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오늘의유머 (369887)  썸네일on   다크모드 on
규화 | 25/11/21 14:37 | 추천 11 | 조회 379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72 [4]

오늘의유머 원문링크 https://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1789688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아니, 픽션이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픽션입니다.

제 친구 A는 서른을 훌쩍 넘기고 서른 중반이 되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직장 생활도 연애도 하지 않고 인생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부동산 회사를 운영 중인 친구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농구, 게임, 캠핑, RC, 자전거, 합기도 등등 여러 취미를 대중없이 즐기며

탱자탱자 놀던 A는 부모님의 등쌀에 못 이겨 시작한 사업을 1년 만에 마이너스 3억을 찍고 말아먹었고

마지막으로 가게 하나 차려줄 테니 그거나 제대로 해보라는 부모님의 최후통첩을 받고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방금 뽑은 후배 B군을 데려다가 서울 근교에서 카페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기는 딱 용돈 50만 원만 받으면 된다고 B군에게 가게의 전권을 맡기고 출근도 잘 안 하던 A군은 그렇게

대한민국에서 제일 비싼 원두의 커피를 대한민국에서 제일 싼 가격에 파는 카페의 사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3년간 모르고 있었습니다.)

(B군은 가게를 떠나는 그날까지 만 원짜리 한장 꼬불치지 않고 딱 50만 원씩만 넘기고 가게를 잘 운영했습니다. 짝짝짝)

그렇게 출근도 안 하고 한참 라이딩하던 A는 갑자기 커피가 먹고 싶어서 근 2주 만에 가게에 갔습니다.

마침 카운터에는 진상으로 보이는 커플이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내가 사장하고 친한데, 네(알바생)가 그러면 안 돼지. 너 이름이 뭐야? 내가 너 잘라 버릴꺼야!"

라고 소리치는 진상녀와 연예인처럼 예쁘진 않지만, 10대라고 해도 믿을만한 귀여운 여자 알바생을 보고 있자니

요즘 개념잡힌 알바생이 귀한데, 간만에 열심히 일하는 착한 알바생이 들어왔다고 좋아하던 B군이 생각난 A는

"어, 그래 반갑다 친구야. 근데 내가 너가 처음이라 그런데 너 누구니?"

로 시작해서 진상을 쫓아보내고 알바생 C양을 잠시 쉬게 해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그래도 사장인데 알바생 이름도 잘 몰랐다고 생각한 A는 그날 회식을 열었고

일이 힘들었던 건지 금방 술에 취한 C양에게 본인의 기구한 신세에 대해 듣게 되었는데

지방의 보육원에서 자라 어린 나이에 홀로서기 하게 되었고, 서울은 뭐든 다르겠지 싶어서 무작정 시작한 상경에서

너무나 잘해주는 남친을 만나서 간이고 쓸개고 다 떼어줄 기세로 헌신했지만, 빚만 4천 넘게 남기고 남친은 잠수타버렸고

아는 언니네에서 지내고는 있는데 매달 말이 무섭다는 만화 속 명랑 소녀 성장기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음, 요즘 세상에 그렇게 멍청한 놈이 다 있네. 넌 내 직원이니 언제든 힘든 일 있으면 전화해. 전남친 일도 내가 어떻게든 해줄게'

라며 큰소리 떵떵 친 A는 혼자 이것저것 알아보았지만 결국 GG치고

부모님 회사의 일을 맡아 주시는 변호사 삼촌에게 사건을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 정도가 지난 어느 날 밤.

소환사의 협곡에 있던 A는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았는데

쾅쾅쾅 거리는 무언가 부술 것 같은 소리와 "도와주세요, 사장님" 하는 다급한 C양의 목소리에 알려준 주소로 가보니

왠 술 취한 남자가 C양(의 아는 언니)네 문을 발로 차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사이에 껴서 문이 더 이상 망가지는 걸 막은 A는 남자에게 누구시고 왜 이러냐고 물었습니다.

내가 C의 남자 친구라고 이건 우리 커플 사이에 일이라고 너는 누군데 우리 사이에 끼어드냐고 꺼지라고 난리 치는 남자에게

스스로를 C양의 현남친이라고 소개한 A는 '넌, 좀 맞자.' 를 시전하여 (C양의) 전남친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습니다.

(안 그래도 보이면 패버리라 다짐했었는데 적당한 명분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랬다고 합니다.)

사람을 반쯤 떡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변호사 삼촌 덕분에 (그리고 한참 처맞다가 경찰이 오기 직전에 벽돌을 집어 든 전남친 덕분에)

큰 문제 없이 쌍방으로 처리되었고 덩달아 C양의 빚 문제도 처리되었습니다. (변호사 이름으로 고소장이 날라오니 쫄려서 그랬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A의 부모님들은 A가 드디어 사람 구실을 하기 시작했다며 기뻐하시며 카페 2호점을 내주셨고

1호점은 B군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A는 C양과 함께 2호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2호점은 나름 열심히 일한 A가 아닌 은혜를 갚으려는 마음이었는지 정말 열과 성을 다해 열심히 일한 C양 덕에 차차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때 오빠가 내 남친이라고 그랬잖아요. 그거 진짜면 안 돼요?"

라는 C양의 당찬 고백과 함께 12살의 나이 차이의 연예를 시작한 AC커플은

연예 4년 만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내일입니다.

이제 제 주위에 미혼은 저 혼자네요.

AC$~

[신고하기]

댓글(5)

이전글 목록 다음글

6 7 8 910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