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
사자는 갈기가 길면 수컷이고, 갈기가 없으면 암컷이다
라는 명제는 유치원, 초등학교 때 배우는 성 구분법이지.
근데 이건 포유류로서 갈기 없는 사자가 새끼를 출산한다는 경험적 지식을 통해 아는 거지.
그치만 예컨대 완전 신종을 발견했을 때 경험적 지식을 가지지 못했을 경우,
어떻게 암수 구분을 하느냐.
이 게시글에서 내뱉은 질문의 핵심은 이것임.
무엇이 수컷이고 무엇이 암컷일까.
다시 말해 정자는 무엇인가, 난자는 무엇인가.
1. 페니스가 달리면 수컷이고, 그렇지 않으면 암컷이다?
아쉽게도 그렇지 않음.
암컷인데 페니스가 달렸고, 수컷인데 삽입구가 있는 생물이 있음.
네오트로글라라는 곤충인데 우측상단 사진처럼 암컷의 생식기가 수컷에게 삽입되어 있음.
단순히 페니스가 달렸다고 수컷이라고 할 수 없음.
2. 성염색체에 따라 암컷 수컷이 정해진다?
2-1. 환경이 성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악어는 성염색체가 아니라
알일 때 온도에 따라서 성이 결정됨.
이는 파충류에서는 그리 낯선 게 아니라고 함.
2-2. 성염색체가 성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우
초파리의 경우 성염색체가 있지만
놀랍게도 성염색체 자체만으론 성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음
대신 성염색체와 상염색체의 비율에 따라서 성이 결정됨.
2-3. 유전자를 검사해서 동형접합(xx)이면 암컷, 이형접합(xy)이면 수컷이다?
동형접합(xx)와 이형접합(xy)
인간은 xx와 xy 성염색체를 가지졌고, 이 또한 xx는 출산을 하기에
xx는 동형접합, xy는 이형접합이라는 점에서
성염색체의 동형접합이면 암컷, 이형접합이면 수컷이 아닐까? 싶지만
포유류인 인간과 달리 조류는 성염색체의 동형접합이 수컷, 이형접합이 암컷임.
3. 출산을 하면 암컷이고, 그렇지 않으면 수컷이다?
해마의 경우 또 그렇지 않음.
해마 수컷은 암컷의 알을 받아가지고 임신을 하는데
단순히 몸 속 주머니 안에 알을 가지고 부화시키는 게 아니라
2021년 기사에 따르면
알을 보호하고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태반까지 만들어 낸다는 게 밝혀졌음.
출산 여부 만으로도 암수 구별은 불가능함.
4. 미토콘드리아를 유전하는 쪽이 임컷이다?
대부분 다세포 동물들은 미토콘드리아의 모계유전이 일어나지만
일부 홍합종은 미토콘드리아 부계유전을 하는 빈도가 높다.
5. 정자를 가지면 수컷이다?
일반적으로 정자는 편모가 달린 생식 세포를 뜻하는데
대부분의 자웅이체 생물에게서 이 편모가 달린 생식 세포가 발견되기 때문에
이게 그럴 듯하지 않나 싶지만
(왼쪽이 흰개미 난자, 오른쪽이 흰개미 정자)
대부분의 흰개미 정자는 편모가 없음.
편모를 가진 생식세포의 여부 또한 암수를 가를 기준이 되지 못함.
결론
그렇다면 생물학자들은 경험적 지식이 없는
완전한 신종의 암수구별을 어떻게 할까?
정답은 생식세포의 크기임
생식세포가 크면 암컷
생식세포가 작으면 수컷
단순히 크기 차이로 암수를 나눔
결론에 대한 출처는 '곤충의 교미'라는 책
크기는 왜 차이가 나는걸까?
사실 식물이랑 곰팡이도 마찬가지라서, 아마 난자쪽이 최소 완전한 생물이 될 수 있는 크기 단위일지도?
명제를 잘 뵈야 하는데
'암컷이 수컷보다 생식 세포의 크기가 크다'
기 아니라
'생식 세포가 더 큰 쪽을 암컷이라고 한다'
임.
왜 암컷의 생식세포가 더 클까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단 얘기지.
그럼 암수 생식세포의 크기가 비슷하거나 같은경우가 있다면 암수구별이 의미 없으려나?
근데 그런생물이 있나?
명제를 그렇게 정할때 충분히 검토되었을 의문일 것 같은데
아니면 검토 끝에 답이 없어서 그냥 ㅋ크기만 보는거임?
만약 크기가 같다면 어떻게 되는거임??
리차드 도킨스의 책에서 보면
생존을 위한 유전자의 다양성을 위해
생물들이 서로 생식 세포를 형성해서
다른 생물의 생식 세포와 결합시켜
번식하는 방법을 진화시켰는데
이중 일부 얍삽한 개체는
생식 세포 만드는데 자기 몸의 자원을 덜쓰려고
일부러 생식세포를 작게 만들고
그대신 운동성은 빠르게 헤엄치는 긴 털을 진화시켜
반드시 자기보다 더 큰 생식세포와 결합하게 만들었음
수컷이 탄생한거임
애초 성이 암 수 2개로 나뉜다는게 편견임. 진균류나 곰팡이 같은 동물쪽으로 가면 성이 17개가 되던가 그런 규격외도 은근히 나옴. 파리 같은 곤충의 경우도 암수 성별은 있어도 성 유전자 조합이 여러개였음.
그럼 정자가 자유의 여신상 크기인 이 주인공은 초절정암컷이네
아냐 혹시 몰라 지구만한 난자가 있을지도
네오트라글라 암컷 교미기가 수컷 교미기 안에 들어가서 정자 빨아들이는 식이라지
ㅇㅇ
인간 외 종의 수컷 암컷을 기준으로 하니까 뭔가 합리적으로 느껴지...나? 어라
그렇다면 어찌보면 현재 인간의 학문 기준은 암수를 구분하는 생물학적 정의를 완벽히 못 내린체 인간의 기준으로 암수를 구분하기 뉘해 찾은 최후의 보루가 생식세포의 크기란게 맞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