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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퓨 | 26/08/08 21:46 | 추천 63 | 조회 30

[유머] 586 세대 꿀빨았다는 얘기 보면 항상 나는 우리 아빠 얘기를 하는데 +30 [42]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6250709

586 세대 꿀빨았다는 얘기 보면 항상 나는 우리 아빠 얘기를 하는데


586 세대 꿀빨았다는 얘기 보면 항상 나는 우리 아빠 얘기를 하는데_1.webp

586 세대 꿀빨았다는 얘기 보면 항상 나는 우리 아빠 얘기를 하는데_2.webp





우리 할배가 전형적인 옛날 한량이었음

집에서 패진 않았다 뿐이지

자식만 5명인데(무사히 살아남은게 5명임)

농사도 안하고 일도 안하고

술먹고 노름하러 다니고 그런 타입


그래서 첫째였던 우리 아빠

초등학교 졸업하고나서 중학교도 못가고

막노동 시다바리부터 시작해서

주6일이 뭐임 그냥 일 있으면 하루도 안쉬고 악착같이 벌어서

밑으로 4남매 혼자서 다 키우고

나이차이 많이 나는 막내작은아빠는 대학까지 보냄


그래서 지금도 우리 친척들 아빠가 그냥 얼굴 한번 보자 하고 소집령 때리면
만사 제쳐놓고 뛰어와서 같이 밥먹음


그러다 당시 기준으로 한참 늦은 30대 중반에

일하다 만난 사람 동생인 우리 엄마랑 결혼했고

그 뒤에는 집에다 엄마랑 형이랑 나랑 놔두고

똑같이 매일같이 새벽같이 나가서 일하고 오고

맨날 파스냄새나고

그렇게 그냥 열심히 사셨음

그러면서도 주말에 시간 나면 포터 트럭에다가 온가족 꾸겨넣고

계곡 가고 바다 가고

해줄 수 있는거 다 하면서 사셨었고


그러면서도

가장이 그런거니까

남자가 그런거니까

하고 생각하고 사셔서

힘들다고 말하는거 단 한번도 본 적 없음


근데 그냥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사셨고

그런 시대였다고 생각함 나는


결과적으로 엄마랑 둘이서 그렇게 열심히 돈 모으셔서

지금은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노후걱정도 크게 없이 소일거리 하면서 지내시고 있고



그 시절이

열심히 살면 미래가 보이는 세대였는가? < 이건 맞음

결과적으로 집도 샀고 차도 샀고 외벌이로 자식 두명 키우고 했던건 팩트니까


근데 그 '열심히'의 난이도가 지금이랑은 좀 많이 다를건데

그 시절을 직접 본 사람이 아니면

텍스트로 읽어서는 절대로 와닿지 않을

옛날에 형하고 아빠가 퇴근하고 사온 아이스크림을 나눠먹던

낡은 연립주택 202호의 꿉꿉하고 습기찬 냄새 같은 기억을 생각하면

나는 우리 아빠의 절반이라도 열심히 살 자신이 없음



이런 우리 아빠의 인생을
'열심히 살면 집도 사고 차도 살 수 있었던 세대'
라고 뭉개는 사람들이 가끔은 좀 불쾌할 때가 있음




베스트에서 586 얘기 보고 문득 생각나서 적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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