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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sun | 24/10/17 00:35 | 추천 41 | 조회 934

거주자 우선 주차 인생 +173 [5]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778360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접촉사고가 났는데요. 죄송합니다."


나가봤더니 차가 찌그러져있다.

근처에서 건물을 새로 올리고 있었는데, 크레인이 짐을 들고 나르다가 실수했다고.

 

Screenshot 2024-10-17 at 12.08.43?AM.png

 

 

Screenshot 2024-10-17 at 12.08.56?AM.png

 

아... 스트레스받는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날벼락.


보험 접수를 해준다는 말을 듣고 돌아왔는데 오후가 되도록 보험접수 연락이 없다.

오후 6시가 되어 가해자(?)에게 전화를 해봤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아... 스트레스받는다.


---


잔뜩 찌그러진 차를 타고 사무실에 다녀왔다.

문짝이 눌려서 창문이 잘 열리고 닫히지 않는 채로.


집에 돌아오니 내 거주자 우선 주차 자리에 불법주차가 되어있다.

그러면 그렇지.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러면 그렇지.


구청에 신고를 하고 차에서 잠시 기다렸다.

전화가 왔다. 불법주차 차주인 것 같다.

"주차 때문에 전화하신 거죠? 죄송합니다."


야이, 죄송한 거 알면 죄송한 짓을 하질 마...

빨리 온다더니 10분이 가까이 되도록 오지 않는다.

하....


단속원들이 먼저 왔다.

차에 딱지를 붙인다.


저 딱지 값이 얼마인지 알고 있다.

이전에 많이 봤거든.

한번은 벤츠 S 클래스가 내 자리에 주차를 해놓고 전화번호도 써놓지 않은 채로 하룻밤 내내 차를 빼지 않은 날이 있었다.

단속반에서 나와 붙여둔 딱지를 보니 겨우 14,000원.

Screenshot 2024-10-17 at 12.10.57?AM.png

 

이러니 불법주차를 하지.

공영주차장에서 하룻밤 일 주차하는 것보다 싸네.


단속반 아저씨들이 딱지를 붙이며 웃으며 말한다.

"그래도 최근에 좀 올랐어요. 이제 19,000원이에요."


그때 저쪽에서 어떤 여자가 뛰어온다.

단속반 아저씨들이 딱지 붙이고 있는 걸 보며 잽싸게 뛰어와서 죄송하다고 굽신굽신한다.

아유 죄송해요 죄송해요.


왜 나에게 죄송하다고 안 하고 단속반 아저씨들에게 죄송하다고 하지?

이 여자의 눈에는 단속 딱지 밖에 안 보이는 것 같다.

차에서 허겁지겁 딱지를 빼어 들더니 아저씨들 손에 다시 쥐여준다.

그러고는 얼른 차를 타고 도망간다.

내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이런 게 거주자 우선 주차 인생인가?

인생 왜 이러냐. 슬프고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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