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1784700)  썸네일on   다크모드 on
시인흉내.. | 19/04/24 11:02 | 추천 41

일베문학) 그림 저장소) 고딩때 그린 그림 +442 [24]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131649505


연못에 서서 나 하나 심란해 무엇하리

던진 조약돌 가라앉기도 전에 소란스러워

소리 없이 뻐끔이는 입 사이 소문은 퍼진다.

어찌하여 자라풀, 개구리밥 모두 그대로건만

이 작은 웅덩이 하나 멈추지 않고 들떠버리나.





거기에 누구 있소, 지나가는 바람이오.

나무는 흔들리나, 나오는 사람은 없구료.

마음은 우짖지만, 있어줄 벗 하나 없구료.

날려가는 것은 세월일 뿐, 주름은 아니듯

나오시오, 나오시오 이때 아니면 언제겠소.






일렁이는 물결이 현실을 줄였다 키웠다 하길 반복,

수면 위 떠도는 의식이 맴돌다 눈빛을 따라 가선

현세와 내세의 경계를 엿보길 희망한 내밀한 소망.

부르지 않아도 밀려온 푸르른 상념의 파도와 함께

심연에서 떠오른 형형한 두 눈이 그대를 바라보니

이름 붙여 주지 마시오, 감히 눈 마주칠 수 있을까.






머무름 없이 걷는 산책에 마음을 울리는 풍경.

풀벌레 소리, 파초 잎에 악보를 그리는 저녁,

내일을 머금은 노을녁에 발밑을 맴도는 바람,

그대, 그리하여 발 멈춰 이끼 핀 석등이 되니

나는 등 밝히는 이 되어 어스름에 찾아오리다.







홀로 늙을 세월 모래알 같아 아득하네만

텅 빈 매미껍질에 넋이 돌아오길 바라듯

어리석은 이 마음 남았으니 기다려주기를.

먼저 가는 벗 곁에 한 철 푸르게 물들여

남긴 한은 언제 있었던가 보이질 않구료.






푸른 숲의 침묵 사이 가야할 길

먹먹한 저 풍경 눈에 선하더라도

되돌아보는 길은 아득한 손짓이니

앞만 보는 눈망울 뒤돌지 말지어다.

저 앞의 안개가 뉘의 눈물이라도

가는 발걸음 막진 못하니 안타깝도다.






-------





노무현 프롤로그


난 거짓말이냐 진실의 실토냐를 두고 고뇌를 하던 참이다. 너무나 답답한 나머지 나의 고향땅 봉하를 내려다보며 담배를 피우기 위해 부엉이 바위에 올랐을 뿐. 난 전혀 죽음을 염두에 두지 않았음을 신에게 맹세한다. 아니, 솔직히 살기 싫기는 했다. 그러나 죽기는 싫었다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깝다. 삶의 반대가 반드시 죽음이어야할 필요가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담배연기를 한번 내뿜고 심호흡을 하던 찰나였다.

으아악!!!“

기억이 흐릿하다. 기억을 신뢰하지 못 하겠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갑자기 세상이 시커먼 흑색과 적색의 파편으로 나눠져 버리더니 의식이 육체와 어긋나는 감각을 느꼈다. 아무런 기준점이 없어진 의식은 대양의 해파리처럼 정처 없이 수많은 공간과 시간을 표류하는 듯한, 그런 느낌말이다. 세상이 거대한 만다라로 변하더니 만화경처럼 수천만개의 가능성으로 마구마구 회전하는 거였다. 나는 도대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무지로 인한 두려움에 휩싸였다.

중력에 의해 팍 올라갔다 팍 내려갔다 그만 정신을 잃어버려가지고

빛을 본 것도 같은데

그러다가 경계가 없는 광활하고 하얀 공간에 나 홀로 눈을 떴다. 무섭다. 청문회에서 전두환에게 명패를 던지던 나의 패기는 온대간대 없고, 내 이름을 불러주는 군중도 없었다.

위를 올려다보니 놀랍게도 이승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곳으로 올라갈 어떠한 수단도 없었다. 아무리 움직여도 움직이는 감각이 없다. 외롭다. 저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난 어디로 가야하는 거지?

현실의 모습에서 수많은 인파가 엉엉 울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물은 나를 더 두렵게 했다. 그들의 눈물은 나의 희생에 대한 안도가 깃들어 있었기에..

잔잔한 목소리가 뭔가를 낭독한다. 귀를 기울이니.. 나의 유서라는 거였다. 이건 뭔가 잘 못되었다.

-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내가 뛰어내린 게 아니야! 줴인아, 줴인아 뉘 어딨노? , 난 억울하데이! 뭐라 말 좀 하라 이기야!‘

.. .. 좌살입니돠.. 좌살이고요.. 그 분의 진실이 인양되기를..

말도 안돼!!!!!!! 재인아.. 너도냐?’

[신고하기]

댓글(20)

1 2

이전글 목록 다음글

1 23 4 5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