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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문트.. | 25/10/03 07:03 | 추천 25 | 조회 562

어머니께. +27 [2]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902179

어머니.


제가 이렇게 부를 자격이나 있는지..

그렇게 부르고 싶지 않았던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당신과 저의 마지막 문자 내용을 보니..


행여나 길에서 마주쳐도 아는척 하지 마세요.

저의 행복에 엄마는 없습니다.

제발..더이상 연락하지 말아주세요. 


였네요.


그렇게 절연하고 지내며 가끔 어머니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에 나중에 돌아가시면.. 내가 슬퍼는 할까..

싶었습니다.


막상 새벽에 당신의 소식을 듣고 정신없이  응급실로 달려가며...

아..그래도 내가 사람도리는 하는 놈이구나...싶었습니다


의식없이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는 당신을 보며 울컥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뿐입니다.


그냥 덤덤하네요.

너무 아무생각이 없어..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제 마음을 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저를 보고 부모의 은혜도 모르는 개새끼라 할수도 있습니다.

머..그렇게 본다 한들 어쩔수 없다 생각합니다

남들처럼 슬퍼하고 힘들어해야 하는데..전 평소랑 달라진게 그닥 없는듯 합니다.



당신에게 한번도 인정받지 못했던 아내도 누워있는 당신을 보며 울고..집에서도 웁니다.

그리고 저를 걱정합니다.

너무 덤덤하게 있는게 더 걱정 된다네요


이런 와중에  아픈 아내가 혹시나 너무 슬퍼하다 또 아플까 걱정만 됩니다.

어머니와 저의 사이를 대충 아는 분이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죄송하다 말씀드리라 하더군요.


근데 죄송한 생각은 안듭니다.

누워계신 당신을 보면 그저 안타까운 마음만 들고..

죄송하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형식적으로나마 죄송하다는 말도 하기 싫은걸 보니..

저도 어지간히... 어머니 당신을 싫어했나봅니다.


답답하기도 합니다.

저도 제가 왜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늘 당신이 부끄러워 하고 숨기려했던 아들이었기에  원망이 컸나 봅니다

이또한 당신의 기대대로, 계획대로, 생각대로 자라지 못한 제 탓이겠지요


아..이말씀만은 드리고 싶습니다

전 어머니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냥  체면과 위신이 중요하신 분이고 돈과 학벌을 중요시 하신분이라 그런거라 생각합니다


전 불효자 맞습니다

단 한번도 당신의 기대를 충족 시켜 드리지도, 고분고분 하지도 않았던 아들이었으니까요.

오늘이 마지막으로 뵙는 날이 되겠네요.

나이롱이긴 하지만 가톨릭의 신자로서 당신을 위해 기도 하겠습니다

아는 기도문이라곤 주기도문 밖에 없지만..

진심으로 좋은곳으로 가시길 기도 하겠습니다


그냥 답답한 마음에 글이라도 적어 봅니다.

이곳에 글을 올리면 누군가가 저를 욕하겠지요.

어쩌면 그 욕을 듣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까지 아무렇지 않은 제 자신을 욕해주길 바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그래도 당신 아들은 나쁜짓 하지 않고 남에게 해코지 하지않고 삽니다

어머니가 그렇게나 좋하셨던 돈, 많이 벌진 못하고 쪼들릴때도 있지만..

제 아내와 저는 웃으며 지냅니다.

행복하게 지냅니다

어딜가도 가정교육은 잘받았네..소리는 들으며 삽니다

그러니 당신의 기대에 충족되지 않았다고 너무 미워 마시고.. 그곳에선 좀 웃으며 사세요.


이만 줄입니다.


아!. 그리고.. 제 아내는 어머니를 진짜 원망하지 않습니다.

단 한번도 그런적 없습니다.

그러니..이쁘게 좀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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