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 "30초 안에 버리지 못할 것에 정붙이지 마라"
(이 글은 영화 히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30년 전 영화지만 암튼 스포주의)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닐 매컬리(로버트 드 니로).
LA의 전문 털이꾼에 범죄를 직업으로 삼아, 극도로 프로답고 냉철한 전문가였다.
그런 이성적인 성격답게, 닐은 항상 범죄계에 떠도는 한 격언을 따랐다.
"낌새가 안 좋을 때 30초 안에 못 버릴 것들에 애착을 갖지 마라."
즉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간다면, 어떤 것들이든 30초 안에 버리고 도주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런 닐 역시 한 인간이었고, 그는 나름대로의 가정을 꾸리고 아내와 함께하는 동료들의 삶을 내심 부러워했다.
그 와중 닐은 우연히 이디라는 여성과 만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져 연인이 된다.
물론, 닐의 정체는 철저히 숨긴 채로.
하지만 옛 동료 웨인그로의 배신으로
닐의 팀이 은행을 턴다는 정보가 경찰에게 흘려지고
영화사에 남을 전설적인 시가전 총격이 벌어지고 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낮에 경찰과 총질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은행강도들에겐 최악 중 최악으로 상황이 흘러갔단 것이고
결국 닐의 동료들 일부는 현장에서 사살당하고, 겨우 살아남아 도주에 성공한 이들도 정체가 까발려져 당장 LA에서 튀어야 하는 지경이 되는데...
닐은 서둘러 이디를 찾아가고,
이디는 TV에 생중계된 총격전에 연인의 얼굴이 나온 것에 고뇌하지만
결국 그와 함께 도주길에 오르기로 결심하게 된다.
한편 저런 대형 사고를 친 강도범들을 막으려는 형사도 있었는데, 그는 닐의 호적수인 빈센트 한나(알 파치노) 경위였다.
빈센트는 닐이 전문가답게 즉시 발을 빼고 도주할 것을 알았고, 따라서 경찰이 닐을 붙잡을 수 있는 기회는 단 하나라고 판단했다.
바로 배신자 웨인그로에게 닐이 복수를 위해 방문할 때 덮치는 것.
그래서 빈센트와 경찰들은 웨인그로가 머무는 호텔에 진을 치고 기다리지만, 막상 와야 할 닐을 감감무소식이었다.
빈센트의 판단대로 닐은 전문가였고,
그 역시 현 상황에서 웨인그로를 찾아가는 것은 경찰의 손아귀에 제 발로 들어가는 일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
이대로 이디와 함께 LA를 떠나면 행복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닐은 결국 웨인그로를 그냥 보내줄 수 없었고,
차를 돌려 경찰의 감시를 뚫고 호텔에 잠입, 웨인그로를 직접 쏴죽이며 동료들의 복수를 마무리한다.
그렇게 닐은 모든 일을 마치고, 차에서 기다리는 연인을 향해 웃으며 걸어오지만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빈센트 경위를 보고 표정이 굳어져 멈춰서고 만다.
냉정하고 칼같이 일처리를 하던 닐답지 않게,
천천히 머뭇거리며, 형사와 연인을 번갈아보며
영문 모를 의아함, 그리고 천천히 차오르는 배신감과 절망감으로 얼굴이 굳어지는 연인을 마지막까지 바라보던 그는...
결국 약 30초의 고뇌 끝에 홀로 도주한다.
연인을 붙이고 형사의 추격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혹은 이디가 자신의 공범으로 몰릴 것을 염려해 배려했는지,
닐의 속내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그토록 사랑한 연인마저도 30초의 고민 끝에 버리고 도망칠 수 있는 그런 존재였으며, 그게 전부였다.
형사가 여자 따라온거임?
웨인그로 있는 호텔에 덫을 놨는데 결국 거기서 형사한테 포착된거
ㅜㅜ안타깝네
복수는 30초안에 못버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