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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니아빠.. | 24/04/18 19:55 | 추천 0 | 조회 72

저의 유일한 친형이 사망한지 딱 6개월째 입니다. +7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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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17일 저의 친형이 보라매병원으로 급하게 실려갔습니다.

저는 집이 강북이라 급하게 차로 달려가는 중이었죠.

작년 10월 18일은 임용 첫날이라 빠질 수 없는 날이었습니다.

결국 17일날 심장이 멈췄고,

시신 냉장고 에 이틀간 넣어 두기로 했습니다.

18일 양복을 입고 첫 출근을 하고 종일 머리속이 너무 복잡했습니다.

냉장고 안에는 차가울텐데...

나 때문에 냉장고에 하루 더 있어야 하는 형 생각에 미안할 뿐이었죠.

19일 특별휴가를 쓰고,

환하고 밝게 화장한 형의 모습을 보면서 손이랑 발이 어찌그리 차갑던지..

그리고 19일날 서울 화장장에서 형의 발인을 했습니다.

결혼도 안하고 형의 식구가 없이 저희 가족만 있는 상황이라 친척들만 왔죠.

화장후 받은 유골함이 생각보다 무겁다는것과 엄청나게 뜨겁다는 것에 또 놀랐습니다.

아까는 차가웠는데 지금은 뜨겁다...

이런 결정을 한것도

장례 절차를 알려주신 분이 병원 관계자 였습니다.

사망자 가족 없으면 최소한으로 하시라, 모든게 돈이고, 찾아올 식구 없으면 그냥 뿌리시라

장례식장에 어머니와 동생만 달랑 두명 있으면 오히려 더 초라합니다.

누구 사망했으니 오시라는건 민폐일수 있으니 잘 생각해보시라

그리고 비용이 천만원 단위를 훌쩍 넘어갑니다.

어머니와 저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최소한만 하자고 결정했습니다.

형의 심장이 멈추기 3개월전 저의 딸아이 한테, 큰아빠한테 인사라도 해라고 했는데,

다섯살 딸 아이는 큰아빠 아파서 누워서 끙끙하는데,

다가 가기 너무 민망하다는겁니다.

큰 아빠가 우리 딸 보고 싶어 하는데, 한번만 가서 인사라도 해라고 해도 결국 끝까지 거부했죠.

아픈 사람한테 다가가는게 민망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형! 나 공무원 합격했어 ㅠㅠ

나 양복입고 출근하는건 봐야지 일어나서 정신 좀 차리고 나좀 봐 ㅠㅠ

형은 그래 우리 집에도 공무원이 나왔다니 진짜 잘했다.

형은 연세대 전자공학과 나왔는데 삶이 나보다 니가 더 낫다. 형은 결혼도 못했는데, 와이프랑 딸도 있네,

꼭, 첫 출근하는거 보고 갈께...

씨발 무슨 재수 없는 소리야!!!

그딴 소리 할꺼면 아이 데리고 집에 갈꺼야!!!

그래. 가라 미안하다. 이런 모습 보이고 싶지 않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형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고

작년 10월 17일 형의 심장이 멈췄고,

10월 18일 첫 출근을 했습니다.

씨발 첫 출근하는건 보고 뒤진다면서 씨발

씨발....

자꾸 형 생각이 나서 더 글 못 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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