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교토대 답사 후기
- 대학 정문. 내가 갈 땐 오픈 캠퍼스+입학 설명회를 하고 있었음. 굿즈도 팔길래 부채 하나 삼.
- 교토대는 노벨상 수상자도 여럿 배출한 명문대이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하여 대체 뭐하는 데길래? 싶어서 방문함.
- 그렇게 입학설명회로 바쁜 정문을 지나 조금 들어가니, 뭔가 다닥다닥 붙은 게시판이 보임.
- '동방의 성지로써 세계에서 유일한 대학에서 우아한 동방 라이프를 보내지 않겠습니까?' 저 게시판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동방 동아리. 나 얘들 때문에 교토 온 거 어뜨케 알았지.
- 교토대 캠퍼스를 마인크래프트로 구현한 마인크래프트 동아리.
- 교토대 백합 문화 연구회, 교토대 비잔틴제국 동호회, 교토대 치이카와 동호회.... 몬가 보기만 해도 여긴 뭐하는 덴지 싶은 동아리 모집 벽보가 보임.
- 조금 걷다가 옆을 보니 버려진 동아리방들이 모여 있는 것 같은 건물이 나옴. 앞에는 각종 가구들도 버려져 있음. 그래서 둘러보고 있는데
- '견학 가능' 이라는 문구가 보임. 자세히 보니 안에 불도 켜져 있음. 내가 버려졌다고 생각한 건물은 실제로 쓰이고 있던 거였음. 저 안에 뭐가 들어 있을지 몰라서 차마 견학은 하지 못했음.
- 그렇게 동아리 벽보를 구경하며 내려가다 보니, 불현듯 야생이 펼쳐짐. 예전에 인터넷에서 교토대 학생들이 100년 넘은 기숙사를 자치 운영하며 기숙사를 철거하려는 학교 측과 맞서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 소문이 사실이였음.
- 찍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이 아무렇지 않게 이 야생같은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음.
- 진짜... 세상에 이런 곳이 또 있을까? 뜰에는 정체불명의 언어가 적힌 책이 타다 남은 채 남아 있었고, 오만가지 기묘한 것들이 잔뜩 있었음.
- 그리고 내가 봤던 데서 한참 돌아가자 문제의 기숙사로 통하는 입구가 나옴. 기숙사 건물은 겉으로는 펜스가 쳐져 있어서 출입금지 구역 같지만 길도 없는 구석에 펜스가 약간 걷혀진 구역이 있고, 그 곳을 통해 들어갈 수 있었음.
- 숨 죽인 채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건물에서 무슨 학생을 찾는 안내방송이 나옴. 100년 넘은 건물에 안내방송? 분명 몰래 들어온 외부인을 경계하는 암호일 거라 생각해 조용히 빠져나왔음.
- 그 야생에서 빠져나와 보니 오픈 캠퍼스 행사는 아무렇지 않게 계속되고 있었음. 에어컨 나오는 도서관 건물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생각해 보니 지금 내가 있는 건물과 아까 본 건물이 한 캠퍼스에 묶여 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음. 잠깐 둘러봐도 이 정도인데, 교토대는 도대체 어떤 곳일까.....
부장님 평소엔 글유머 올리시다가 갑자기 왜 이러세요
아까 덧글로 교토대 얘기 꺼낸 김에 한번 풀고 싶었음
그리고 부장님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죠
저는 로블록스와 신비아파트를 좋아할 나이대라고오
학생들 등살에 관리 안되는 오래된 대학교?
라기엔 다른데는 또 멀쩡함
사힐런트힐같다
무슨 이상한 세계로 연결되는 문이 있을 것 같군
뭔가 낭만이 있군
오 저런 학교견학도 재밌겠네
사진 잘 찍네.. 사진이 취미거나 업으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