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일본어설
보통 역사학적 통설은 일본의 기초를 이룩한 야요이인들을 한국계 민족으로 보지만, 이 학설은 야요이인을 한국과 분리시켜, 한반도~일본열도에 야요이인들이 먼저 거주하고 한반도에 남은 이들은 이후 건너온 한국계 민족에게 밀려나 한국계 민족의 조상들에게 동화되었으며, 일본의 야요이인들이 일본을 세웠다고 주장한다
20년부터 존재가 알려져서 급격히 퍼지고 해당 학설의 창시자 보빈의 이름값이 한국에도 퍼진 이유가 되었다
문제는 이 학설이 어디까지나 아직은 가설단계인데, 한국 인터넷에선 언어학을 소개하면서 마치 이 학설이 언어학, 동아시아 학의 메타를 바꾼거 마냥 소개한다는 것이다
반도일본어설 지지자들은 한국사의 많은 미스터리가 이 학설로 풀린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1.가야계 소국들의 일부 지명 문제
보빈과 반도 일본어설 지지자들은 삼국사기 지리지에 수록된 변한-가야 연맹의 일부 소국들의 국명이 한국어보단 일본어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특히 가야가 존재하는 낙동강 이서 지대는 소백산맥탓에 토착민 세력이 북쪽에서 내려온 한국계 민족들에게 쉬이 밀려나지 않은건 한국 역사학계에서도 어느정도 인정하기에, 반도일본어설의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된다
2.수사의 유사성
한국어와 일본어가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받은거야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둘이 같은 조상언어를 가진 동계어란 주장이 반박된 이유는 수사(숫자를 세는 단어)가 지나치게 다르다는데서 나온다.
다만, 고구려어와 일본어의 수사가 유사하단 지적은 20세기 이래 꾸준히 있었는데, 보빈은 이런 고구려어에서의 일본식 수사가 지명에서 주로 나오며, 한반도에서 주로 관측됌을 들어 반도 일본어의 흔적이라고 봤다.
그 외 물,(여닫는)문등의 단어가 들어간 지명이 고유어 음차과정이 일본어와 유사하단 것 역시 보빈의 주된 근거였다
다만 이런 주장을 곧이곧대로 사실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1.보빈의 주장에서 가장 큰 근거는 변한연맹의 '미오야마'란 국가의 국명이었다. 이런 국명이 한국계 국가임을 의심할 수 없는 구야국(=금관가야)등의 국명과 그 방식이 다르다고 보빈은 주장했다.
문제는 인근의 반로국(반파국. =대가야)등의 한국계 국가와 깊은 연관이 있을거라고 추측되는 '주조마국'에서 보이듯, 당시 한국계 지명,국명에서 '~~마'란 형식은 꽤나 보였다는거다. '미오야마'역시, '미오야'란 이름에 "~~마"자 돌림을 한 한국계 국가가 아니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2.또다른 문제는 보빈은 신라와 백제가 백성등 하층민은 일본계 언어를 사용하고, 지배층은 한국계 언어를 사용한 시기가 분명히 있을거라고 추측했다.
허나, 백제, 신라의 발음이 기록된 목간이 출토될때마다 일본어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고 당시 정세를 기록한 한국,중국,일본 사서 전체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를 하나의 '족속'으로 여기며 비슷한 언어를 쓴다고 하는것이 확인된다.
물론 고분등의 일부 고고학적 기록은 반도 일본어설을 쉬이 무시할 수 없게 만들지만, 그걸 제외하고 서지학적으로 반도 일본어설이 모순된다는게 제일 문제다. 보빈이 추정한 2~3세기까지 백제와 신라에서 일본계 언어를 피지배층이 구사했을거란 기록이 일본서기에서마저 보이지 않는데, 반도일본어설을 역사학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3.가장 큰 문제는 보빈과 반도 일본어설 주장자들은 청동기 한반도 문명인 송국리 토기 문화==조선-부여계 문화라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한국 고고학계, 고대사학계에서는 전혀 그리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실 송국리 토기 문화를 위시로 한 한반도계 토기문명이 부여계 철기 문명에 정복되었단 고고학, 문헌학계 주장의 근거는 전혀 없고(그나마 될거란건 준왕 도래설 정도인데 이것 역시 반도일본어가 존재할만한 시기에서 시점이 많이 어긋난다) 오히려 송국리 문화가 세형 동검 문화등 북방의 문화를 꾸준히 스스로 받아들인 흔적만 보인다.
쉽게 말해 고고학적으로 전혀 안맞는다는 소리다.
정리:
1.알렉산더 보빈이라는 언어학자가 주장한 반도일본어설은 한국 인터넷에서 높이 평가하는 경우가 많음. 고대사, 언어학계 소개, 정보글에서 반도일본어가 언급되는 경우는 상당히 많음.
2.이 학설의 핵심은 현대 일본인의 시조인 야요이인이 한국인과 관계없단 것과, 한반도 남부 토착민이 한국어와 관계없는 일본계 언어를 사용한 '반도 일본어'를 썼다는 것임(일단, 북방의 한국계 민족과 별개로 한반도 남부 토착민이 한국어랑 관계없는 언어를 썼을거란건 한국 고대사학계도 인정함. 그게 반도일본어인지는 별개지만.)
3.이 학설의 근거는 지명과 수사임
4.문제는 고고학적으로 일부 일본계 고분이 발견됐단거 말고 모든 기록이 반도 일본어설을 부정함. 심지어 고고학 유물도 이 설에 안맞는게 많음
5.보빈과 반도일본어 관해서 거품이 상당히 꼈는데 이거 긍정하려면 한국 고대사학 기록 대다수를 부정해야 됌. 섣불리 인정하기엔 무리수가 많음
댓글(15)
일단 자료가 없어도 너무 없어…
뭐 근데 가까운 동네니까 서로의 언어에 영향을 끼치는건 있었겠지
워낙 가까운 나라인 만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럼 반도에서 넘어오기 전의 일본토착 언어는 어디서 온건지 설명을 못한다는게 문제
죠몬=아이누가 일본 토착인건 언어학이고 고고학이고 역사학이고 부정할게 없는데스...그건 걍 일본사에 니가 무식한거인데스...
언어가 꼭 어디서 넘어와야 함?
그건 토착언어라는걸 무시하는 말임
신라어: 응?
현대 일본어 특유의 성조가 현대 국어 경상도사투리에서 느껴지는가하면 중세국어가 사실상 현대중국어에 비슷한 무언가였다고 하고 유럽 언어들 다 그밥에 그나물인거 보면 무언가 최초의 원류가 있고 넘어가면서 바뀌는 그런게 있지
중세국어가 현대중국어랑 비슷했다는건 또 뭔 소리야...
혹시 출처 있어?
무식한게 맞아서 할말이 별로 없군
기원전 1만년 정도 되면 세계 인구가 1천만 정도 되는데 언어가 1만개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음. 어느 정도 소집단만 되면 언어가 형성되었단 얘기지
예전부터 한국어와 일본어를 같은 뿌리로 묶으려는 시도는 정말 많았던 것 같음
유럽쪽 언어는 대체로 인도유럽어족으로 깔끔하게 묶이는데
한국 일본 언어는 이래저러 비슷한 고립어하고 거의 고립어가 바로 옆에 붙어있는 꼴이니
반도 일본어설이라는 이름 때문에 특정인들의 관심을 끈 것도 있는 것 같음
일본열도 (가칭)가야어설같은 제목이었다면 어떤 반응이었을지 궁금함
깊게 파면서 물증사료랑 제대로 연계 시켰으면 모순 해결하면서 동북아 언어학 발전에 기여했을거 같은데
주도하던 보빈교수 생전에는 양국 주류학계서 반발+정치적으로 이용해먹으려는 놈들만 붙어댔고, 22년에 교수님이 돌아가셔서 뭐…
아니 토착인지 아닌지는 둘째치고
문제는 일본 역사가 선사시대 포함해도 2만년 정도 아닌가?
신생대 소빙하기 시절 한반도에서 넘어간 사람들이 일본인의 뿌리니까(북방으로 넘어온 아이누계는 홋카이도에 살았다)
그럼 구분이 대체 어딨다는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