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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pinme | 25/09/03 23:03 | 추천 7 | 조회 6

[유머] 공포)실례하겠습니다 +6 [2]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2158406

공포)실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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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벌써 2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가나가와현의 모처에 단독주택을 임대해, 저희 가족 세 명이 함께 살고 있었던 시절의 일입니다.

그 당시 저희 부부는 맞벌이였고,
딸을 보육원에 데려다주는 건 남편, 데리러 가는 건 저라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오후 5시쯤 일을 마치고, 그대로 딸을 데리러 가서 근처 슈퍼에서 장을 본 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늘 그렇듯 열쇠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간 저는
딸에게 손 씻고 양치하라고 말한 뒤, 산 물건들을 냉장고에 넣기 위해 주방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보지도 듣지도 못한 어떤 남성이, 목을 매달아 죽어 있었습니다.

우리 집 식당에서, 모르는 남자가 천장에서 축 늘어진 채 매달려 죽어 있었던 겁니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저는 완전히 굳어버렸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비명을 지르거나 미쳐 날뛰는 일도 없이,
그저 말없이, 힘없이 매달린 남성의 시신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죠.

눈앞의 광경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도저히 이해가 따라가지 않았고,
상황 파악도 전혀 되지 않아,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뿐.
생각도, 몸도 완전히 멈춰버렸습니다.

그 시신 아래 바닥엔 배설물로 된 웅덩이가 있었고,
공중화장실 같은 지독한 악취가 방 안 가득 퍼져 있었습니다.

문득 테이블 쪽을 보니, 메모 한 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만 쓰여 있었죠.

그 옆엔 DIY용 공구 몇 개가 놓여 있었고,
남성은 그것을 이용해 굳이 식당 천장에 목을 매달 수 있는 고리를 달았던 것 같았습니다.

바닥에는 밧줄을 고정하기 위한 말뚝이 세 개나 박혀 있었습니다.
큰 말뚝 두 개, 작은 말뚝 하나.

그 세 개의 말뚝이 왠지 우리 가족 셋을 떠올리게 해서,
저도 모르게 “싫어…”라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그제야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밀려오는 구토감을 참고, 짐을 그 자리에 내팽개친 채
급히 세면대로 달려가, 양치질 중이던 딸을 안아 들고
그대로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옆집에 상황을 설명하고 집 안에 들여달라 부탁한 뒤,
전화를 빌려 경찰에 신고하고, 바로 남편의 직장에도 연락했습니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경찰차 여러 대가 도착했습니다.

그 후, 제 전화를 받고 급히 돌아온 남편과 함께 경찰에게 여러 가지를 설명했지만,
저도 남편도, 그 남성과는 정말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습니다.

소지품 안에 운전면허증이 있었기에, 그의 신원은 금세 밝혀졌다고 합니다.
경찰의 말에 따르면, 그는 니가타현에 사는 20대 치과 위생사로,
며칠 전부터 실종되어 부모님이 수색 의뢰를 냈던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가 어떻게 우리 집에 들어왔는지,
왜 하필 우리 집에서 자살을 했는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렴풋이 짐작 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와의 인연은 전혀 없고, 그가 왜 생을 마감하려 했는지도 모르지만?
그가 왜 ‘우리 집’을 죽을 장소로 선택했는가에 대해선,
생각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건, 사건이 있기 몇 주 전 어느 날 밤의 일이었습니다.

남편이 집 전화 요금 명세서를 보다가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저기… 여보, 아무리 그래도 이번 달 전화 요금 너무 비싸. 통화는 적당히 해.”

저는 전혀 기억나는 게 없었습니다. 애초에 누군가와 전화할 일이 있어도 제 PHS(개인 휴대폰)로 했기 때문에, 집 전화를 쓴 기억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 긴 통화 같은 거 안 했어. 전화 요금이 높다니, 얼마야?”라고 물었죠.

“6만 엔.”

그렇게 말했습니다.

평소 전화 요금은 3천 엔 정도였기 때문에, 분명히 6만 엔은 이상했습니다.

저는 혹시 다섯 살짜리 딸이 저희 눈을 피해 장난 전화라도 한 게 아닐까 싶어서 아이를 다그쳐봤지만, 딸은 “그런 거 안 했어!”라며 끝까지 우겼고, 결국 이 일은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일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늦은 근무라 점심 이후까지 집에 혼자 있었는데, 오전 10시쯤이었을까요. 침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집 전화가 울렸습니다.

거실로 가서 전화를 받자, 상대는 연세 지긋한 여성처럼 들렸습니다.
그 여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기… 아무래도 죽기로 했어요.”

잘못 들은 건가 싶어, 저는 “네? 뭐라고요?” 하고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분명한 말투로 다시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저… 아무래도 죽기로 결심했어요.”

저는 순간 이게 농담이거나, 잘못 걸려온 전화라고 생각하고 “실례지만, 번호를 잘못 거신 건 아닌가요?”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 ××××, ××의 ×××× 아니에요?”

? 저희 집 전화번호였습니다.

즉, 잘못 건 전화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윽고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혹시 당신은, 그분 가족분이신가요? 그분 지금 댁에 계신가요?”

“그분? 저희 남편 말씀하시는 건가요?”

“남편분? 아뇨, 아니에요. 남편분은 몰라요. 제가 말하는 건, 그 상냥하신 할머니 말이에요. 실례지만, 그 할머니 좀 바꿔주시겠어요?”

“할머니요? 그게… 누구 말씀하시는 거죠?”

“글쎄요, 성함은 안 여쭤봐서…”

“저기요, 죄송하지만 역시 잘못 거신 것 같아요. 저희 집엔 할머니 같은 분 안 계시거든요.”

“그럴 리가 없어요. 당신 댁에서 저한테 전화를 주셨는걸요.”

“네? 할머니가 저희 집 전화로 전화를 하셨다고요?”

“네. 저희 집 전화엔 발신번호 표시가 돼 있어서요. 걸려온 번호가 보이거든요. 분명히 당신 댁 번호였어요. 당신 댁에서 할머니가 전화하셨습니다.”

엉뚱한 말만 늘어놓고, 도무지 대화가 이어지질 않으니 이쯤에서 전화를 끊어도 될 법한 상황이었지만, 저는 호기심에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과 그 할머니는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할머니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만약 정말 죽을 생각이라면, 우리 집으로 오세요.’
‘죽는다면, 우리 집에서 죽으세요.’
‘우리 집엔 천국의 문이 열려 있으니, 우리 집에서 죽으면 반드시 천국으로 인도될 거예요. 그러니 죽을 거라면 우리 집에서 죽고, 천국으로 가세요.’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제가 딱 그때, 정말로 자살을 고민하던 시기였거든요.
그런 때에 당신 댁에서 전화가 와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으니, 얼마나 놀랐겠어요.
이 할머니는 분명 뭔가 신비한 힘이 있고, 저를 천국으로 인도하기 위해 전화를 해주신 거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됐어요.

그 이후로 찬찬히 생각해봤는데, 역시 여러모로 한계가 온 것 같아서 이젠 끝내려 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댁 주소를 여쭤보려고 전화드렸어요.
어차피 죽을 거라면, 천국에 가고 싶잖아요.

아…… 할머니 목소리가 들려요.
역시, 할머니 댁에 계셨네요.
할머니 좀 바꿔주세요.”

전화를 얼른 끊어버렸어요.


너무 무섭고 소름끼쳐서, 어지러울 정도로 한기가 들었기 때문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서 있었고, 도저히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만에 하나, 고개를 돌렸을 때 거기에 누군가… 아니, ‘무언가’가 있다면,
그리고 그걸 봐버리기라도 한다면, 나는 아마 이성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등 뒤에서 기척이나 시선을 느낀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절대로 뒤돌아봐선 안 된다’는, 본능적인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확신이 흐릿한 불안으로 바뀔 때까지,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걸로, 지난달 전화요금이 이상하게 비쌌던 이유를 드디어 알게 되었다.
우리 가족이 모두 집을 비운 사이,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우리 집에서 외부로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자살하라고 부추기고 있었다.

그 여자의 전화를 통해 그 사실을 알아버린 나는, 그날 이후 정말로 진심으로, 이 집이 무서워졌다.
그날 밤 나는 남편에게 당장이라도 이사를 가고 싶다고 털어놓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악질 장난전화잖아. 그런 할머니 귀신이 진짜로 있다면,
심령 현상 하나쯤은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지. 근데 우리가 3년이나 살았는데
그런 거 한 번도 없었잖아? 여보는 너무 쉽게 속는다니까. 진짜 순수하다니까~”
라는 말만 들었고, 제대로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날, 우리 집에서 자살한 남성이 검은 납체 주머니에 담겨 실려 나가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되자,
남편도 드디어 이해했다.

우리 집에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무언가’가, 죽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우리 집으로 불러들이고 있다는 것을.
드디어 알게 된 것이다.

조금 전 말했던 '짐작가는 일'이라는 건, 바로 이 일이다.
분명 그 남성에게도, ‘우리 집에서 죽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그 전화가 걸려왔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경찰에도 전했지만, “이상한 이야기네요.”라는 말 한 마디로 끝이었다.

그날 밤 우리는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아침 짐을 싸서
남편의 본가로 이사했다. 당초에는 다음 거처가 정해질 때까지만 신세를 질 생각이었지만,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정말 좋은 분들이셨고, 딸도 두 분께 푹 안겨 지내다 보니,
결국 지금까지 쭉 시댁에서 살게 되었다.

왜 20년도 더 지난 이 이야기를 지금에 와서 글로 쓰게 되었냐 하면,
최근에 ‘오오시마 테루’라는 사이트의 존재를 TV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오시마 테루’는 사고물건(사망 사고가 있었던 부동산)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인데,
그 방송을 보다가, 예전에 살았던 그 집이 문득 떠올라서, 호기심에 찾아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예전에 살던 우리 집에는 사고물건을 뜻하는 불꽃 마크와 함께, 이런 코멘트가 남겨져 있었다.

“2000년에 20대 남성 목 매 자살.
2002년엔 50대 남성 목 매 자살.
2004년엔 40대 부부 욕실에서 번개탄 자살.
2006년엔 30대 여성 마당에서 분신 자살.
2009년엔 30대 남성 목 매 자살.
2013년엔 50대 여성 목 매 자살.
2019년엔 30대 남성과 20대 여성, 두 사람 약물 자살.
2023년엔 60대 남성 목 매 자살.
2025년엔 30대 여성 목 매 자살.
총 11명이 자살함.
전원, 입주자와 아무런 관계 없는 사람들.
평범한 단독 주택인데 자살 명소처럼 되어버림.”

이 코멘트를 읽고 나서, 한동안 몸이 떨려서 멈추지 않았다.

그 집에 있는 ‘무언가’는,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지금도 여전히,
마음이 약해진 사람들을 그 집으로 불러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 공포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 누군가에게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곳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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