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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그 때 세계일주를 떠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그 때 남극에 가는 배를 타지 않았더라면
저희 부부는 코로나로 남극 바다에 고립되지도,
눈물로 지새우며 식량이 떨어져가는 배를 탈출하려고 애쓰지 않았을테고
제대로 된 의료장비도 없이 옆의 배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마주치지 않았을텐데...
요즘 혼자 명상을 하며,
그냥 길을 걸으며 문득 문득 드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삶은 수많은 변수가 난무하는 순간들의 집합이고,
우리는 그저 결과만을 보고 이야기 할 뿐이겠죠.
그 때 눈물 흘렸던 순간은 너무도 아팠지만,
세계일주를 하며, 그리고 남극을 경험하며
아픔보다 훨씬 더 많이 행복한 날이 있었으니까요.
다시 어느 날이 온다면,
어쩌면 그 때도 저는 묵묵히 떠날 가방을 싸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몇 분께서 요청하신 것처럼 남극 여행 사진 추가로 공유합니다.
턱끈 펭귄이 홀로 빙하 위에 있던 모습
사우스 조지아의 킹펭귄 무리들 입니다.
정말.. 사우스 조지아는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네요
레오파드 물범에게 무자비하게 공격당한 펭귄을 지켜보았습니다. 정말 무자비하게 잡아먹히더군요.
그리고 내장이 훤히 드러난 채 물 위에 떠있는 펭귄의 사체입니다.
뒤에 보이는 배가 저희가 타고 갔던 배 입니다. 빙하나 얼음에 부딫쳐도 견딜 수 있게 제작된 내빙선 입니다.
앞에 보이는 얘가 바로 레오파드 물범(위에 펭귄을 잡아먹는) 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남극의 풍경들이 너무 생소했습니다. 대체 말도 안되는 것 같은 빛과 구름 모양들.
지금도 눈감으면 떠오르긴 합니다. 노을이 질 때 저 빙하의 옆면이 빨갛게 달아오르던 모습들.
아.. 남극에 가면 펭귄 많냐구요? 보이시나요 저 흰 점들..
어떤 날은 눈뜨고 1초만에 수백만 마리를 보기도 합니다.
얘는 킹펭귄이랍니다. 황제펭귄과 더불어 가장 덩치가 큰 펭귄이에요.
옆에 서있으면 얼핏 초등학교 조카가 제 옆에 서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바다 위에서 바라본 남극 대륙입니다.
북극은 얼음 덩어리인데 반해, 남극은 엄연히 대륙입니다. 중국과 호주를 합친 크기의 대륙이랍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탐험가 셰클턴이 배가 파괴되어 남극에 고립되었을 때,
지구상에서 가장 파도가 험한 곳을 조각배로 건너려 할 때 부하들을 남겨두고 간 남극의 엘리펀트 섬입니다.
남극의 명물 빙붕(펭귄 뒤 바다 위)과 젠투 펭귄입니다.
일단 10장을 먼저 추려서 올립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너무 흔한 펭귄 사진일 수도 있으니, 혹시라도 반응이 좋다면 나중에 사진 더 추려보겠습니다~ㅎㅎ
위로해 주시고 책 구매해주신 분들 정말 많이 감사합니다.
덕분에 얼마전에 낸 제 책 "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이 교보문고 "베스트 에세이"란에도 올라갔네요ㅠㅠ
그리고 "주요 일간지 추천도서" 및 "MD의 선택"에도 뽑혔습니다ㅠㅠ (흑흑 축하해주세요)
혹시, 글이나 사진을 퍼가신다면 출처는 제 인스타 아이디(freekimp)로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댓글(19)
혹시 남극 여행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부끄럽지만) 원래 가격보다 매우(?)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책에 적어놓았습니다. 아직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심있으신 분들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나중에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여쭤보고 싶으신 것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주셔도 됩니다!! ㅎㅎ
굉장히 좋은 구경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데 남극에 가보고 싶어져요..ㅋㅋㅋ
남위 60도 이하는 외교부 허가 있어야 하는데
어찌 가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