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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bomb.. | 24/09/15 01:57 | 추천 25 | 조회 2499

아래 [와이프에게 어떻게 얘기할까요]에 대한 와이프의 글 +205 [17]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771434

안녕하세요. 


아래에 남편이 roman4578이란 아이디로  '와이프에게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요?' 라는 제목으로 쓴 글과 답글을 캡처해서 보내주어서 본 뒤, 이 글을 씁니다.


남편의 글과 다른 저의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이 모든 이야기는 남편에게 모두 했지만 도돌이표인 이야기입니다.)

 


아버님의 수술 소식을 듣고 저희 부부는 그날 병원에 갔습니다. 

슬퍼하는 어머님만큼이나 슬펐고, 저는 고3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주1~2회 정도 병원에 혼자 갔습니다. 

아들 학교 보내고 기차 타고 가서 어머님이랑 병실에 있다가 저녁 먹고 다시 기차타고 아들이 집에오는 10,11시가 되었습니다.

주말엔 신랑이 갔구요. 


그런데 신랑은 마치 신랑과 시동생이 병간호 하고, 제가 한 것도 없이 급발진한 것처럼 묘사해 놓았네요. 


첫 병원 수술 잘 못 되어 병원 옮기고 싶어하셨는데, 의료파업을 가기 힘들지만 병원에 전화를 돌려 가슴 졸이며 어머님 모시고 갔고, 입원 허락 받았습니다. 물론 남편은 없었고 저만 갔어요.

그리고 다음 날 일이 여의치 않고 하루 종일 퇴원 수속 받다가 오후 4시가 넘어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이 또한 저만 있었어요.

입원 수속 밟고, 차가 없어 어머님 집에 다녀오시 왕복 3시간. 이러고 집에 오면 또 11시입니다. 그 때도 저만 있었어요.

 

아침에 가서 집에 돌아오면 11시였습니다. 

그 후에도, 이런 날들은 계속 되었습니다. 

시동생은 2번인가 왔고, 동서도 한 번 왔지만 서울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멀리서 어떻게 오냐고, 우리가 한 번 더 가면 되지라고 생각했고, 그랬기에 남편에게도 왜 우리만 가냐고 얘기한 적 한 번도 없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글에 남편과 시동생이 간호했다고 나와 있네요. 

저희가 다툰 그 일이  있고 나중에 아버님 임종 일주일 전에 휴가 내고 내려왔지만, 그 전에는 위의 상황입니다.

 

아래 상황을 보면, 남편이 쓴 글에 두 사람이 간병호 하다가 제가 49재에 우리 집 못 오게 한 거로 쓴 남편의 글에 제가 얼마나 마음이 썩어문들어지는 아실 거예요.


수목장, 장례식, 49재, 호스피스 병원....


어머님이 이 모든 걸 저희가 사는 지역에서 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셨고, 호스피스는 저희 집 근처에 모셔서 이곳에 연고 없는 아버님을 모시는 건 아닌 것 같아, 어머님이 하고 싶단 수목장을 알아보았습니다. 

수목장 특성상 저희 지역에 없어 기차타고, 택시타고 이곳저곳 알아보고 두 번 째 간 곳이 쾌적하게 정했습니다. 

처음에 함께 갔지만, 계약도 신랑이 바빠 제가 가서 했고, 근처에 보니 49재 전문 절이 있어 거기도 혼자가서 계약했습니다. 


그러다 아버님이 몇 개월 못 산다고 생각도 안 하더 시점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셨습니다. 

그러다 시동생과 동서가 내려와 보고 속상했는지 신랑에게 교대로 주말마다 오자고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로 동서랑 시동생(시동생은 3,4번째)이 다녀갔는데, 신랑에게 이제 주말마다 교대로 하자고 했다네요.

지금껏 이렇게 하면서도 한 번도 왜 저쪽은 안하냐...이렇게 한 적 없는데, 그런 말 한 것에 화가 났습니다. 

신랑은 그런 전화를 한 제가 먼저 잘못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 때 그 말이 화가 났습니다.

전화해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하지도 않던 사람이 잘 하고 있는 사람에게 왜그러냐고 화를 냈죠. 

그런데, 시동생이 그러네요.

시간이 중요하냐고, 마음이 중요한거지,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시간이 안 중요한가요? 전 마음 없이 이 모든 걸 왜 하고 있는 건가요? 누가 하기 싫다고 한 건가요? 


그리고 동서가 얼마 있다가 전화와서 악을 쓰면서 지르며 이야기 하더라고요. 전 살면서 그런 봉변은 처음이었습니다. 

신랑하고도 그렇게 싸웠단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습니다. 


제가 뭘 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남편은 본인이 어떤 삶을 사는지 모릅니다.

결혼하고 나서, 저희 신랑은 자기 부모님은 모든 행사 중요하게 생각해서 절대 하나도 빠져서는 안된다고 해서, 아이가 아파도 내려왔습니다. 

아기가 낯가림이 심해 저 말고는 아무한테도 안 가는 상황에서 멀리서 대중교통으로 와서, 밤새 안 자는 아이를 엎고 자는 건 저뿐입니다.

맞벌이 와중에도 아이가 자주 아파도 신랑은 입원했을 때 빼곤 병원에 한 번도 같이 간 적 없고, 예방접종도 한 번도 맞춘 적 없습니다. 

그렇게 해도, 신랑은 시댁에서는 절대 설거지도 할 수 없고, 아기는 울어서 자기가 볼 수 없고, 아이가 제 발 밑에서 절 붙들고 울어도 일 그만두라는 말 하는 사람이 없어, 결국 아이를 늘 엎고 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편의 논리는 그겁니다. 니가 하는 건 고마운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저는 아기가 울어서 못 보면, 설거지를 하든, 아이가 당신에게 가게 하든 둘 중에 하나를 하든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자기가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아이가 안 오는데 어쩌냐, 그리고 시댁에선 설거지 할 수 없다.


어디까지 제가 해야 하는 걸까요?


장례식 날 소파에서 쓰러지시면서 화해 하라는 어머니를 두고 볼 수가 없어, 어머님 이러시니 우리 잘 지내자는 말에, 괜찮다는 동서 말이 정말 황당했습니다. 

그렇지만 장례식 잘 지내고 싶단 남편에게 걱정말라고, 잘 하겠다고 했고, 무사히 끝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장례 끝나고,49재까지 어머님만 저희 집에 가서 모시기로 했는데, 저랑 상의도 없이, 시동생네 모두 저희 집에서 자고 간답니다. 

갑작스런 이야기에 어머님만 가시고 다음에 놀러오라고 했으나 어머님이 안된다며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희 집에 왔으나, 고3인 아들이 쉬지도 못하고 다시 독서실 가는 모습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루 자고, 시동생네는 갔고, 어머님과 남편에게 얘기했습니다. 


내가 안 괜찮은데, 다음에 하자고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도 왜 내 마음 따윈 이렇게 배려하지 않냐고, 꼭 그렇게 우리 집에 다 왔어야 했냐고.(참고로 시부모님과 시동생네는 저희집에 며칠씩 묵고 간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울면서 이야기했고, 남편은 내가 괜찮아 하는 줄 알았단 이야기, 어머님은 고생한 공도 다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며 그날 잠들었어요. 

괜찮다고 한 적 없고, 중간에 이런 일로 속상했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아무리 제가 그렇게 오고가며 하고, 제가 있어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고 해도, 이렇게 싫다하면 그 공은 다 없어진다고 합니다.


남편에게, 앞으로 또 보고 살겠지만 마음이 상해있는데, 왜 내 맘과 상관없이 자꾸 그러냐고 하니, 그럼 남편은 니가 풀면 좋지 않냐는 네버엔딩 되풀이...


어머님의 슬픔이 가실 때까지 제가 옆에서 위로해 주고 싶지만 다른 문제로 속상한 거는 강용하지 말라고 얘기했습니다. 

남편도 알겠다고 했고, 저는 계속 어머님 모시고 자고, 장도 보고, 각종 사망 처리도 하고, 부산에 가서 집 정리도 하고, 각종 명의 변경도 하기도 했습니다. 

아버님 돌아가시며 어떻게 살겠냐던 어머님도 차츰 진정되어 가셨고, 10일 정도 있다가 용기 내어 가서 있어 보고 싶다고 하셔서 집에 가셨습니다. 

 

 근데, 문제는 49재를 앞두고, 저랑 상의도 없이 또 시동생네가 저희 집에 전날 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어머님께, 그 때 수능 2달도 남겨두지 않고, 오면 제가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으니, 그날 ktx 타고 바로 49재 절로 오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어머님도 생각 못해서 그렇게 하자 하셨습니다. 

신랑에게도 이야기 했습니다. 아이가 고3인데, 전날 오는 건 그렇고 당일날 절에서 보자고.


그러니, 다시 남편이 그러네요. 


아들은 독서실에서 12실에서 오니 그냥 동생네가 오해할 수 있으니,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하자고.


저는 그 말에....

너무 큰 분노를 했습니다. 


갑자기 우리 집에 온다고 분노한 것이 아닙니다. 시댁 식구처럼 저희 집에 많이 자고 가는 경우도 드뭅니다.

하지만 이만큼 시간을 보냈고, 아이는 수시가 아니라 정시로 대학가려고 정시 준비하는 아이입니다. 

이제 곧 시험인 고3 아들이 있습니다.

제가 어디까지 해야 이 일이 끝나는 것이고, 제 마음은 배려받는 걸까요?

싫다고, 아이 고3인데, 내 마음도 속상한데, 해도해도 또 마음까지 풀라고 하는 거냐고...


저희 친정은 지속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 주고도, 정서적 관계가 거의 없습니다. 

10년전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지금은 아빠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서 어려움이 있겠죠. 그래서 늘 남편 대신해서 싸우기도 합니다. 나이도, 위치도 모두 공평할 수 없잖아요. 

평생 아끼고 지금도 믹스 커피 가격까지 따져가며 엄마에게 생활비도 제대로 안 주셨으면서 자식들에게 다 주시는 분입니다. 

저희 시댁은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하십니다.

아이 키우는 건 엄마고, 여자가 아무리 잘해도 부업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다 지난 이야기겠죠. 하지만, 그런 일들이 매일매일의 관계에서 발생했습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도 남편은 모두가 잘 지내야하기에 모두가 서로 인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동등한 관계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최소한 배우자가 억울하고 슬프다고 하면 그걸 본인이 공정한 입장이기에 침묵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맞지 않단 걸 인정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갈 곳이 없습니다. 

그 때 당시 저는 너무 지치고, 마음의 에너지가 다해, 아이가 대학가면 훨훨 날아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그게 이혼하잔 얘기 아니냐며, 내가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며 양가에 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님은 당장 저희 집에 오겠다고 하고, 아버지는 아무 말씀이 없이 회사일을 물으셨습니다. 


20년 동안 저는...

계속 이야기 했습니다. 

아이 케어도, 살림도, 예전엔 직장까지도....부모님도....돈도, 절약도....왜 모두 나만 하냐고...

근데....남편은 너도 쓰고 살고, 살림도 제가 안하고 두면 자기가 한다고.(저도 살림 열심히 해서 미리미리 잘하지 못합니다.)


남편이집을 비워도 아이는 아빠가 없는 줄 모릅니다. 

우는 아이를,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려갈 수도 없어서 맨날 방치하고, 매일 칼퇴해야 하는 제가 하루만 아이를 데리고 와 달라고, 그럼 제가 일을 계속 할 수 있다고 해도, 거절했습니다. 밤10시까지 아이 보는데 찾으면 된다고. 

그래서 그 후 아이를 키울 환경이 되지 못해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교대 시험 준비하는 걸 안 시부모님께 한 소리 들은 남편은 시댁 골목에서 딴 지역에 발령받으면 이혼할 줄 알라고 하더군요. 

그 때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마음은 바뀌지 않는다는 걸 제가 몰랐었을까요?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온 걸까요?

 

네가 그렇게 잘 하는데, 제가 시동생에게 한 말 같은 말 안 하면 얼마나 빛 났겠냐는 말을 오늘도 하길래...

제가 당신 친구를 만나든 게시판에 글을 쓰든 해서 이 상황에서 당신이 나에게 하는 말들이 어떤 의미인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동생과 본인이 병간호 하다가 제가 저희집에 못 오게 급발진 한 것으로 글을 써놨네요.

남편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제 이야기가 그 이야기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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