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크네 신화의 숨겨진 의미
아라크네 이야기.
일단 거미와 아테나와 관련된 신화는 여기 말고도 나오지만,
가장 온전하고 유명한 전승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 나온다.
보통은 긍정적으로 나오는 아테나가,
자신이 보기에도 아무런 흠이 없는 베를 짠 아라크네를,
베틀의 북으로 무자비하게 구타해서 자살하게 만들고 거미로 만든,
약간 이질적이기까지 한 모습을 보여준다.
제우스에게 맞아죽을 걸 구해준 거다, 신성모독을 네 번 저지르고도 봐줬으니 자비로운 거다 등 여러 해석이 있지만,
더 정확한 해석을 위해서는 이 이야기를 쓴 오비디우스의 성향을 알아야 한다.
일단, 오비디우스는 로마인이라, 원문은 아테나가 아니라 미네르바다.
그리고 오비디우스의 신화는 유독 신들에게 비판적인 묘사가 자주 나오는 편으로,
그저 괴물이었던 메두사에게 한때 여사제였지만 넵튠에게 강/간당하고 미네르바에게 저주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붙였으며,
악타이온의 이야기에서는
'그는 운이 나빴을 뿐,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실수한 것에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라며 악타이온이 불운한 피해자임을 강조하고,
신들 사이에서도 디아나의 처벌이 과도하다는 의견과 합당하다는 의견이 엇갈렸다는 언급을 한다.
칼리스토 이야기에서는 직접적으로 유피테르의 피해자일 뿐인 칼리스토를 왜 벌한 것이냐?며 유노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렇다.
오비디우스는 처음부터 '불합리한 신들에게 고통받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말하는 사람이었고,
따라서 미네르바 역시 다른 신화에서 찾기 힘든, 속 좁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이렇듯 당대의 문화와 시인의 사고방식을 읽어내는 것도 신화의 재미있는 요소이다.










억까당한 자들의 대변자
신들은 자신들의 잘못은 어떻게든 피하려고 두뇌 풀가동하면서 인간들에게는 자비는 커녕 독창적으로 조져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