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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iVer | 24/07/09 23:25 | 추천 28 | 조회 15

철학을 배격하고 싶어도 배격할 수 없는 이유 +15 [9]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679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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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철학은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회피하기가 극히 어렵다.

"철학은 무용하다."라고 말하며 철학을 배격하는 이들을 떠올려보라.


첫째, 그들은 어떠한 가치체계에 견주어 철학을 평가하는 것이다.

둘째, 아무리 단순하고 독단적인 견해일지라도 철학이 무용한 이유를 말할 준비가 된 순간, 그들은 특정한 사유 유형이 부질없다는 점, 또는 특정한 문제 유형을 다룰 능력이 인간에게 없다는 점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데 그때 그들은 철학을 배격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 안에 있는 하나의 목소리, 이미 공인받은 회의적인 목소리가 될 것이다.

그런데 회의적인 목소리들이라면 초창기부터 오늘날까지 철학사에 부족했던 적이 결코 없다.


...


논의가 아무리 간단해도 이런 논의를 시작하는 것조차, 내가 방금 말한 회의적인 입장을 지지하는 것조차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철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들은 다만 '철학적으로 사유할' 준비. 즉, 자기 견해를 표명하고 주장하거나 자기 견해에 관해 논변을 펼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그들에게 변하지 않는 가치,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체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그들은 어떤 것을 해내는 능수능란한 전문기술이 그 어떤 이론적 지식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들의 이상은 실재의 본질에 관한 통찰이 아니라,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서 특정한 활동을 의식적인 노력 없이, 마치 완벽하게 연마한 본능에 따르듯 실행하는 역량일 것이다.




철학을 배격하려는 시도에 수반되는 사유와 논변을 포함해서 철학의 일부라서 가불기임


그러한 시도가 철학사에 없던 것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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