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헌터x헌터에서 키메라 앤트의 패배를 확정시키는 장면은
이 미니어쳐 로즈의 폭발 장면이라 평가받는다.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개미를 상대할 수 없는 인류였지만
인류 전체의 악의와 진화를 상대로 키메라 앤트는
말 그대로 개미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장면.
하지만 진짜로 개미가 종으로 패배해버린 순간은
조금 더 뒤에 나온다.
폭발에서 겨우 생존했지만 기억상실이 온 메르엠.
그가 소중히 여긴 인간, 코무기의 기억을 잃어버리고
직속 호위대 또한 개미라는 종의 존속을 위해 메르엠의 인간성을 되돌리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왕의 기억을 살려낸 웰핀.
당시 프후는 왕과 감정적으로 연결된 상태.
프후는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마음 깊이 체감하게 된다.
순수하게 개미를 위해 존재해야하는 왕에게
코무기라는 인간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얼마나 큰 빛으로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지.
기억이 되살아난 왕은 더 이상 개미의 왕이 아니다.
인간성과 자비심을 보이는 존재다.
고작 잡졸 개미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개미의 왕은 그래선 안된다.
그렇기에 프후는 절망한다.
인간의 정체성을 되찾아버린 웰핀이
개미를 적대하며 도발해도
왕은 그를 존중하고
인간으로 살아가라는 말까지 한다.
그 말을 들은 프후는 오열한다.
사실상 독이 없었더라도 이 장면에서 개미라는 종은 끝장나버린 것.
왕이 이미 개미가 아니게 되었으니까.
개미편의 진짜 주인공이었던 메르엠은 물론이요
직속 호위대인 피트와 유피도 인간에게서 뭔가를 얻고 배우는 과정을 겪었지만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었음에도 프후는 인간에게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고
가장 처참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다른 자들과 달리 끝까지 개미로 남은 자의 말로로 연출된 것.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부활과 기억상실이라는 서사적 장치까지 동원해서
굳이 작품 속에서 개미왕의 운명을 연장시킨 건
개미의 패배를 단순히 종 대 종의 싸움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개미가 어떻게 인간이 되었는가라는 이야기로 끝내기 위해서라고 생각된다.
댓글(37)
메르엠 개미 구이되었을때 유피랑 같이 자신들을 즙까지 짜서 구해주느라 사실상 스스로 죽음을 압당김
개미편이 진짜 뭔가 선악이 구분이 모호한거 같아
주인공이라고 무조건 선도 아니고 악역이라 해서 악도 아닌
뭔가 그런 편이었던거 같음
그래서 인간이 된 개미 언제 나올거냐고~~ 떡밥 회수 좀 해줘
인간의 끝없는 악의에 요단강 건널뻔한 개미왕이 결국 인간애를 갖게 되었는게 아이러니
프후도 자신만의 이상적인 왕이나 감정적인 반응 보여주는거 보면 이미 개미하곤 동떨어진 존재였다고 봄
개미편은 초기부터 엔딩까지 레전드 그 자체였지...환영여단편하고
쟈이로도 여러모로 대단한 캐릭터던데 암흑대륙에서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