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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6호 | 14/12/02 04:05 | 추천 1 | 조회 708

웃기면서 슬픈이야기 +606 [10]

SLR클럽 원문링크 https://m.slrclub.com/v/free/33178021





먼저 이 사진의 메타 데이터를 보시면..

2009년 5월 23일 10시로 나옵니다.



어떤 자게이가 이 메타 데이터를 보고, 슬픈날 찍은 사진을 올리셨는데.. 기분 안좋으시면

주무시라고 쪽지를 주셨더군요. ㅋㅋㅋ


오늘은 슬픈날이 아니지만, 이날 이 사진을 찍은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2007년 -2008년 서울역 인근의 회사를 다녔어요. 그리고 2008년 2월 25일은... 이명박의 취임식날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식날 이었죠.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떠나신다길래...

회사에서 걸어서 10분도 안걸리니 잠깐 보고 오고 싶었어요.


그래서 잠시 자게이였던 사수한테 허락을 받고 서울역으로 향하던길에 건널목에서 우당탕 넘어졌죠. 그냥

접지른게 아니라 많이 삐었던 정돈데... 그래도 이제 보면 언제 볼 지 모르는 분이고, 떠나는 길에

박수쳐 드리고 싶어서 오른쪽 발목 질질 끌고 서울역 앞 광장에서 1시간 가량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아주 잠깐 손흔드는 모습을 봤죠.. 그게.. 제가 본 그분의 모습 마지막이었습니다.


원래 저는 발목이 그리 튼튼한 편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우당탕 넘어진게 정형외과에 갔더니 깁스를 하거나

인대 재건 수술을 하자 하더라구요. 회사다니면서 깁스를 할 순 없어서 침맞으며 버텼습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그 회사에선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짤렸어요 ㅋㅋㅋ



암튼.. 저한테 2008년은 전쟁같은 해 였는데.. 그 해를 넘기고 나니 몸을 좀 돌봐야 겠다고 운동을 시작하려는데

다시 이놈의 발목이 문제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발목인대수술을 하기로 마음먹고 부모님 계시는 부산으로

내려간게 2009년 5월 20일 이예요.


돌아가시기 딱 삼일전에 간거죠..


부산대 병원에 예약하고 그 다음주에 진료 받을려고 그 주엔 집에서 놀고 있었는데 주말 아침에 소파에서 자던 동생이 저를 깨우더라구요.


"언니야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단다.."


저는 아니 노태우가 죽었겠지.. 나 잘거야 건드리지마..

그러니까 동생이 제 등짝을 때리면서 못믿겠으면 뉴스봐바라.


뭔가 아찔한 기분이 들어서 tv를 보니까.. 동생 말이 맞더라구요..


그러고 나니.. 멍.. 함과 동시에..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몰라서..


부산집에 있던 노무현 대통령 자료들을 다 꺼내서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요....



저 사인말이예요..





저 책은 2002년 11월에 공보팀으로 부터 전달받은 책입니다. 제 글 싣고 책으로 나온거 보내준거거든요.

그리고.. 저 사진을 찍는 2009년 5월 23일 까지.. 저는 저 책에 사인이 있는줄 몰랐습니다....



제 곁에 온지 7년이 된 책이었는데.. 가시는 날 발견했어요.


그게 저한텐.. "유품 남겨주신거" 같더라구요.


이거 보고 울지 말고 살라는 말씀처럼 느껴졌어요..



마지막 뵙는 날 다쳤던 걸 고치러 온 고향에서..

오래전에 와있던 내 물건에서의 유품을 찾고..



서울이었으면 찾아가지 못했을 김해 봉하마을도

부산에 있었기 때문에 갈 수 있었고 마음놓고 울 수 있었어요.



그냥 그렇습니다.

거기에선 편한하시길 바래요.

내 대통령님, 그리고 얼마전에 간 제 청춘의 가수 신해철 아저씨도 좀 돌봐 주시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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