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종합 (4077311)  썸네일on   다크모드 on
| 24/04/20 15:55 | 추천 0 | 조회 78

삶이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78 [67]

핫게kr 원문링크

 

 

 

오늘 아침에 매장에 들어와있던 나비입니다.

젓가락으로 간신히 올려서 풀어주었습니다.

 

 

본업인 자영업도 죽쑤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집대출부터 사업자대출까지...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습니다.

 

매장에서 시간 죽이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그래서 퇴근후에 배달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의외로 괜찮았는데 보충해야 할 금액에는
(어차피 풀로 해도 어렵지만) 너무 부족해서

저녁시간대부터는 배달알바를,

그걸 끝나면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아쉬운건 처음에 욕심에 계속 새벽 4시정도까지

돌렸더니 두달만에 이명부터 몸이 말이 아니게

되어서 그다음부터는 2시 정도에 마무리합니다.

 

본업인 매장은 코로나가 끝나면서 조금 복구는

했지만 밀린 빚들이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여러 직업에 갈아 넣었습니다.

그사이 운좋게도 전에 일했던 회사에서 출근하지

않고 전산처리와 가끔 출장 다녀오면 될 아르바이트를

주셔서 결국 매장+알바3로 살았습니다.

 

몇년전 부정맥이 오면서 끊어버린 술로

좋아하는 친구들 모임에 나가지 못하는걸 빼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배달하면서 음식조리 대기하느라

아니면 대리운전으로 손님 모시고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때면

저 사람들은 저렇게 스트레스도 풀고,

즐겁기도 하고....

난... 

 

정말 출근해서 매장에서 일만하다가 저녁 피크시간되면

단가 좋다고 튀어나가고, 대리 콜 받고 뛰어가는

삶에 별 생각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다만, 나도 내일모레면 50인데,,, 이렇게 빚에 치이고,

늦게 결혼해서 낳은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

새벽 마지막 콜 하고 집에 오는 길에 다른 연세 많은

대리기사분들 보면 그 분들의 내일과 내 내일이 크게

다르지 않을걸 생각하면 그냥 힘들다 생각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둘째가 아프게 되었습니다.

희귀성 난치병 진단으로 몇몇 병원을 거쳐

세브란스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너무 놀라느라 당황했고, 관련 카페와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면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아빠고 남편이라 제일 평정심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밤에 알바 마무리하고 주차장에 있는 제 차에

가서 몇번을 통곡을 하고서야 좀 진정할 수 있었습니다.

 

본인이 어디가 아픈지도 왜 병원가는지도

모르는 너무나 어린 우리 아이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울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혼자 울면서 들었던 생각이

나 너무 숨차고 힘들다..

나한테 왜이러지 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정말 숨이 찼고, 금주와 관리하면서 3년동안

간신히 진정되었던 부정맥이 다시 발현되기

시작했습니다. 부정맥이 처음에 왔을때의 공포따위는

없고, 당장 아이가 불쌍하고, 그냥 나는 계속

이렇게 살아야되는데 살면서 마음도 몸도 편한적이

단한번이 없는데 굳이 이걸 이렇게 아득바득

하는 묘한 생각도 들면서 숨이 너무 막히고,

다 내려놓으면 오히려 편하겠다는 생각만 간절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안타까운건지 그 곁을 지켜야 하는

내가 아파서 그런건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자살은 안된다. 뭐라도 남겨주고 가려면...

참 웃기는거죠. 

물론, 지금은 자살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정도

용기도 없구요. 당장, 다음주에도 아이 데리고 가야하는

외래에 정신을 붙잡고, 마냥 기도를 해야 하는게

제 역할인걸 알기 때문에요...

 

아버지의 외도로 갈기갈기 찢어져버린 내 어린 시절의

가족들과 단 한순간도 편히 쉴 수 없던 내 인생에서

어쩌면 행복과 건강이라는 가치가 디폴트가 아니었을텐데

그걸 디폴트 값으로 여기니 내가 지금 왜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제 아내와 아이들도 하필 저와 엮어서 이렇게 고생들을

하나 싶기도.

 

쉬었던 성당에 다니기 시작하고, 기도를 합니다.

나쁜걸 주시려면 아이에게 말고 제게 주시고,

제가 잘못한 일들은 모두 저에게 주시라고...

 

매장에 나와있으면 아이가 걱정되고,

막상 집에 가서 아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고, 

그럼에도 대출부터 여러 결제들이 돌아오는

이 맘때면...뭐 잘 모르겠습니다.

마침 해야 하는 일은 많으니 하는 동안은 좀 나은데

잠시 틈이 생겨서 아이 괜찮나 궁금하기 시작해서

전화하고, 정보 찾아보고 하면 곧 숨이 막힙니다.

 

새벽까지 일을 하고 피곤하다고 한숨쉬면서

들어가도 예쁘게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볼때가

불과 몇달전이었는데 저는 그 것도 행복이었는데

그걸 모르고 한숨 쉬었던 것에 대한 벌인건지...

 

답 없는 삶이지만 그냥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
익명으로 적어봅니다.

 

 

 

 

 

[신고하기]

댓글(0)

이전글 목록 다음글

1 2 34 5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