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13명의 여자(1932)라는 영화인데
개봉 당시에는 스토리도 이상하고 배우가 매력적이지만 연기를 못 했다고 혹평받았음.
사실 지금도 완성도로만 따지면 비평이 좋은 건 아님.
실제로 오랫동안 13명의 여자는 영화 그 자체보다는
페그 엔트위슬의 유일한 출연작으로 더 유명했음.
페그 엔트위슬이 누구냐면
LA 헐리우드 표지판의 H자에서 뛰어내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유명한 배우임.
아무튼 딱히 잘 만든 영화도 아니고 중요한 영화도 아니라는 취급하에 오랫동안 묻혀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호러팬들 중심으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음.
이 영화 줄거리는
혼혈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던 우르슬라라는 여성이
진짜 죽을 힘을 다해서 노력하여 졸업만 해도 신분상승 가능한 명문 여학교에 입학했는데
이 명문 여학교에서 백인 여성들로 구성된 클럽에게 찍혀서 이지메를 당한 끝에
결국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자퇴하게 됨.
이후 우르슬라는 성인이 된 후 살인마가 되어
자길 괴롭혔던 학생들을 온갖 방법으로 하나하나 죽이거나
죽이는 것 못지 않은(눈 앞에서 동생 죽여서 정신병자로 만들거나) 방법으로 복수한다는 줄거리임.
근데 이 영화를 본 현대 호러팬들이 이렇게 생각한 거임.
어, 이거 줄거리나 설정이나 완전 살인마가 사람 죽이는 '슬래셔 영화' 그 자체 아님?
지금까지 우린 최초의 슬래셔 영화의 시작을 1960년에 나온 '싸이코'나 '저주의 카메라'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28년전에 나온 저 영화야 말로 진짜 슬래셔의 시조 아니냐?
실제로 1980년대 이후 본격 유행한 슬래셔 영화의 줄거리, 설정 분위기등을 고려하면
싸이코나 저주의 카메라보다도 오히려 저 '13명의 여자'가 더욱 슬래셔와 흡사하다고 볼 소지도 큼.
심지어 이 영화의 결말부에서 정체가 드러난 우르슬라가 여성 생존자와
"왜 내 친구랑 나, 내 아들까지 죽이려 하는데?"
"너희들이 학교에서 나 괴롭혀서 졸업 못하게 만들었잖아!"
이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슬래셔 영화 클리셰 그 자체임.
이 때문에 13명의 여자야 말로 진정한 슬래셔 영화의 시조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고
영미 위키백과도 이 의견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음.
댓글(6)
캐리 가 저런 스토리였지
범인도 피해자들도 여자라는 점에서 더 신선한느낌도있네 ㅋㅋㅋ
흥미롭다
...줄거리 보자마자 이거 생각했는데 대충 맞았네
와...
그러고 보니 25년전 전설의 우라까이 3류 한국 슬래셔 영화
찍히면 죽는다가의 원본의 원형쯤 되는 물건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