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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1982.. | 24/07/20 09:14 | 추천 25

나는 롤 헬퍼 개발자였다 +15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541717838







반갑다 일게이들아

난 시즌 3~8 정도에 활동했던 헬퍼 개발자였음


롤을 한참 접했던 시기는 대학생 때지만

롤 출시 십 몇년이 지난 지금은 저도 배나온 중년에 다가가고 있음

롤이란 게임은 참 나에게 의미가 깊다이기

롤에 누구보다 다르게, 누구보다 더 미쳐 지냈던 썰을 좀 풀고자 함


시즌2때 주변 권유로 롤에 입문하여, 처음엔 지인들과 즐겜을 하며 대학시절을 보냈음

하지만 지는걸 극도로 싫어하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유리하지 않으면 게임 자체에 흥미가 없었기에,

마침  전공도 소프트웨어를 전공한데다가, 

이전에도 일부 즐겨하는 게임 핵을 이미 손수 만들어 혼자 즐겼던지라 전 세계 점유율 1위인 롤이란 게임 핵을 간절히 개발하고 싶어서
시즌2부터 덤벼들었던 것 같음


처음에는 미미했음

고작 상대방 포탑 사거리를 원으로 표시하게 하거나, 자신의 평타나 주요 스킬의 사거리를 원으로 표시, 시야에 포착된 상대와드나, 덫 등을 지속시간이 끝날때까지 표시하는 기능, 시야에 없어도 상대의 귀환 상황을 텍스트로 알려주는 기능, 마우스 스크롤 휠로 조절가능한 시야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기능 등,
게임 극히 보조적인 장치를 개발하고서도 그걸 위안삼아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유리하다고 자위하며 게임을 즐겼었음

. 물론 그거 외에 다른것도 갈망을 했었음

. 특히 맵핵을 개발하고 싶었는데, 몇 달, 반 년씩 매달려도 그게 참 힘들었음 왜냐고?

롤은  예전 게임핵을 개발했던, 다른 캐쥬얼 게임들이랑은 다르게 서버가 크게 관여하지않고

클라이언트들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PVP 방식이 아닌, 철저하게 서버-클라이언트 방식의 게임이었기에 어쩌면 핵이라고 인정할 만한 것들을 만들기 힘들었음

그래서 롤은 게임 핵이라고 하지않고, 헬퍼라고 칭하는건지도 모르겠네


물론 핵이라고 할 수 기능을 우연히 개발한 적도 있음
. 리메이크 후 사이온 궁극기를 발동시에 원래는 일정 각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선회하는게 불가능한데, 이건 라이엇의 실수인지 이동 관련 패킷을 조작해서 보내니 자유자재로 180도 턴도 되는등 일부 게임핵에 버금가는 것들도 개발한 적이 있음


그러다 졸업반이 되었는데, 리그샵, 볼스튜디오 등의 기업형 헬퍼 회사들이 판을 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헬퍼의 주된 기능인 스킬샷 자동 조준, 스킬 자동 회피같은 기능들을 내새우고 있더라고 ㅇㅇ
.
나는 그걸 알고나니 또 다른 목표가 생겼음

이걸 비슷하게 구현해봐야겠다라는 생각에 몇 날 몇 일 쳐박혀 대학 수업 참석도 잘 하지않고 몇 달씩 게임을 분석하기 시작했음

이쪽 관련 전공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남이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 실행 파일만 가지고, 역으로 분석하는 과정은 정말 시간과 노력이 막대하게 듦

그래도 몇 달씩 시간 쏟아가며 끈질기게 분석한 결과 게임의 메인 루프를 찾게 되고, 그 사이에 사용자의 입력을 조작하는 법을 깨닫게 되었음
.
결국 스킬샷을 자동으로 최적의 위치와 타이밍으로 쏘는 기능과, 상대 스킬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하는 기능, cs 자동 먹기,  챔피언에따라 스킬콤보를 자동으로 퍼붓거나, 평타 스킬 히드라 평 같은 콤보를 자동으로 해주는 기능, 딸피로 귀환중인 적이 귀환하자마자 이즈리얼, 징크스, 애쉬 궁 등을 맞게 하는 기능 등을 개발했지만 대중에게 배포는 하지 않았다 ㅋㅋ

인라인 어셈블리, 비주얼 C로 개발했던 소스코드를 총 다 합쳐보니 5만줄이 넘네

어느순간 게임을 하는것보다 헬퍼개발하는게 더 재밌더라고

그래도 끝까지 맵핵은 개발하지 못했다는게 아쉬움으로 남음

돈 욕심있었으면 그 때 한 몫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ㅇㅇ

리그샵, 볼스튜디오 대규모 밴 먹고 나서도 2년 이상은 버틴 듯

결국 헬퍼 개발 때문에 졸업도 늦어지고 했지만, 인생에 있어 가장 재미있었고 맹목적으로 덤볐던 때가 그 때가 아닌가 싶음

결국 졸업하고는 자격증이니 뭐니 내새울 건 없었지만 롤 헬퍼 개발했던 이력 어필해서 소프트웨어 보안 쪽으로 괜찮은 연봉 받고 취업했지만 결국 몇 년 지내다보니 모니터만 쳐다봐도 토악질이 나와서 이제는 전혀 다른 일 하고 살고 있다

갑자기 그 때가 그립고, 세월이 야속해지는 여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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