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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큐파인.. | 20/10/01 01:49 | 추천 38 | 조회 334

나훈아 콘서트 중간 국악파트 연출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설 +334 [7]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9013695

캡쳐된 사진들은 원래 캡쳐한 사람한테 허락받고 올린것을 밝힙니다.

 

 

일단 이번 콘서트의 여느 파트가 안그랬겠냐만은 공연의 제목이 "대한민국 어게인"을 달고 나온만큼 국악 파트는 굉장히 신경써서 공을 들였다는게 보였어서 이 글을 올려봄

 

 

 

 

 

 

우선 국악 파트가 시작되고 나서 이런 식으로 세 방향으로 연주자를 둘러싼 북이 나온다.

 

 

 

 

 

보통 우리나라의 북 하면 이런 식의 사물놀이 북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고, 혹은 커다란 크기의 모듬북을 떠올릴 때도 있다.

그렇다면 그런 북을 어째서 쓰지 않고 저런 식의 특이한 모양의 북을 썼을까? 인상을 주기 위해서도 있지만 이런 흔치 않은 형태의 북이 우리나라의 전통 북이기 때문이다.

위의 것처럼 생긴 북은 오고무라고 하는 것으로, 오고무라는 명칭은 우봉 이매방 선생이 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마다 다르던 북이나 북춤의 형태가 이매방 선생 대에 집대성되었는데, 이러한 북의 원형은 보통 승무에서 쓰던 전통 북이라고 한다. 앞의 오는 숫자로 북의 숫자에 따라 삼고무에서 십일고무까지도 될 수 있다.

 

 

 

 

방탄소년단도 삼고무 앞에서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한 적이 있음.

 

 

 

그리고 사물놀이패와 전통 광대놀이 줄타기.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유명할테니 이 부분은 패스함.

 

 

 

 

 

이 부분도 유심히 보면 북에 훈민정음이 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잘 보면 나랏말싸미 듕귁에달아 문짱와로 서로 사맛디 아니할쎄가 보임.

 

 

 

나훈아가 치는 북에도 훈민정음이 써 있다.


 

 

 

 

 

코로나가 별거더냐 대한민국 어게인! 이 부분이 내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이다.

보통 사물놀이에는 노래를 한다거나 가사가 있는 부분이 없다. 그냥 징 꽹과리 장구 북이 넷이서 연주를 할뿐이다.

있다고 해도 연주가 시작되기 전에 사물놀이 패의 리더격인 상쇠가 "경설~ 각간 치배 다 모였으면~ 일차 이차 삼차끝에~ 행군하랍신다~" 하고 나머지 연주자들이 거기에 맞춰 "예이~" 하는 정도다.

하지만 사물놀이에도 가사가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별달거리라는 부분이다.

 

 

 

가사는 이러하다. "하늘보고 별을따고 땅을보고 농사짓고! 올해는 대풍이요 내년에도 풍년일세! 달아달아 밝은달아 대낮같이 밝은달아! 어둠속의 불빛이 우리네를 비춰주네!"

이게 원래 가사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별달거리를 사물놀이패와 북 연주자들이 보통 별달거리대로 진행하다가 마지막 파트 가사를 "코로나가 별거더냐! 대한민국 어게인! 으로 바꿨다.

평소 사물놀이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서도 이를 그대로 인용하지 않고 시대에 맞춰가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주한 거장 나훈아의 장인정신이 돋보인다.

 

 

 

 

국악 파트의 마지막으로는 부채춤이 진행된다.

 

 

 

 

부채춤은 보통 이런 식으로 무늬도 있고 화려한 꽃부채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 쓴 부채는 화려한 무늬도 없고 약간 심심할 정도로 옅은 색깔이 유난히 돋보이는 부채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의견인데 여기서 나훈아는 엉겅퀴를 표현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엉겅퀴는 다른 꽃처럼 화려하다거나 예쁜 꽃은 아니다. 잎은 뾰족하고 꽃잎은 꽃잎이라기보단 잔털처럼 보일 정도다.

거기에다가 엉겅퀴에는 가시가 있다. 엉겅퀴를 옛날엔 항가새라도고 불렀다는데 항은 크다는 뜻의 '한' 가새는 '가시'를 뜻한다. 엉겅퀴는 조상님에겐 가시 큰 꽃이라고 불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 엉겅퀴일까? 이 부분은 그냥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맡기고 싶은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는 온 세계에 펼쳐진 영토를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가시를 품고 굳세게 견뎌왔으니까. 그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늘상 뚝심있었으니까. 아마 그런 부분을 엉겅퀴로 형상화한게 아닐까 싶었다.

 

 

작성자가 국악 전공자는 아니고 그냥 국악하던 아빠 밑에서 이것저것 본 정도밖에 안되기에 전공자분들의 지적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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