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 [셔터 아일랜드] 원작 소설까지 보면 가장 불쌍해지는 캐릭터
(셔터 아일랜드 스포 있음)
그가 책상 너머로 테디를 바라보았다.
테디는 두 번째 날 아침에 계단에서 느꼈던 것과 폭풍이 불어오기 직전 직원 회의에서 느꼈던 것을 그의 표정에서 다시 느꼈다.
그런데 그 느낌이 코리의 다른 면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 이 섬하고도, 등대하고도, 저들이 여기서 벌이는 끔찍한 게임과도 잘 어울리지 않았다.
연민의 감정.
만약 테디가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그의 표정에서 틀림없이 연민의 감정이 나타나있다고 단언했을 것이다.
...
"날 봐. 내 눈을 보란 말이야."
코리가 말했다.
테디는 그의 말을 따랐다. 코리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수면 부족 때문에 눈동자가 빙빙 돌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저건 뭐지? 테디는 코리의 시선을 붙들고 그의 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코리가 지금 분명히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을 거야.
...
코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쳐서 녹초가 된 것처럼 보였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해하는 것 같았다.
테디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쓸쓸한 목소리로 그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희망을 품었어. 자네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우리의 명성이 위험해지는 것도 무릅썼어."
"이제 우리가 환자에게 화려하기 짝이 없는 망상을 실현하게 했는데, 그 대가로 얻은 거란곤 부상당한 간수 몇 명과 불에 탄 자동차뿐이란 얘기가 밖으로 새어나가겠지. 내가 의사로서 모욕을 당하는 것즘은 아무렇지도 않아."
...
그가 테디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손을 잡아."
그가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앤드류. 내가 자네를 구할 수 있게 좀 도와줘."
테디는 그 손을 잡고 굳은 악수를 했다. 아주 똑바른 시선으로 코리를 바라보며 굳게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날 앤드류라고 부르지 마."
그가 말했다.
.....
영화에서도 암시되지만,
코리 박사가 극도로 폭력적이고 위험한 앤드류 레이디스(레오)를 치료하려 그토록 애쓴건
근본적으로 앤드류에 대한 깊은 동정심과 연민 때문이었음.
물론 본인이 말하는대로 '약물과 수술이 아닌, 인간적인 상담과 심리 치료로 그들을 치유하자'라는 의학적 신념을 주장하려던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그 이전에 코리 박사의 선량한 인성이 기반이 된 사건이었단 것.
앤드류가 미쳐버린 이유가 아내가 자식들을 죽이고, 자신이 아내를 살해했다는 차마 인간으로 못 버틸 현실 때문이긴 하지만,
그 사태의 원인이 주변에서 '니 와이프 정신병 심하다 제발 어떻게 해봐라' 하는걸 무시하고 알콜에 찌든 앤드류에게도 있긴 하고...
결국 앤드류는 자신이 원하던 죽음으로 현실을 외면한 채 선인으로 죽었으니,
결국 이 영화에서 가장 불쌍한 건 오명과 모욕을 짊어지고 아무도 구하지 못한 코리 박사가 되는 셈이다.
같은 환자들 줘패고 계속 제정신에서 다시 헤까닥하고... 뇌꺼내자고 하는 주위 직원들 말리느라 고생했을듯
소설에서 레오가 병원에서 해친 사람이 언급되는데
보안관 놀이하면서 부상입힌 간수 둘 빼고서도 간수 8명. 환자 4명. 잡역부 5명을 다치게 했다고 함. 심지어 전쟁영웅에 보안관이라 너무 강인해서 제압도 어려웠다고.
사실 저게 코리가 성인군자 수준 인격자여서 가능했던거지 주변인들은 저 괴물새끼 제발 뇌 자르고 모두 안전해집시다 하고 빡돌아있던거라...
이래저래 전부 불쌍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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