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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 | 19/02/17 06:35 | 추천 36

심심풀이로 읽을 법한 클래식 시리즈 -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 초기 1부 +218 [16]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021756086


안녕. 정말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글을 써보게 되네.


피아노를 클래식 쪽으로 배운다고 하면 무조건적으로 만나게 되는 작곡가! 바로 베토벤이야.


한 1년 반 즈음 전에 쓴 글을 보고 오니까 내가 바흐를 소개하고는 그 동안 일이 좀 있어서 글을 아예 안 썼더라구.


그래서 모차르트와 베토벤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글을 써보려고 해.






일게이들은 베토벤 하면 뭐가 떠올라?


괴팍한 사람? 아니면 청각을 잃고서도 불후의 명곡을 쏟아낸 악성? 악필?


피아노 쪽으로 배우면서 알게 된 점이지만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신약성서와 같다고 해.


전에 소개했던 바흐의 평균률집이 클래식 음악의 구약성서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가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얼마나 위상이 큰지 알 수 있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전부 32곡으로 구성되어 있어. 일게이들도 익히 들었을법한 8번 비창 14번 월광 소나타라든가


17번 템페스트 21번 발트슈타인 23번 열정 등등이 있겠지만 나는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눠서 소개를 하려고 해.


또한 그 중에서도 3~4곡씩 골라서 썰을 좀 풀어보려고 해.






베토벤의 초기 피아노 소나타를 구분하는 건 사실 좀 애매하긴 해. 막 여기까진 무조건 딱 초기 여기부터 저기까진 딱 중기


여기부턴 무조건 후기... 라는 식의 그런 딱! 떨어지는 구분까진 조금 힘들어.


보통은 시기와 작품 번호로 구분을 해.


그래서 1번부터 11번까지를 초기 소나타로 취급해.


태림 출판사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악보를 사면 1권에서 1번~11번, 2권에서 12번~23번


3권에서 24번~32번으로 구성된 것을 통해 알 수 있어.


이번에 소개해볼 곡은 그 중에서도 1번 2번 3번이야.






1.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






이 곡을 처음 배울 때면 적어도 한 10년은 더 전이구나.


1번 소나타는 초기 소나타이면서도 되게 베토벤답다는 느낌이 강했어.


물론 나는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의 감상에 따라 매우 주관적인 판단을 내리겠지만 말이지.


도입부의 약간 비극적인 단조 선율은 상당히 베토벤스러웠어.


어둡고 비극적인 분위기와 그 아래에서 끓는 열정을 마지막 악장에서 하얗게 불태워버리고야 마는 베토벤스러움이


여기서부터 이미 예견된 게 아닌가 싶어.






이 곡을 배울 때는 1악장과 4악장만 배웠어. 물론 2악장 3악장이 별로 배울 필요가 없다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사실 2악장은 뭔가 확 매료되기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거든. 서정성으로 다가가기엔 음... 조금 그래.


3악장은 사실 들어도 크게 느껴지는 점은 없었어.


여튼 다시 들어봐도 정말 1악장 4악장이 듣기 좋은 거 같아.


4악장에서는 끊임없이 왼손의 셋잇단음표로 구성된 반주가 나오면서 오른손은 화음이 계속 나와.


이 쉴새없이 몰아부치는 느낌이 약간 쫓기는 느낌이었어. 어릴 떄는 세게 = 빠르게 수준의 생각이 머릿속에 있어서 그런가


음을 조금 날려치면서 더더욱 빨라졌던 게 아닌가 싶네.


15분 53초 부근부터 갑자기 분위기가 변하는데 여기의 멜로디가 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어.


낮은 음역대의 선율은 마치 클라리넷이 연주하는 것처럼 오른손으로 연주해. 그러면서도 왼손은 현악기가 퉁 퉁 반주해주듯이 받쳐줘.


높은 음역대는 플루트마냥 청아한 음색으로 선율을 뽑아내. 휘몰아치는 느낌의 멜로디 진행 사이에 끼여서 그런가 더 귀에 잘 들렸던 것 같아.












2.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이야. 이건 굳이 찾아서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면 들을 일은 많지 않을 거야.


이 곡은 유명하다기보다는 입시 쪽에서 자주 쓰이는 곡이야. 이렇게 베토벤 소나타 한 곡 그리고 쇼팽의 에튀드 한 곡 이런 식으로 입시를 치르니까 말이지.


아 물론 난 음악 쪽 입시랑은 연이 없는 사람이라 자세히는 모르니 태클은 사양할게.






1악장에서 보이는 저 활기찬 분위기 참 좋은 거 같아. 아무래도 초기 소나타라 그런 걸까?


근데 막상 연주할 떄 보면 셋잇단 음표를 정확히 박자에 맞게 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 이 곡이 생각보다 빠르거든.


4분 52초 부근에서의 10도 도약은 이게 생각보다 진짜 어려워. 빠르게 정확히 치려면 연습을 꽤 많이 해야 했던 기억이 나.






2악장도 참 좋았던 게 왼손의 연주 방식이었어. 왼손의 스타카토로 된 부분이 마치 첼로나 콘트라베이스의 울림 있는 피치카토 연주마냥


곡의 깊이감을 더해줘. 중후하게 울리는 소리를 타고 오른손의 멜로디가 자기 소리를 내는 게 얼마나 듣기 좋던지.


악상표현을 보면 Largo Appassionato로 느리지만 열정적으로 연주하라고 되어 있어.


정말 곡 자체가 느리고 섬세하지만 그 선율을 이끌어가는 바닥에는 열정이 깔려 있는 거겠지.


곡은 조용하고 잔잔하지. 하지만 그 선율의 진행은 그렇게 지겹지 않고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하라는 의미인 것 같아.






3악장은 갑자기 분위기가 변하면서 스케르초풍으로 진행돼. 오른손의 저 가벼움을 봐. 저 경쾌한 느낌은 또 앞서 들었던 악장들과는 확 다르지.


곡은 A-B-A 형식으로 진행이 돼. 가벼운 느낌이었다가 조금 다르게 진행했다가 처음의 멜로디를 그대로 따라가지.


그러고는 트리오 부분을 거치고 다시 3악장 처음으로 넘어갔다가 4악장이 나와.






4악장은 론도 형식이고 우아하게 연주하라고 표기가 되어 있어.


정말 우아하고 듣고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져. 이거 처음 배울 때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


하루에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쳤던 기억이 난다 하하


어릴 때라서 비슷한 부분끼리 묶어서 안 되는 부분을 골라서 집요하게 보완했어.


아르페지오가 어릴 떄나 지금이나 참 연습 안하면 얼마나 실수가 잦은지...


화음으로 진행되는 붓점 연습도 여기서 참 열심히 했는데 다 추억이 되었네.












3.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번




참 재밌는 게 베토벤 소나타 초기 작품인 2번과 3번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야.


막상 어린 친구들이 피아노 배우기 시작하면 사실 1번 4악장 정도를 하거나 아니면 저 뒤에 19번 20번부터 배우게 돼.


이 곡은 1악장만 배워서 그런가 인상이 강렬하지가 않네. 들을 땐 좋은데 막상 설명하려면 말할 게 적다고 해야 할까.












이번에는 베토벤, 그가 쓴 피아노 소나타 32곡 중에서도 맨 처음의 3곡을 소개해봤어.


즐겁게 감상해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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