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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박닭.. | 24/05/07 12:47 | 추천 31 | 조회 1109

단편소설> 어느 수꼴청년의 하루 +78 [5]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739253

수꼴이는 오늘도 통장 잔고를 들여다보며 

안돌아가는 머리로 계산을 하고있습니다.

방금전까지 즐거운 표정으로 

신나게 보배에 글을 썼건만,

통장잔고를 들여다 보는 그의 표정은 

심각하기만 합니다.

 

보배에 글을쓸때는 부자인척 하며

부자의 기분으로 글을쓰지만

인터넷 창을 닫고나면 

현실이 그에게 주먹을 휘두릅니다.

눈을 깜빡이며 

숫자 0의 갯수를 몇번이고 세어보지만

통장에 찍힌 금액으로는 

이번 여름을 지날때까지의 생존을 

장담할수 없습니다.

 

어쩐지 모든것이 문재인의 탓같아서

그는 주먹을 불끈쥐며 일어나봅니다.

수꼴이는 다시 보배에 글을쓰며 

모든걸 잊고싶습니다.

그러나 

그때 누가 그의 쪽방문을 두드립니다.

 

'똑똑똑.'

 

방세를 받으러온 할머니가 틀림없습니다.

그는 숨죽여 조용히 그러나 재빠르게 

바닥에 엎드립니다.

 

"총각! 안에 있는거 다알고있어 문열어!"

 

거칠게 문손잡이를 잡고 

흔드는 소리를 들으며

수꼴이는 엎드린자세로 

조용히 자신의 입과 코를 가립니다.

그의 숨소리가 할머니에게 들릴까봐 

두려운 까닭입니다.

 

'쾅! 쾅!'

 

할머니는 이제 

방문을 발로 차기 시작합니다.

 

"석달치나 밀렸어! 

내일 방뺄테니 그렇게 알아! 

사람들불러서 문 뜯어버릴테니까!"

 

그리고 좁은 복도로 멀어져가는

집주인 할머니의 나즈막한 발소리.

수꼴이는 

참았던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며

바닥에 큰대자로 누워봅니다.

이미 보배에 글쓸생각은 

싹 사라지고 없습니다.

 

다가오는 여름. 

수꼴이는 방법을 강구해야합니다.

아무래도 박카스라도 한통 사들고 

할머니를 찾아가서 

사정을 해야할것같습니다.

 

약국에 도착한 수꼴이

수꼴이는 아끼고 또 아껴뒀던 비상금인 

꾸깃꾸깃 구겨진 

만원짜리 지폐 한장을 손에들고

약사앞에 서서 

기어들어가는 작은 목소리로 

박카스 한통을 달라 청해봅니다.

 

보배에서야 

자신이 여포라도 된듯한 착각속에 

글을 쓰지만

사실 

수꼴이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못합니다.

항상 기가죽어있고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수꼴이의 태도 어딘가가 

맘에 안들었던것인지

덩치큰 약사가 딱딱한 말투로 말합니다.

 

"큰소리로 말하세요!"

 

약사가 그리 큰소리로 말한것도 아니건만

긴장하고 있던 수꼴이에게 

약사의 목소리는 

천둥치는 소리보다 크게 들립니다.

수꼴이는 저도모르게 차렷자세를 취하며 

큰소리로

 

"넵! 박카스! 한통! 입니닷!"

 

하고 고참앞의 쫄병처럼 

큰소리로 대답하고 맙니다.

 

박카스 한통을 소중히 껴안고 

자신의 쪽방으로 돌아가는 수꼴이.

피식웃던 약사의 얼굴이 계속 떠올라 

수꼴이는 계속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대며

그기억을 털어내려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기억은 선명해집니다.

비틀비틀 걸으며 수꼴이는 

주위사람들에게 안들리게 

작은목소리로 뜬금없이

"한국놈들은 몽둥이로 때려야해!"

라고 중얼거립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자신의 목소리가 크게 느껴진 

수꼴이는

혹시나 누가 들었나 싶어 

주위를 슬쩍 둘러보고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자신의 쪽방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새빨개진 얼굴로 부들거리며 

쪽방문을 여는 수꼴이.

아무래도 오늘 수꼴이는 

보배에서 

문재인 욕을 많이하게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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