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혁명 전후를 배경으로 가면 쓴 히로인이 민중들을 위해
부패한 귀족과 싸운다는 히어로물 애니 '라 세느의 별'.
히로인 라 세느의 별은 그야말로 프랑스 민중들의 수호자로 묘사되는데
어느 정도냐면 프랑스 혁명의 본격적인 스타트인 바스티유 습격도
라 세느의 별의 활약 덕분에 성공한 것으로 묘사될 정도임.
사실 라 세느의 별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복 여동생이라는 출생의 비밀이 있어서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를 동정하면서 개인적으로 도우려고 하지만
최종전 직전까지는 그래도 기본적으로 민중들 편이었음.
작품 구도도 대부분의 귀족 = 악, 민중들 = 선 구도로 짜여졌고.
근데 최종전에서는 선악 구도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최종전 직전에 프랑스 혁명 정부는 루이 16세를 단두대에서 모가지 쳤고
마리 앙투아네트 처형 준비 하면서 마리의 아들딸에게 자유 평등 박애 교육 시킨다는 명분으로
마리에게서 강제로 떼 놓음.
마리는 '자유 평등 박애 외치는 놈들이 엄마와 아이를 강제로 떼 놓느냐'고 항의하지만
혁명 정부는 '외국군 불러다가 프랑스 공격하려 한 여자가 할 말이냐' 한마디로 묵살하고
엄마와 아이 사이를 갈라놓음.
마리 아이들은 구두장이 집으로 강제로 끌려가서
자유 평등 박애 교육을 빙자한 학대를 당하게 됨.
이 꼴을 본 라세느의 별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아들딸을 구하기 위해
지금까지 자기가 지켜 온 민중들을 줘 패고 썰어버림.
진짜로 민중들 패고 썰어버리는게 최종전임.
민중들도 ㅈㄴ 어이없어서 지금까지 우리랑 함께 프랑스 혁명 잘 하던
라 세느의 별이 왜 자기들을 공격하냐고 항의하는데
라세느의 별은 '나는 약자의 편이다. 지금은 이 아이들이 약자다'
한 마디로 일축하고 민중들 패고 썰어버리고 마리의 아들딸을 구해냄.
역사와는 달리 라 세느의 별이 자기 아들딸을 구해내 파리를 탈출한 사실을 안 마리 앙투아네트는
평온한 마음으로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고
마리 앙투아네트의 죽음을 본 민중들은
척 봐도 맛탱이가 간 눈빛으로 기뻐하며
라 세느의 별의 친구이자 프랑스 혁명을 주도한 혁명가 중 한 명인 밀란은
혁명 정부가 마리랑 아들딸을 강제로 분리시킬 때부터 슬슬 불안해 하다가
민중들이 마리의 최후를 보면서 정신줄 놓은 모습을 보고는
'마리 앙투아네트는 첫 번째 제물일 뿐이다. 이제 프랑스에 엄청난 피가 흐를 것이다' 라며 한탄함.
그렇게 혁명의 중심지 파리가 광기와 어둠에 빠져들 때
민중을 배신한 라 세느의 별과 왕자와 공주가 평온하게 프랑스를 떠나는 엔딩.
그리고 엔딩 나레이션이 흐르는데
밀란의 예언처럼 마리 앙투아네트의 처형 이후
프랑스 대혁명은 수많은 사람의 피를 흘리는 공포정치의 시대로 나아갔다.
근대로 가는 길은 아직 멀었다.
참고로 이 애니 후반부 감독이 이 양반이었음.
이렇게 선악구도 완전 바꾼 최종전과 시니컬한 엔딩도 이 양반의 입김이 있지 않았나 싶음.
댓글(3)
ㄷㄷㄷㄷㄷㄷㄷㄷㄷ
몰살
비극 되게 좋아하시는 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