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간결하고 섬뜩했던 지구종말 시나리오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스포일러)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큰 줄거리는 외계의 침공에서 지구를 구하는 내용인데,
독특한 점은 침략자가 외계인이 아니라 외계 미생물 아스트로파지다.
아스트로파지는 항성 표면에서 서식하는 외계 미생물로,
얘네가 태양과 금성을 감염시켜 증식하며 태양빛을 차단하고 있던 것.
당연하지만 이렇게 되면 빙하기가 오고 인류는 전부 죽는다.
그래서 세계 정부는 이걸 막기 위한 프로젝트 헤일메리 계획을 세우고,
말 그대로 모든 자원을 갈아넣어서 인류를 구하기 위해 발버둥치기 시작한다.
다만 상황이 너무 나쁜지라 어떻게 지구는 구한다 쳐도 19년만 지나도 인류 절반이 굶어 죽어버리는 상황.
(태양빛이 감소하며 지구온난화도 역전+기후가 엉망진창이 되며 농업이 붕괴)
그리고 소설의 후반부,
헤일메리 프로젝트의 관리자 스트라트는 주인공 그레이스에게 앞으로 지구의 운명을 설명해 주는데...
스트라트:
난 역사를 전공했습니다.
산업 혁명 전까지만 해도. 문명의 제 1목표는 식량 생산이었어요.
정말 최근에 와서야 우리는 농업을 자동화하고 다른 데에 신경을 쓸 수 있었지만, 그 전까지는 그랬어요.
알다시피 전 세계 인구 절반은 죽을 겁니다.
그레이스:
그건 이미 알고 있습니다만.
아니요. 그것보다 훨씬 더 나빠질 겁니다.
더 나빠질 수 있단 말입니까?
당연히 더 나빠지죠. 그 예측은 단순히 칼로리 생산량을 인구수로 나눈 결과에요.
하지만 정말 세계 정부들이 식량을 100% 공평하게 나누려 할까요? 미국이? 중국이? 그들은 당장 전쟁을 일으킬 거에요.
식량 확보를 위한 전쟁이 부활하는 거죠.
그리고 거기서 끝나지 않을 겁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식량 생산이 더 줄어들 거니까요.
태평천국 운동이라고 아시나요? 그 내전에서 죽은 사람이 40만 명이고,
그 전쟁 때문에 일어난 기근이 2천만 명을 죽였어요.
모든 인프라가 식량과 전쟁에 집중될 겁니다. 사회구조가 붕괴하고, 의료 시스템이 한계에 달하면 전염병이 창궐하겠죠.
아스트로파지는 종말 그 자체입니다.
지옥에나 가요.
아, 당연히 그렇게 될 거에요. 우리가 가는 게 아니라 지옥이 우리한테 오는 거지만.
식량이 풍족해져서 안 싸우는게 맞긴 함
과거 재상이라는 재 자도, 요리하다라는 뜻이 있을 정도로 인류사는 식량에 진심이라서....
까놓고 전 세계에 식량난이 닥쳤는데 일부 땅에서, 그것도 약소국 땅에서 식량이 풍부하게 나면 거기를 안 갈까? 강대국이고 뭐고 뒤 안가리고 뛰어가서 뺏으려 할거야...
얘네 태양에 또 보내야겠네
뭔 영화임?
가진 게 더 많은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나눠주는 거엔 인색한 경우가 많지
기본소득 필요하다 운운하는 빅테크 AI 기업들마저 실상은 매년 탈세 저지르는 거 적발되는 것만 봐도
왜냐면 그 잘난 AI 유토피아 운운하기 위해선 입으로나마 기본소득제를 털어야 하거든
몇 년 째 일자리를 전혀 구하지 못해서 잘 나간다는 AI 관련주조차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책은 커녕 밥 사먹을 돈도 부족해서 AI 시대의 미래를 다룬다는 책들이 안 팔리고
인터넷 요금조차 낼 수가 없어서 어떠한 AI가 흥한다는 뉴스조차 조회수가 두 자릿수 한 자릿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때도 AI의 미래는 유토피아라는 말이 나올까 과연
엔딩 좋았음
소일렌트 그린 이즈…
그래서 개쩌는 거-미 에일리언 엔지니어 친구를 붙여줬다구
지금 기후이변으로 예측되는 가장 큰 여파가 식량부족일 거라 현실을 빗대어 보면
'그 때 가서 생각해볼 일이지 굳이 미리 걱정할 필요가?'
라고 사람들이 살아갈 게 너무 확실함. ㅋㅋㅋ
해수면 상승 같은 거 딱히 대응 안 하는 거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