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수인인 어쌔신은 귀와 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물었다.

"왜죠...? 역시 제가 미천한 수인이라서인가요...?"

"아니. 수인인건 상관없어. 그리고 일단 나 고양이 좋아하고."

"우리는 이래봬도 용사파티다. 용사파티가 수인을 차별할리 없잖아. 그리고 일단 나 폭신폭신한거 좋아하고."

"그럼 어째서!"

"네가 용사한테 자주 앵겨붙기 때문이지."

"네가 용사를 엄청 좋아한다는 건 아는데, 그래도 그렇게 앵겨서는 안되지."

"미천한 수인따위가 용사님께 달라붙어선 안된다는건가요!"

"아니. 용사에게 고양이 알러지가 있다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니까 추방이라는거다."

"아낙필라시스 쇼크로 숨도 못쉬고 있는 용사가 불쌍하지도 않은거냐."

용사는 누더기골렘을 방불케하는 모습으로 부풀어올라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있는대로 조여든 눈물샘에서 괴로움을 찔끔씩 토해내고 있었다.

"앞으로 용사님께 달라붙지 않을게요... 제발... 절 버리지 말아주세요..."

"그 귀여운 고양이 눈망울로 하는 다짐에 몇번이나 속은 결과가 이거다. 이건 지속적인 암살시도나 다름없어."

"곧 털갈이 시즌이다. 그 말인 즉슨 너는 용사 한정으로 통하는 죽음의 오라를 두르게 된다는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