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힙합보다 애니가 좋은 씹덕이야.
그래도 MC스나이퍼, 드렁큰타이거, 에픽하이, 다이나믹 듀오로 시작해서
쇼미를 찾아보고 지금까지 랩을 찾아서 들을 정도로 좋아하긴 해.
어우 과제하기 싫어서 혼자 끄적이다보니 길어져서
긴 글 읽기 싫은 사람들은 밑에 본론만 읽어도 될 듯 해.
나는 처음에 멘스티어 되게 싫어했었어.
왜냐하면 정말 내 취향이 아닌 노래를 냈거든.
오토튠 사용이나 높은 목소리 톤 같은 건 취향의 영역이라 쳐도,
그야말로 '자극적일 뿐이기만' 한 가사는 정말 싫더라고.
"에휴 또 이런 게 유행하나" 싶었지 나는.
그래서 그게 풍자인 걸 알았을 때는 감탄했어.
기믹, 이중적인 가사, 돈자랑, 19금 요소 떡칠.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던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넣어서 풍자한 것일줄은 몰랐어.
그리고 이게 진짜 노래라고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그만큼 최근 힙합씬에서 이러한 노래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이번 ph-1과 멘스티어 디스전에서
디스전 외적으로 이센스랑 오왼도 이야기가 도는 모양이지만
나는 ph-1이랑 멘스티어 양 쪽의 의견에만 집중에서 찾아들었어.
나는 둘 다 이해가 가더라고.
멘스티어는 스스로도 래퍼가 아님을 자각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
코미디 유튜버로서 래퍼를 풍자하는 영상이 대박을 쳤기 때문에
물이 들어오는 지금 열심히 노를 젓는 것은 비판받기는 커녕
열심히 사는 것을 박수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 디스전을 시작한 ph-1.
ph-1의 멘스티어 디스곡을 들으면서
그의 고충이 잘 느껴지는 가사가 딱 이 부분이라 생각해:
"국힙 먹은거는 맞아
조회수만 따짐 말야
아 그리고 몇몇 so called rappers
보다 너희가 랩 잘하는거 맞아
아마 그게 우리의 고충이네
you hot now for sure, but there's more to rap
숫자로 대변 안되는 so many quality albums
우린 계속 다해 최선 하지만 매번
상상과 다른 현실에 좌절해"
명반이라 불리는 힙합 엘범들도 대중적으로 성공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대중성과 예술성을 둘 다 가진 힙합 음악은 정말 소수인 것 같아.
그렇기에 둘 다 잡은 사람들이 더욱 리스펙 받는거고.
ph-1의 노래를 찾아서 들을 정도로 내가 ph-1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실력은 정말 뛰어난 래퍼라고 생각해.
그 만큼 자신의 직업(래퍼)에 대한 자부심도 있겠지.
---------본론
ph-1의 디스곡을 보면 멘스티어를 대놓고 까내리는 부분은 없어.
오히려 그들의 랩 스킬을 인정하는 부분도 있지.
하지만 어찌됐던 간에 멘스티어를 콕 집어서 겨냥한 디스곡인 건 맞는데,
'에휴 유튜버 ㅅㄲ들 조회수 빨아먹으려고 래퍼 풍자하네~'이건 아니고,
'래퍼 풍자? 그건 나도 인정. 요즘 이상한 래퍼들 진짜 많았으니까.
그런데 왜 그걸로 힙합 공연을 하고 있냐?' 인 것 같아.
멘스티어의 핵심은 자극적이기만 한 곡을 내는 래퍼들에 대한 풍자고,
그걸 풍자하는 것은 ph-1도 리스펙하지만,
결국 그걸 풍자하는 과정에서 나온 곡은
'풍자받아야 할 곡' 스타일을 그대로 가지고 온 건데,
왜 그걸로 힙합 공연을 하고 있냐는 걸 비판하는 것 같다 느껴지더라고.
나는 멘스티어의 AK-47을 듣고 그들에게 감탄했지만,
그 노래를 여러 번 찾아듣지는 않았어.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들고 와서 풍자하는 노래였으니까.
멘스티어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스스로 힙합 씬에 들어간 게 아니라
공연에서 나와달라고 불러줬으니까 가서 우리가 하던 거 그대로 한 것 뿐인데
갑자기 디스받아서 당황스러울거고
ph-1 입장에서는 풍자하던 애들이 만든, 풍자를 위한 곡이 성공한 것까지는 괜찮으나,
유튜브가 아니라 힙합 씬에 침범해서 그런 스타일의 노래로 공연비를 벌고 있는 게 이중적이라 느껴졌을 것 같아.
만약 이런 풍자로 인해 풍자의 대상에 해당하는 사람들만 조롱의 대상이 됐다면 모르겠으나,
결국 멀쩡히 음악하고 있는 사람들마저 '반응하면 긁'당하는 상황이 되버렸는데
대중들이 소비하는 건 여전히 '풍자하던 스타일의 곡'이니 답답하겠지
결론은 멘스티어는 자기들 할 거 했을 뿐이고
ph-1 입장에서도 충분히 기분이 상할 수 있다 생각해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상황인 것 같아
루리웹이 힙합에 대해 회의적인 건 알고, 그 이유가
실제로 잘못을 한 래퍼들 때문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비판받는 건 마땅하다 생각하지만 (나도 싫고)
이번에는 ph-1이 너무 조롱받는 것 같아서 끄적여 봐
당연하지만 모든 래퍼가 이상한 건 아니니까...
좋은 노래도 많다구 힝
댓글(15)
나도 PH-1은 깔 이유가 없다고 봄
래퍼로써 할만한 담론을 랩으로 깔끔하게 한 느낌ㅇ
맨스티어의 디스 답가도 어디까지나 유투버 80/래퍼 20 의 느낌으로 한 거지
맞아 ph-1이 뭘 해도 지는 싸움이라고 말 한 이유도
멘스티어는 인신공격이던 뭐던 그게 몇몇 이상한 래퍼들이 실제로 한 것인 만큼 개그 요소로 받아들여 질 테고
ph-1은 지금부터 단어 선택 실수하는 순간 끝장나는 상황이니 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 말한 것 같아
사람들은 여행을 소비하는게 아니라 곽튜브와 빠니보틀을 소비하는거라는 말이 업계불문같음
보통 사람들은 결국 '할 말 없지 래퍼도 예능 나오는 데'랑 같은 거 아니야? 래퍼는 예능 출연하면 아 이건 힙합이 아니니까 돈 안받을게요 하는 거야?
그리고 개그는 원래 풍자로 돈버는 데 디스가 문화라는 애들이 그것도 못받아?
뭔 신성한 문화라고 디스당하는 걸 아예 차단하는 지 모르겠어가 보통이지
그래서 일부에서는 ph1이 싸우는 건 힙합씬의 원죄라는 말이 나오는 거고
난 딱히 ph-1이 힙한씬에 대한 디스를 원천봉쇄한다고 느껴지진 않더라구
과장해서 줄이자면 '니들 왜 니들이 풍자하던 걸로 똑같이 돈 벌고 있냐'같은 느낌
애초에 내가 ph-1도 아니고 전부 뇌피셜이긴 하지만 ㅋㅋㅋㅋ
근데 내 개인적으로 힙합 욕하면서 힙합 돈 빨아먹게 아니꼽다는게 더 의아한게 그게 행사 주최자들한태 '이 사람 부르면 행사 흥하겠다.'싶어서 부른거고, 대중들도 좋아하고 호응해주니깐 힙합 행사에 섭외되는거도 가능한건데 왜 욕한 주제에 욕하는 쪽에서 주는 돈 받지마라. 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음.
래퍼들이 돈 주는거면 인정하는데, 돈 주는 주체는 행사 주최진들, 투자자들인데 그게 장르가 힙합이라는 이유로 힙합 욕했으니 돈을 받지 말아야하는건지 이해가 안감.
돈 빨아먹는게 아니꼽다기보단 풍자에는 동의하는데 그 풍자로 나아지는 게 없어서 불만인 것 같아.
나도 ph-1이 디스할 대상을 잘못 잡았다는 것에는 동의해
차라리 '최소한 힙합 공연에는 얘네가 나오면 안되는데 누가 들였냐'고 말하는거면 그냥 의견 표출로 받아들여졌을지도
Ph-1은 할만치 했는데 나머지가 웃김ㅋㅋ
멘스티어 ph-1 맞디스도 힙합씬에 대한 존중이 강하게 드러나던데
가사 초반부터 ph-1리스펙 하고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근데 멘스티어 컨셉도 가지고 가야하니까 자극적인 가사에 더 이목이 끌리는 것도 크지만
그래서 둘의 디스전은 티키타카 제대로 됐다고 봐
근데 여기서 갑자기 오왼이.. 이센스가 ㅋㅋ
맞아 ㅋㅋㅋㅋ 얘네도 골치 아플 것 같아
흥한 설정은 가지고 가야하는데 자신들이 잘못한 건 없는데다가 딱히 ph-1한테 악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라면 뇌정지 올듯
랩으로 디스건 점에서 ph-1은 상위권이지. 시궁창 힙찔이 푸씨들은 인스타에 글쓰고
래퍼들이 하도 뻘짓을 많이해서 안티가 많은게 이상하진 않은데
뭘 하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함
진짜 힙합답게 랩으로 이니시 걸었던 ph-1이 소수 인스타갱 때문에 평가절하당하고 오히려 맨스티어 지지했던 대중들이 산성갑 올려쳐주고 있음
진지하게 누가 지금 "씬"에 도움되는 사람과 행동인지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긴해. 그래봐야 바뀔 거란 기대는 애진작에 접어 태워서 흘려보낸지 오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