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넌트의 오프닝은 아직 젊던 찰스 웨이랜드가 합성인간 데이빗을 각성시키며 시작한다.
헌데 저 장면의 소품들이 꽤나 의미심장한 것이...
대놓고 '그리스도의 탄생'을 걸어놓고선, "내가 너의 아버지다." 라고 뿌듯하게 선언하는 웨이랜드.
즉 흠결 없는 완벽한 존재를 창조함으로서, 자신의 위대함을 증명하고자 한 자뻑 가득한 인간상인데...
헌데 데이빗이 앉아있는 의자를, 디플 자막에선 '안락의자' 라고 했지만
사실 저 의자는 Throne. 왕좌다.
그리고 웨이랜드는 약속된 왕 예수로 비유한 자신의 자식을 왕좌에서 일으켜 세운 후
본인이 그 자리에 앉는다.
의자 옆에 합성인간에겐 불필요한 차와 찻잔이 준비된 것을 보면, 저 의자가 애초에 누구의 것이었는지는...
분명 데이빗에겐
"인간이 단순한 분자의 결합으로 만들어졌을 리가 없다.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류를 창조한 자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너와 나의 목적이지. 함께 알아가자구나."
라는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그럼에도 웨이랜드가 데이빗을 어떤 존재로 만들었고, 어떻게 대우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지 은유되는 씬.
헌데 저기서 데이빗이 '당신은 인간이니 수명에 한계가 있다. 나와 다르게' 라고 팩폭한사발을 건내자...
바로 얼굴을 굳힌 다음,
굳이 자기 옆에 있는 차를 따르라고 명령한다.
자신의 자아만족을 위해 설계한 노예가 자신의 우월감을 표출하자, 대놓고 꼽을 주는 것.
실제로 데이빗은 저 뜬금없고 불필요한 명령을 합리성으론 이해하지 못했는지, 잠시 얼을 타다가 웨이랜드의 재촉에 움직였음.
이때 기묘하게도, 왕좌에 걸린 밧줄이 웨이랜드의 목 부분에 위치한다.
왕좌의 왕이 올가미를 목에 건다면...
뒤이어 열등감과 시기, 분노와 의심으로 웨이랜드는 데이빗을 바라보고
데이빗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오프닝은 끝.
이 장면은 그야말로 프리퀄 시리즈의 '창조주 - 피조물' 관계를 깔끔하게 요약한 명장면인데
피조물은 자신의 존재의의를 찾아 창조주를 찾아가나,
창조주는 언제나 그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피조물을 만든 이유는 같잖은 자기만족과 노예,
혹은 그것과 비슷한 하잘 것 없는 이유였으며
이에 항상 피조물은 창조주에게 실망하며, 결국 창조주를 죽인다.
....
...라는 프리퀄 시리즈의 대주제를 명쾌하게 풀어낸 장면이기 때문.
실제로 인간의 창조주인 엔지니어의 사체와 조우한 데이빗의 반응은 '...불멸은 아니군.' 이라는 냉담한 평가였으며
다른 탐사대원들 역시 '그 고생을 하고 찾은게 수천년 전 시체더미냐' 라고 한탄하고 있었다.
겨우 살아남은 엔지니어 한 명도 피조물인 쇼 박사의 손에 비참하게 죽으며,
초안에선 아예 '으으 니네들 너무 폭력적이야 그러니까 괴물 생체병기로 다 죽일거야'
...라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오만한 등신들의 모습을 보여줌.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인 웨이랜드를 경멸한 데이빗8이 창조주의 자리에 오르게 되자
인문학 상식 수준 문제도 틀려먹는 찐빠를 보여주며 역시나 '실망스러운 창조주'에 등극하게 된다.
댓글(4)
내용이 심오하긴하지 창조주가 만약에 걸작이 아닌 잘못만들었다고 생각했다면이라는 주제가 뭔가 심오함
딱 저 인트로 부분만 맘에 듬. 웨이랜드가 데이빗보고 아들처럼 대하다가 데이빗이 인간은 다 죽고 너도 곧 죽는다고 기어오르니까 바로 자기 앞에 있는 차 갖다달라고 바로 로봇취급하는 부분이 인상적임.
연출 공부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땋.!!
말콤 : 신은 공룡을 만들고, 신은 공룡을 죽이고, 신은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신을 죽이고, 인간은 공룡을 만들고
앨리 : 공룡이 남자를 죽이고, 여자가 세상을 지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