 공룡들도 보면 팔이 몸집 대비 많이 작은 편이다. 그리고 이런 친구들이 속한 공룡 분류군인 수각류는 다양성이 아주 높아서, 각 종마다 신체 대비 팔의 크기가 다양한 편임. 그중에는 티라노 팔은 선녀로 보일 정도인 공룡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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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은 남아메리카, 그중에서도 아르헨티나 남부에 있는 지역 추부트에서 시작된다. 1980년대 초 어느 날, 이곳에서 개인 목장을 운영하던 농부 앙헬 사스트레는 양 떼를 몰고 있었음. 하지만 양 한 마리가 말을 듣질 않으며 길을 따라오지 않았고, 이에 화가 난 사스트레는 홧김에 던지려고 돌멩이를 하나 주웠는데... 운명의 장난인지, 그는 자신이 주워둔 돌멩이의 모양이 뭔가 특이하다는 걸 눈치채고 자세히 살펴보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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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앙헬은 크게 놀라게 된다. 자신이 주워든 게 돌멩이가 아니라 화석화된 뼈였거든. 부위로는 척추뼈에 속하는 화석이었음.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이를 어디다가 알려야 할지 몰랐는지, 앙헬은 주변을 탐색하며 추가로 발견한 화석 몇 점과 함께 집에 보관해 둔다.


그렇게 보관되던 화석은 이 추부트 지역에서 일하던 지질학자가 보게 되고, 중요한 것이라고 알아차린 그는 바로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고생물학자 호세 보나파르트에게 이 사실을 전한다. 다만 어쩌다가 지역 지질학자가 앙헬의 집에 보관되던 화석을 보게 됐는지는 아무리 찾아봐도 이유가 나오질 않네. 아마 서로 아는 사이여서 지질학자가 놀러 왔다가, 온 김에 이것 좀 봐달라고 앙헬이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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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가 어딥니까!!! 당장 가도록 하죠!!!!!!"


아무튼 보나파르트 박사는 1976년부터 네셔널 지오그래픽의 후원 아래 탐험대를 이끌며, 남아메리카에서 대대적인 화석 탐사를 나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무려 7번에 걸쳐 탐험을 진행했음.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보나파르트는 그 즉시 8번째 탐험을 준비, 탐험대와 함께 앙헬의 목장으로 오게 된다.


고맙게도 앙헬은 탐험대에게 흔쾌히 발굴을 허락하며, 목장에서 화석이 발견된 지점을 내주어 편하게 연구할 수 있게끔 해준다. 덕분에 보나파르트에 의해 1984년,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 카르노타우루스가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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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ㅈㅅ ㅋㅋ"


하지만 이런 좋은 조건 속에서도 발굴은 쉽지 않았다. 화석이 단단한 적철석 덩어리 속에 파묻혀 있었거든. 오랜 시간에 걸친 풍화 작용으로 지표면이 벗겨져 화석이 든 이 적철성 덩어리의 일부분이 드러났고, 그 덕에 이렇게 화석이 발견될 수 있었다. 거기에 단단한 암반으로 보호돼서 보존율도 매우 좋았음. 하지만 그만큼 이를 온전히 발굴하는 건 난이도가 아주 높은 별개의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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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힘들어... 일단 현재까지 드러난 화석의 특징으로 봐선, 이 녀석... 육식 공룡인데 머리에 황소처럼 뿔이 나있잖아? 그렇다면 카르노타우루스라 이름 짓는 게 좋겠군."


하지만 근성의 탐험대는 포기하지 않고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발굴을 시도한다. 그 결과 골격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만큼 드러내는데 성공함. 그렇게 1985년 보나파르트는 두개골을 중심으로 비교적 간략하게 신종 발표를 한다. 그와 동시에 두개골에서 보이는 특징을 바탕으로 카르노타우루스라는 이름을 지어줌. 뜻은 '육식 황소'. 육식 공룡인 것과 더불어 황소를 연상시키는 특징이 머리에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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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특징은 바로 눈 위에 달린 한 쌍의 뿔.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론 머리에 뿔이 이렇게 있는 육식성 이족보행 동물은 카르노타우루스가 유일하다. 즉 이 뿔은 사실상 카르노타우루스의 고유한 특징인 것. 뼈로 된 이 뿔은 화석 상으론 15cm의 길이를 지녔는데, 생전엔 이 뿔에 외피가 있어 측정치보다 더 길었을 거라 여겨진다.


다만 아쉽게도 뿔의 용도에 관해선 명확히 밝혀진 게 없어 추측만 무성함. 다른 동물에겐 없는 고유한 특징이라는 건 반대로 직접 보지 않는 한 쓰임새를 알기 힘들다는 거라서... 대략 기린의 뿔처럼 동족 간의 싸움에서 쓰였을 거라 추정되고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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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발굴이 끝났다! 이제 본격적인 연구를 제대로 해볼 수 있게 되었어! 이야~ 보존율이 아주 좋은 게 연구할 맛이 있겠구만? 구석구석 음미해 주마!!!"

다시 발굴 과정 이야기로 돌아와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의 발굴이 진행된 이후 화석은 암반 채로 뜯어내 연구실로 이송된다. 그곳에서 오랜 시간 정밀한 작업을 통해 적철석 덩어리를 화석에서 분리해냈고, 1990년이 되어서야 발굴이 끝나며 전체적인 골격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음.

서술했듯 이렇게 고생 끝에 발굴한 카르노타우루스의 화석은 아주 뛰어난 보존율을 지니고 있었다. 풍화되어 없어진 발과 꼬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전부 잘 보존되었고, 광범위한 부위에서 피부까지 화석화되어 보존될 정도였으니 말 다 했지. 그 결과 카르노타우루스의 2번째 특징이 밝혀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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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 보인다면 눈을 크게 뜨고 허벅지와 목 사이를 집중해서 보도록 하자)


바로 극단적으로 퇴화된 팔. 이 친구에 비하면 티라노 팔은 선녀라고 느껴질 정도로 팔이 퇴화되었다. 이는 비단 카르노타우루스만의 특징이 아닌, 이 녀석이 속한 아벨리사우루스과 공룡들의 공통 특징이기도 함. 하지만 카르노타우루스는 그중에서도 퇴화 정도가 가장 심해, 사실상 팔이 없다고 봐도 될 수준으로 퇴화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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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팔의 구조는 사람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으로 치면 손목뼈에 해당하는 수근골이 완전히 퇴화되어 없어졌고, 이 때문에 손바닥을 구성하는 뼈인 중수골이 아래팔뼈에서 직접 연결되었음. 이마저도 가운데 두 손가락에만 손가락뼈가 좀 있고, 가장자리 2개는 그마저도 없어서 중수골에서 끝난다.


그리고 눈치 빠른 사람들은 확인했을 텐데, 잘 보면 팔꿈치 관절 구조가 카르노타우루스의 팔에선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어깨 관절을 제외하면 팔과 손의 모든 관절이 다 퇴화되어 없어져서 그럼. 진짜 말 그대로 '팔과 손'이었던 것이 몸에 그냥 붙어만 있는 수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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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티라노 팔은 ㄹㅇ 양반이었네;;; 근데 왜 이렇게 심하게 퇴화된 거임? 티라노처럼 어느 정도는 남겨도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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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아쉽게도 현재까지 미스터리다. 보다시피 카르노타우루스는 몸길이 약 7.5 ~ 8m에 몸무게는 2t 정도 되는 중대형 수각류임. 하지만 그에 반해 팔은 계속 언급했듯, 티라노 같은 대형 수각류들의 팔이 선녀로 보일 정도로 극단적인 퇴화가 이루어졌음.


물론 시작 부분에서 설명했듯 중대형 수각류들에게 있어 팔은 어느 정도 불필요한 기관이라, 퇴화되어 작아지는 게 오히려 이득인 부위는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극단적인 수준으로 퇴화될 필요는 없음. 그래서 여러모로 미스터리한 진화적 수수께끼다.








?(2분 1초부터 보면 된다)


다만 좀 특이하게도 어깨 관절은 멀쩡히 있어서 팔을 휘적휘적 움직일 수는 있었다. 즉 이렇게 퇴화된 팔도 모종의 기능이 남아 어딘가에 쓰였다는 것. 이에 대해선 위 영상처럼 팔에 화려한 피부색을 갖춰, 구애 신호를 보내는 등 사회적 기능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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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위 영상은 애플 TV 오리지널 고생물 다큐멘터리 '선사시대: 공룡이 지배하던 지구'의 5번째 에피소드 '숲' 편에서 나온 장면이다. 서술했듯 팔을 구애용으로 썼다는 가설을 채용하여 선보인 장면인데... 브금 선정도 그렇고 덩치에 안 어울리는 쪼끄만 팔을 휘적휘적 대며 춤을 추는 게 굉장히 웃겨서 밈이 되었음.


그래서 카르노타우루스는 위 그림과 같은 밈이 생긴 공룡이 되었다. 원래부터 티라노는 선녀로 보일 정도로 퇴화된 팔과 관련된 밈이 좀 있었지만, 이제는 저 짧은 팔을 활용한 위글위글 댄스를 추며 이성을 유혹하는 쪽으로 바뀌었음. 그 외에도 위 영상에서의 모습이 귀엽다며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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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잠시 딴 데로 샜는데, 카르노타우루스에겐 고유한 특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달리기. 카르노타우루스 같은 수각류 공룡들은 달리는 데 있어 꼬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유는 바로 '꼬리대퇴근'에 있다. 이 근육은 사람으로 치면 엉덩이 근육 같은 거라 다릿심에 중요한 역할을 함. 그리고 카르노타우루스는 특수한 꼬리뼈 구조 덕분에 이 꼬리대퇴근이 들어설 자리가 많았음.


덕분에 카르노타우루스는 시속 50km 내외의 속도로 빠르게 달릴 수 있었고, 이 속도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짧았다. 물론 그만큼 치타처럼 단거리 직진 달리기에 특화된 거라 급격한 방향 전환에는 취약했음. 쉽게 말해 공룡계의 스프린터라 보면 된다. 아마 사냥할 땐 치타처럼 일정 거리까진 매복해서 접근했다가, 안정권에 들어서면 순간적으로 맹렬하게 달려가 먹잇감을 사냥했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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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얜 왜 깃털 없음?"이란 얘기가 무조건 나올 것 같아서 설명하자면... 카르노타우루스의 화석은 서술했듯 광범위한 부위에서 피부까지 화석화되어 보존됐다. 이 피부 화석에서 보인 카르노타우루스의 피부 형태는 악어 같은 느낌이었고, 깃털이나 깃털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아서 없었을 가능성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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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화석으로 발견되지 않은 피부 쪽에 깃털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지 않나? 티라노도 아기 시절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깃털이 있었고, 커가면서 점점 빠지다가 제한적인 부위에서만 남았을 거라 그러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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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듯이 카르노타우루스의 피부 화석에서 발견된 피부 형태는 악어 같은 느낌이었다.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른 비늘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돼있고, 그중 목/등/꼬리 같은 몸의 측면에는 최대 5cm까지 솟은 혹 모양의 큰 비늘이 무작위로 배치되어 있었음. 발견된 피부 화석에서 공통적으로 이런 특징들이 보였기에, 아마 카르노타우루스의 피부 전신은 이런 형태였고 이에 따라 깃털은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설명만으로는 이게 어떤 형태인지 감이 잘 안 잡힐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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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나의 목 피부를 보면 바로 이해될 거임. 카르노타우루스의 몸 측면 피부는 대략 저런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카르노타우루스가 이런 피부를 가진 이유는 동족 또는 다른 육식 공룡과의 싸움에서 몸 측면을 보호하거나, 큰 몸집과 활동적인 생활 방식으로 인한 체온 조절 및 과도한 열을 발산하는 용도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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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해서 팔이 티라노는 선녀로 보일 정도로 퇴화된 공룡, 카르노타우루스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다. 앞으로 티라노를 볼 때마다 팔이 신경 쓰인다면 카르노타우루스를 떠올리고, 팔이 이상하다고 뭐라 하는 이들에겐 카르노타우루스를 알려주도록 하자.


여담으로 카르노타우루스의 풀네임은 '카르노타우루스 사스트레이'다. 뒤에 오는 종명 '사스트레이'는 글을 잘 읽어줬다면 어떤 뜻인지 눈치챌 텐데, 화석이 발견된 곳의 목장 주인 앙헬 사스트레를 기리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아마 보나파르트가 자기 사유지에서 발견됐음에도 발굴 작업을 흔쾌히 허락하고, 발견된 지점의 땅을 내주어 편하게 연구할 수 있게끔 해준 앙헬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이리 지은 거겠지.


그럼 이상으로 글을 마치고, 언젠가 또 소재가 생각나서 글을 쓰게 되면 다시금 올려보겠다. 읽어준 사람들 모두 고마워.




https://www.pickiverse.com/ko/game/2aa61 (피키버스)

https://playduo.kr/index.html?detail=8fb7240f-0b8f-4c45-900c-b92b0241e7f6 (플레이두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나온 친구 외에도 신기한 고생물들에 대해 더 관심이 간다면 위 이상형 월드컵을 추천한다. 일반인 분들에게도 신기하다고 여겨질 법한 고생물들 128마리를 모아서 열심히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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