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엄청 진지한 학문적 논의까진 아니고

SF 작가들끼리의 대담 같은 글이었음

하지만 나름대로 상당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였는데

1. 어중간한 문명 수준에선 우주 진출과 초원거리 전쟁 수행에는 엄청난 자원이 소모된다.

굳이 외계 행성을 침략해서 전쟁을 벌인다면 그 동기는 땅이나 자원을 노린 침략 전쟁일 수 밖에 없는데

어중간한 문명 수준에선 그 전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자원의 양보다 전쟁에 들어가는 비용이 압도적으로 크다.

즉 수지타산이 안 맞는 손해보는 장사하는 것.

2. 1의 이유에서, 침략 전쟁을 시도하는 외계 문명은 우주 진출과 원거리 항행을 큰 자원 소모 없이 자유롭게 행할 수 있는

압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다고 가정해야 한다.

3. 그 정도의 압도적인 문명 수준을 지녀 우주 어디든 큰 자원 소모 없이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역으로 굳이 다른 외계 문명을 침략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우주에는 지적 생명체가 사는 행성보다 주인 없이 텅텅 비어있는 행성이 압도적으로 많고,

어차피 어느 행성이든 자유롭게 가서 자원을 채취할 수 있다면 텅텅 빈 수많은 행성들을 놓고

굳이 불필요한 자원과 시간을 소모하여 거주민이 있는 행성을 침략할 필요가 없기 때문. 

걍 빈 행성 가서 캐오면 되는데 뭐하려 전쟁을 벌임?이라는 것.

4. 만일 그들이 원하는 어떤 자원이 지구에만 있다고 가정해도,

지구와 그 정도의 압도적 기술 격차를 가진 외계 문명이 있다면 굳이 전쟁을 수행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 정도로 지구와 압도적 기술 격차를 가지고 있다면

자신들에게는 별로 쓸모가 없는 구시대의 기술조차 지구인들에게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미래의 기술일 것이고,

그렇다면 구시대 기술 몇 개 던져주는 대신 자원을 제공받는 식으로 거래를 하는게 전쟁보다 훨씬 싸고 편하기 때문.

즉, 지구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의 기술을 지닌 문명 입장에선 전쟁보다 평화로운 교역이 압도적인 이익이다.

인간의 역사만 봐도, 양차 세계대전 이후 제국주의가 몰락한 이유는 선진국이 후진국을 착취하지 않게 되어서가 아니라,

선진국와 후진국의 경제력 차이가 너무 커져서

굳이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무역을 통해 경제적으로 종속시키는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즉 전쟁을 하지 않고도 교역만으로 상대방을 종속시키는게 가능해지는 순간 전쟁은 불필요해진다는 것.

5. 그래서 우주에 인류보다 높은 기술 수준을 지닌 외계 문명이 있다 쳐도, 

그 외계 문명이 지구를 침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결론이었음.

그 외계 문명의 기술 수준이 지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면,

그 외계 문명은 우주 진출과 초 원거리 항행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고,

우주 진출과 초 원거리 항행이 자유자재일 정도의 문명이면

그냥 빈 행성으로 진출하면 그만이라 굳이 전쟁을 택할 이유가 없으며,

혹여 지구에 필요한 자원이 있다 쳐도 교역을 통해 얼마든지 싸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