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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 | 19/06/11 10:41 | 추천 25 | 조회 594

가입인사겸 넋두리입니다. 응원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06 [19]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221334

안녕하세요 눈팅만해오다가 푸념이라도 해보고자 가입한 30중반 남자입니다.

갑갑한 마음에 하소연 할 곳도...주변에 누구도 없고..가진거라곤  싸구려 태블릿뿐이라 방금 가입하게 되었네요.

그냥 인생선배님들의 따뜻한 한마디라도 받아보고 싶어서요.


저는 어머니 배밖에나오자마자 2년간 어떠한 병으로 투병을 했고, 저희 어머니는 저를 배에품고계실때부터 암을 가지고 계셨어요.

고생끝에 저를 낳으시고 약 6년간 항암치료를 하시게 됩니다. 물론 완치판정받으시고..고생을 심하게 하신 터라 집안 상황도 많이 기울게 되었구요.


아버지또한. imf 여파로 실직하시게 되었고, 친형은 성격이 많이 어긋나게 되어버렸죠.

그래도 저는 좋았습니다. 어머니와는 세상 둘도없는 친구이자 의지할수있는 유일한 존재였었거든요. 

아버지 형과는 사이가 매우 안좋았습니다. 타고난 성격도 그렇고..


너무도 힘든 가정사에 저도 중학교시절부터 동네지인들 소개로 간단한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도 제가 알아서썼고

물론 고등학교시절까지도 그랬었어요. 당시 야자를 한다며 밤12시까지 학교에 묶여있던 바람에..

그래도 살고싶었기에 잠도못자면서도 아르바이트하며 그리 살아왔습니다.


대학도 물론 하고 싶었던 공부가 있었기에 가고싶었지만, 등록금 문제로 근처 전문대에 입학해서 

군대도 다녀오고 복학해서 취직에 성공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집안상황은 더더욱 안좋아지기 시작했구요.

정말 놀러다녀보지도, 맛있는것하나 먹어보지도, 옷한번 제대로 사입지못하면서도 저는 좋았습니다.

퇴근하고는 편의점이나 당구장 같은곳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렇게 돈모아서 집안에 있는 빚을 빨리 갚고 새출발하고싶어서..

그러다 5년전.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됐습니다. 

당시 저는 외지에서 기숙사생활을 하며 회사생활중이었고,야간근무를 하고 나서 잠이들었는데, 

잠에서 꺠어보니 집에서 전화가 수십통이 와있네요.. 바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불과 잠들기 한시간전까지 어머니와 문자로 <엄마, 이번주에 집에갈께~ 우리 조금만 더 힘내자! 언제나 사랑해>

이렇게 대화까지 했는데.. 

제가 바보였습니다. 알고보니..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시기 1년전. 암이 재발한 상태였고, 제가 2주마자 한번씩 집에가도 전혀 눈치를 못챘습니다.

어느때와 다를것없이 티도안나셨었고.. 하지만 많이 전이된 상태셨고요.. 

어머니는 그렇게 저와 마지막으로 문자를 하시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던겁니다. 더이상 집 힘들어지면 안된다라며..


죽고싶더군요. 장례 치를 당시 기억도 잘 안날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하늘에서나마 지켜보실 엄마를 위해 다시 살아보고자 마음먹고 회사생활을 하게됐는데.


불과 한달도 안되어 아버지마저 쓰러지셨습니다.  돌아가시기직전 운좋게 병원도착하셨고 살아나셨죠.

그후로 10번에 가까운 수술을 견뎌내시며 좋아지셨습니다.


이쯤되니 죽어라해서 모은 큰돈... 집에 전부 바치고 빚갚자. 아버지 치료받게하자. 했고

저희 형도 마찬가지로 올인하다시피.. 그렇게 쏟아부었습니다. 더이상 집에 빚있는거 정말 싫었거든요.

하다하다 도저히 안되겠다해서 대출까지 몰래 받고 , 몰래 이래저래 빚갚게됩니다.


성실함 하나믿고 금방 갚을수있다는 판단하에 그리하였죠.


어쩌다가 집에서 제가 대출받은 사실을 알게되었고 솔직히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집에서 하는소리가 <이 미친xx. 니가뭔데 대출까지받고 xx이냐, 죽고싶냐>  이러더군요.


멍해졌습니다. 그날 형에게 심하게 맞고, 정신차려보니 든 생각이.

그냥 죽어야겠다. 도저히 못살겠다 이젠.. 이생각뿐이었습니다.


회사직급도있는 30대놈이 담배한갑 살 돈도없게 되어서도 집생각 한답시고 그랬는데..지금까지 ㅇ왜 살았지 .

내인생 한번 제대로 못살아봤는데...


그날 작은 백팩에 속옷 두개, 양말두개, 츄리닝한벌, 담배 5개피 챙겨서 도망쳐나왔습니다.   죽으려구요.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도저히 더이상 살아야될 가치를 못느끼게됐어요.

없는 주머니사정인데도 와중에 최대한 멀리 가서 조용히 마감하려고 버스타고 배타고 멀리 나왔습니다.


섬에도착후 뭔가 가슴이 후련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상하리만치...뭐라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진 마지막돈으로 사우나가서 씻고 푹자고나서 다시 마음먹었습니다.


<살아보자! 내인생 한번 살아보자>


그렇게 며칠을 가진돈도없고 먹을것도없고.. 화장실가서 수돗물마시며 버텼습니다. 물론 노숙을 한거죠..ㅎㅎ

어쩌다 집과 연락이되었는데 그때마저도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잡히면 패죽인다니..뭐라니.. 

실제로도 어디있는가만 알면 찾아와서 분명 그런 사람들이었기에, 더이상은 직장생활 안하기로했고,

일당 노가다를 하기로했습니다. 철저히 제 핸드폰도 그냥 버려버렸구요. 혹시라도 찾을까봐서.


그렇게 살아온지 1년이됐더라구요. 요즘 일거리도 많이 안들어오고 너무 오래 돈을 못벌다보니

3ㅇ일전쯤부터는 다시 물만 마시고 어찌어찌 살아가고있습니다..ㅎㅎ 

그래도 지옥같았던 집안에서 벗어나고부턴 오히려 마음이 너무 편해지더군요.

그래 이것도 내 인생이야. 없이살아도 즐겁게라도 살아보자!  라는 마음으로.


배도고프고, 바람이라도 쐬고싶지만 그럴돈도없으니 헛헛한 마음에 글이라도 끄적여보게 됐습니다 ㅎㅎ

이제 30중반... 앞으로 어떤 인생 살게될지..더 힘들어질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나아질지..

그저 혼자라도 즐거운 마음하나 가지고 끝까지 살아보고 싶네요^^

아주 작은 응원이라도..말한마디로라도 기운 받고싶습니다!!  

모두모두 즐겁고 튼튼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 잘 버텨내봅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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