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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_.. | 24/04/30 23:00 | 추천 9 | 조회 42

스압)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초-명작인 이유 +42 [10]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5876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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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초-명작이란 제목을 보고 들어온 당신,


과연 《이웃집 토토로》보다 명작일까,

《모모노케 히메》보다 명작일까, 반박하고 싶겠지?


솔직히, 1984년작 나우시카는 미야자키 하야오+지브리 작품 중에

가장 뛰어난 작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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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말하는 나우시카는

1982~1994년 연재된 작품, 코믹스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다.


※주의※

이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작 코믹스(1982). 극장 애니메이션(1984)의

스포일러가 대량 포함되어 있음.














미야자키 하야오 무명 애니메이터 시절,

그의 아이디어는 '원작이 없다(흥행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 당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미야자키는 결국 주변의 권유로

원작이 될 만화를 직접 그리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잡지 『아니메쥬』에 연재 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단행본 1권이 연재된 후 나온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영상미와 주제 측면에서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았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은 일본, 그리고 전 세계로 알려지게 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소녀의 희생으로 얻는 구원이 파시즘의 전체주의와 다른 게 뭔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무조건 긍정하는 얄팍한 자연주의다'.


성질 더럽기로 소문난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런 비평에 분노하긴 했지만,

동시에 수긍한 부분도 많았다.


결국 연재 중이던 코믹스판 나우시카는 극장판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고,

세계관을 확장하고, 주제의식을 보강하여 뛰어난 걸작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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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판 내용:


거신병이라는 무기가 전쟁, '불의 7일'로 기술 문명은 망하고,

세상은 '부해'라는 이름의 독성 균사류 숲과 그곳의 벌레들에게 점령 당한다.


바람계곡은 크사나 황녀가 이끄는 토르메키아군의 침공을 받는다.

토르메키아는 거신족을 부활시키고, 주변국을 통합하여

부해를 불태우고, 인류 문명을 부활시키겠다는 기치를 내건다.


그러나 부해와 벌레에 원한이 있는 크사나 황녀의 독단,

불완전한 상태로 부활한 거신병의 폭주는 큰 재난을 가져오고.


하지만 나우시카는 부해가 독성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흙과 공기를 정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본인의 희생, 신성한 벌레인 '오무'의 도움으로 거신병을 다시 잠재운다.



코믹스판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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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은 바람계곡을 토르메키아의 침공을 받은 피해자로 다루지만,

원작에선 둘은 동맹 관계.


군사국가인 토르메키아는 주변 약소국가들과 군사 동맹 관계.


건쉽(전투기)을 가진 동맹국가들은 전쟁시 건쉽과 조종사를 병력으로 제공하고,

그 대신 토르메키아는 동맹국의 자치권을 보장한다.

(로마 공화정의 동맹 보조군과 비슷)


부해의 확장으로 인류가 살 수 있는 영토가 점점 줄어듦으로써

두 강대국, 북의 토르메키아 왕국과 남의 도르크 제후연합은 남은 땅을 놓고 전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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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메키아 왕국의 중갑병.


토르메키아 왕국은

강력한 왕과, 그 아래 귀족-군사 지도자들이 다스리는 군사 국가.


통일된 제식 장비와 무장 상태(심지어 철이 아니라 특수 세라믹)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고대의 엔진과 부품을 발굴할 수 있는 '광산'이 많아 군사력이 뛰어나다.


왕족과 귀족이 지배층으로, 그 아래 편성된 정규군

+서쪽 에스탈 소수민족(바람계곡 등)의 동맹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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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크 제후연합의 중갑병.


장비가 토르메키아보다 떨어지고, 여러 부족으로 나눠져 있어,

통일된 토르메키아보다 군사력이 떨어진다.


여러 부족과 씨족들이 연합한 종교국가로,

맨 위에 두 명의 신성황형제(兄弟),

그 아래 지식인 계급이자 사제 계급인 승려들이 군사와 정치를 담당.

그리고 여러 부족장들이 각자의 부족을 이끄는 느슨한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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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신성황형과, 고대 기술로 만들어진 클론 병사/괴물인 '히드라'.


하지만 도르크의 수도, 슈와에는

고대의 기술이 봉인되어 있는 '묘소'가 있으며,

때문에 도르크에는 고대의 기술-특히 생물학 쪽이 부분 계승되고 있다.


재생 수술, 인공 장기, 생물 병기 개조 등의 기술을 보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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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에프탈 민족의 나우시카와 벌레몰이꾼들.


에프탈 민족은 토르메키아 왕국 서쪽에 있는 소수 민족.

여러 부족 국가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에 에프탈 왕국이라는 강력한 기술-군사 국가였으나,

벌레 껍질 무기를 만들기 위해 부해를 번번히 침공했고,

그 탓에 벌레들의 습격을 받아 왕국은 멸망했다.


혼란에 빠진 왕국은 분열되어, 내전이 일어났고

결국 소수의 부족들만 남았다.

바람계곡도 에프탈 민족의 부족 국가 중 하나.

토르메키아-도르크 전쟁에서 토르메키아의 동맹으로 참전한다.



왕국이 멸망하면서에프탈의 무기상인들은

이 11개 씨족들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부해와 도시를 오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작은 벌레들을 길들여, 이 씨족들은 벌레몰이꾼이라 불리게 된다.


부해와 도시를 오감+벌레를 부림(포자를 뿌릴 위험 큼),

다른 민족들과 교류가 적다 보니 도덕, 사회 관념이 괴리,

(죽은 이의 물건을 산 자가 취하는 건 당연하다 등),

떠돌이 생활+용병 같은 험한 일들로 먹고 사는 등,

여러 이유로 천대 받는 하류 계급.


토르메키아와 도르크 양국에 용병으로 고용되어 참전.

양 진영에 고용되어 서로 싸우게 되었는데, 용병일이 예사라 신경 안 쓰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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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크사나.

딱히 벌레를 증오하지도 않고, 의수도 아니다.


나우시카는 동맹 조약에 따라 바람계곡의 건쉽 조종사로 전쟁에 참가하게 된다.


그런 나우시카는 동맹 보조군을 이끄는 왕녀, 크사나와 만나

모종의 협력관계를 이루게 되고. 


나우시카는 이 전쟁이 인간이 살 수 있는 영토를 노린 전쟁인 동시에,

최근 발굴된 고대 병기 거신병의 소유를 놓고 벌어지는 전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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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격해짐에 따라, 도르크는 고대의 기술로 만든

생물 병기, '변이체 점균'을 사용하게 된다.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인공 부해로,

보통의 부해, 벌레들도 죽어버리는 무서운 독기를 뿜어낸다.


이미지는 대지에 넓게 퍼진 점균.

점균 위에 비행 중인 게 대형 공중전함. 


당연히 이딴 걸 국토에 투하 했으니, 도르크의 영토는 황폐화.

하지만 그런 점균조차 수용하고, 정화하는 부해를 보며 나우시카는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그러나 도르크 안쪽으로 남하하면서

나우시카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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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해가 흙과 공기의 독기를 정화한다는 나우시카의 예상은 맞았다.

(정확히는 성장하며 독기를 빨아들이고, 일부를 포자로 배출.

대부분은 자실체가 죽을 때 결정화하며 깨끗한 흙으로 되돌아감)


실제로 부해 깊은 곳에는 이 과정에서 옛 초목의 대지를 회복한 곳도 있다.

앞으로 몇 만 년, 어쩌면 몇 천 년이 지나면 지구가 원래의 자연을 회복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인간.

인간은 이미 오염된 환경에 적응해버렸다.

오염된 부해의 환경에서 마스크 한 장만 끼면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게 증거.


폐와 호흡계가 오염된 공기에 적응한 인류는 독기 없는 공기를 마시면 죽게 된다.

부해의 독기 속에도, 정화된 깨끗한 공기에서도 살 수 없는 존재가 돼버린 것.


언젠가 자연이 스스로를 복구하는 위대한 힘에 감탄했지만,

초목이 돌아온 미래, 그곳에 인류의 후손은 없을 것이다.


답이 없는 고뇌를 품고,

나우시카는 결국 모든 의문의 답을 찾아 슈와의 묘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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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크의 수도, 슈와의 중심에 존재하는 고대의 시설.

'묘소'.


이곳에서 고대의 존재, '묘소의 주인'에게

나우시카는 부해와 인류의 진실을 듣게 된다.



도르크가 고대의 생명공학 기술을 받아,

인공생물인 '히드라'를 만들 수 있다고 앞서 말했다.


고대인이 만든 히드라는 현대인이 만든 짐승 같은 것보다 훨씬 정교했다.


거신병도,

벌레도,

부해도,

오무까지 전부 히드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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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탈 민족 태피스트리에 기록된, 거신병을 만드는 고대인)


전쟁으로 더 이상 생물이 살 수 없게 된 자연을 보고,

고대인들은 인류에 회의감을 품게 되었다.


고민하던 이들은 결정한다.

까짓 거, 시원하게 리셋 한 번 하자고.



이들은 자신들의 생물 공학을 이용해 부해를 만들어낸다.


몇 십억 년으로도 회복되지 않을 오염을,

특유의 성장성으로 몇 만 년 사이에 정화할 균류 생태계를.


그리고 그 부해를 관리하고, 침입자를 격퇴하고, 포자를 옮기게 하기 위해

벌레를 만들어서 생태계에 포함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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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종의 바이오 연결망을 가진 메인 관리자,

높은 지능과 목적의식, 강한 힘을 가진 오무를 만들어 낸다.


오염이 사라진 대지에 옛 생물들이 부활할 수 있게끔

유전자 씨앗이 들어있는 방주도 만들었다.

그게 바로 묘소.


특히 묘소에서 부활할 신인류는 구 인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폭력성을 없애고,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존재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기술로 ''까지 만들었다.

정확히는 인류가 멸망을 막기 위해 종교, 이념, 사상 등을 정리하려 한 헛된 시도.

이후, 이 방주 계획에 편입.


히드라이자, 생체 부품으로 이루어진 컴퓨터이자 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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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신병.

조정의 신.


인류가 사용한 병기가 아니라,

방주 계획을 결의한 인류, 혹은 일부 집단이 쓸 모 없게 된 구인류와 문명을 치우기 위해 만든 수단.

아마 정화 후, 새로운 인류가 들어설 자리를 만들기 위해 한 번 더 사용됐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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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소의 주인.

정화의 신.


슈와의 묘소 안에 들어서 씨앗들을 관리하는 개체.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정교한 육체 단말을 가지고 있음.


다음 세계에서 부활할 유전자 씨앗들과,

구 인류가 남긴 예술들을 지키고 있다.

(과학기술이 아니라 예술만을 남겼다. 자기들의 과오를 반복하게 될까 두려워서)


사람의 마음을 읽고, 조종하는데 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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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밥은 있었다.

나우시카 세계관에선 이 새를 ''이라고 부르는데(혹은 마조馬鳥),

'옛 시대는 말이 네 발 짐승이었다는군', 같은 대사가 나오며,

과거 생태계와 현 생태계 사이에 극단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암시가 있었다.


그 외에도 여러 떡밥 존재.



그리고 구인류가 창조한 것은 하나 더 있다.


구인류의 걱정은 방주와 묘소를 관리할 개체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운영은 자신들이 만든 신(神)-히드라가 한다 쳐도,

손발이 되어 일할 소모품들이 필요하다.


기계? 기계 믿다가 문명이 망했다.

히드라? 히드라는 소모품으로 쓰기 그렇다. 단순한 히드라는 짐승에 가깝고,

또 복제를 반복하다 오류가 생길 수 있어서.


그래서 인류를 만들었다.


신인류가 대지에 등장하기 전까지,

묘소의 노예가 될 가짜 인류들을.


인류랑 비슷하지만, 오염에서 버틸 강한 폐를 지녔고,

구인류처럼 전쟁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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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시카 배경 시대의

현인류=유전자 조작 기술로 만든 가짜 인류.



슈와의 주인은 구시대의 기술을 미끼로

그들이 묘소와 히드라들을 관리하게 만들었다.


도르크의 중심, 슈와에 묘소가 있는 게 아니라

묘소가 제공하는 힘과 기술에 모인 사람들이 세운 도시가 슈와, 그 주변에 세워진 나라가 도르크.


그리고 토르메키아와 도르크의 전쟁을 조장하며

그들이 기술력이라는 미끼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묘소의 주인은 어차피 현인류는 청정한 땅을 ㅂㅈ 못하게 설계되었다며,

차라리 기쁜 마음으로 신인류의 도래를 위해 봉사하라고 설득한다.


그러나 나우시카는 슬픈 마음으로 방주와 묘소를 파괴하기로 결정한다.

삶을 추구하는 것은 모든 생물의 본능이기에.


묘소의 주인은 나우시카에게 '생명은 빛이다, 생명을 막는 너는 어둠이다!'고 일갈하지만,


나우시카는

'생명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빛이다',라며

죽음도 멸종도 생명의 일부분임을 역설한다.



결국 방주는 파괴되고, 나우시카는 구인류가 죽음과 탄생-진화의 순환에서

청정의 땅에 적응할 수 있게 되는 데 희망을 걸며 만화는 끝난다.






 ̄ ̄ ̄ ̄ ̄ ̄ ̄ ̄ ̄ ̄ ̄ ̄ ̄ ̄ ̄ ̄


인간과 자연이 분리되어 있는 존재인가?

혹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면 왜 그런가?


자연은 왜 위대한가?


자연이 삶인가? 죽음도 자연의 일부 아닌가?


등등, 만화판이 던지는 깊은 질문들.



자연이 위대한 존재라는 단순한 찬양을 멈추고,

인공 생명체, 작은 나뭇잎, 과오를 반복하는 인류 모두 안에 있는

큰 동시에 작고,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 멋진 설정.


애니메이션판의 일원론적인 자연예찬을 넘어

자연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깊게 고찰한 좋은 작품임.



인류와 부해의 반전만 정리한 거니까,

토르메키아, 도르크, 에프탈의 전쟁으로 벌어지는 복잡한 사건, 관계, 정치 등의 내용들은

직접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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