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현대인의 관점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세종의 행적
고려의 시조인 태조 왕건의 어진
고려 시대의 어진은 조선 초기에 세종이 직접 일일이 모아서 불태우거나 땅에 묻으라고 지시하는 일을 했는데,
그래서 세종은 1426년에 도화원이 간수하고 있던 고려 역대 군왕의 어진들을 불태우는 일을 추진했음.
게다가 세종이 왕위에 오른지 10년째 되는 해인 1428년에는 전국에 퍼져 있던 역대 고려 왕들의 그림과 조각상을 모아서
개성에 가져가 묻었다고 하고. 그러니까 세종 입장에서는 철저하게 고려 왕조 지우기, 고려 죽이기 작업에 들어갔던 거라고 보면 됨.
사실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세종의 저런 행적이 좀 지나친 면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 거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세종은 어디까지나 전근대 시절의 전제군주정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던 시대의 국왕이라는 점이 참작되어야 필요성은 있지.
전근대 시절의 전제군주정의 국왕들은 자신이 속한 왕조의 정통성을 세우는게 중요한 가치였고, 그래서 전 왕조의 어진 같은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념은 희박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물론 현대인인 우리들의 관점에서야 당연히 고려 왕의 어진들도 소중한 우리 문화재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아깝긴 하겠지만
저렇게 세종이 전 왕조인 고려의 흔적을 지웠던 작업을 했던 일은 그 시대의 한계상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하긴 했었음.
뭐 요즘도 세계 어디든 정권 뒤집히면 전임자 흔적 지우기가 기본이라 딱히 어려운 관점은 아닌디
당장 도시도 전 시장이 열심히 해놓은거 새 시장 오면 뒤엎는게 부지기수임
회사도 새 사장 오면 전임자 정책 죄 엎어버리더라.
원래 문닫은 왕조의 취급은 비참한 법이여
자기 할아버지가 역성혁명 성공시켜 세운 나라인데 그 전 나라흔적이 있으면 좋을게 뭐있음
그와중에 공민왕은 어진에 사당까지 만들어 모셔놨던데 태조나 개국세력들이 죄다 공민왕 생전에 중용됐던 인물들인거 생각하면 뭔가 묘하더라. 당연히 우왕창왕 정당성 깎으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조선 건국세력이 유일하게 왕으로 인정한 고려왕 같은 느낌
하지만 공민왕 어진은 놔뒀지.
왜냐면 공민왕이 있어야 이성계의 한반도 입성에 정당성이 생기니까.......
전 왕조 지우기는 꼭 해야지.
안 그러면 어떤 정신 나간 능력자가 전 왕조 복귀를 외치며 반란을 일으킬지 모르는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지온의 잔당마냥 고려의 잔당세력이 갑자기 남아있는 고려의 흔적을 명분삼아 반란을 일으키면 군사력이나 경제,식량 등등 안좋아져서 흔적 지우기는 어느정도 있어야함
조선건국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용비어천가도 세종 때 만들어졌다. 즉 4대 왕이라고 하지만 고려 - 조선 교체의 혼란스러운 시대상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겠지...
뭐 고려왕조 지우기의 업보라면 업보랄까 조선 어진도 거의 불타버렸지만
우리야 이어지는 역사라고 보지만 그 당시 기준으로는 나라가 멸망하고 새 나라가 세워진건데 이전 나라의 흔적을 굳이 남겨둘 필요도 없지.
그런데 그런 양반이 고려사 편찬 때는 조선의 건국 당위성을 내세우느라 막장으로 서술한 것을 제대로 쓰라고 지시했으니... 참 희한한 분이지.
당장 용산 관저에서 청와대 가는거만 봐도 이해 못할것도 아닌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