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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베인띠.. | 20/09/27 19:13 | 추천 23 | 조회 149

초장문) 배트맨으로 배우는 사회적거리두기의 중요성 +149 [2]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8964854

※ 해당 게시물은 thescienceof.org의 리뷰/분석글의 내용을 기반으로 약간의 편집을 더한 글입니다.

 

중간중간 코믹스 스토리 설명과 과학적 설명이 병행되기에 혼란을 방지하고자

 

스토리 설명구분은 1. 2.의 넘버링으로, 

 

과학적 설명 구간의 구분은 ①, ②의 넘버링으로 구분했습니다.

 

원문 링크-1 : https://thescienceof.org/batman-contagion-and-r-naught/

원문 링그-2 : https://thescienceof.org/batman-contagion-and-sars-co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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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제대로 알 길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시민들

죽어가거나, 감염된 사람으로 발디딜틈 없는 병원

전례없는 사태로 인해 대부분 수동적대응밖에 못하는 각국의 정부기관

 

오늘날에는 뉴스를 보고 익숙한 일들이 24년전 배트맨 코믹스에도 벌어졌었다.

배트맨 : 컨태지언(1996)은 고담시에 초강력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고,

이를 막기 위해 배트맨과 그의 패밀리가 고군분투하는 크로스오버 이벤트이다.

 

모든 이야기는 허구창작물에서 흔히 그렇듯 말이 안되는 

한 광기에 찬 종교집단의 잘못에서 시작된다.

 

 

 

1. 고담시에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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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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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의 온몸이 썩어문드려져가며 눈에서 피를 흘리고 죽어가는 출처를 모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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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라엘(우)은 배트맨에게 치명적 바이러스인, '에볼라 걸프-A'에 

감염된 보균자가 고담시로 향하고 있다는 비보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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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으로 향하는 여객기에 탑승한 상류층 시민 중 하나인 '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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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은 이미 문턱앞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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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와도 같은 상황속에서도 고담의 정치판은 혼란스럽고,

조만간 퇴임을 앞둔 '크롤' 시장은 고든경찰국장 자리에 자신의 친인척을 앉히고

둘은 유유자적 정치와 치안에는 뒷짐진채 방탕한 생활을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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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걸프-A에 대해 조사하던 중 군사기밀로 인해 더이상의 접근이 불가능해진 배트맨은

고담시 근처 군사시설이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되고, 그곳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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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입에 성공한 배트맨은 군사기밀연구소 소장이자 지휘관인 '더웬트' 장군을 찾던 중,

그가 이미 몇일전부터 홀로 격리시설에 들어갔음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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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를 상대로 실험중이던 장군은 연구과정에서의 실수로 바이러스에 노출되었고,

배트맨이 이전에 영상에서 본것과 같이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더웬트를 통해 바이러스에 걸린 인원들은 단 몇일안에

세포가 붕괴되며 점차 녹아내리듯 떨어져나가고, 몸의 진액들은 눈과 입을 통해

피를 흘리며 빠져나가다가 결국 말라죽게 된다는 사실을 전해듣는다.

 

무려 90%의 치사율과 함께.

 

 

① R0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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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스토리의 전개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가지 단어를 알아보자.

최근 코로나-19로 R0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서구권 언론들이 늘고 있다.

 

R0는 어떤 질병에 감염된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신규확진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비율을 뜻한다. (분모 : 신규확진자 / 분자 : 기존확진자)

 

R0는 1) 특정 집단에 전혀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질병/바이러스이며,

2) 해당집단은 백신도 면역력도 없는 구성원으로만 이루어진

상황을 가정에 두고 사용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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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전염성 질환들의 R0 수치에서 코로나-19는 평균 1.4~4.46을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1명이 평균 1~4명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질병의 전염력이 높다(통제가 어렵다)는 얘기다.

 

R0가 1보다 낮은 수치가 되면, 질병은 스스로 인구속에서 사멸한다.

R0가 1을 초과하면 질병은 수치만큼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간다.

R0가 무엇인지 여기까지 우선 배우고 다시 스토리로 돌아가자.

 

 

2. 퍼져나가는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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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고담시 상류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인 마리스는 조만간 도시에

대전염병이 몰아닥칠 것이라는 소식을 어디선가 전해듣고 이를 상류층들에게 전하고자 찾아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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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재앙을 몰고 올 종말의 기수는 자기 자신임을 그는 모르고 있다.

 그저 가벼운 감기증상일거라며 무심코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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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불안정한 치안에 넌덜머리가 난 일부 고담 상류층들은 '바빌론 타워'라는 초호화 주거시설을

 만들어 고담의 중산-하급계층과는 전혀 동떨어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시설 내부에 있는 온갖 편의시설들을 통해 그 안에서 자급자족하며 지내는 등

자신들만의 낙원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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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스'는 전염병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면, 온갖 외부와 접촉하는 바빌론타워의

종업원과 직원들이 보균자가 될지 모른다며 최소한의 보안인원만을 제외한

전직원을 미리 해고하고 시설을 자체적으로 격리할 것을 거주민들에게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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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된 종업원들은 다시 자신들의 위치로 돌아간다.

이상하리만치 이번엔 감기에 걸린 사람이 많아보인다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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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이 있은지 몇시간이 지나도록, '마리스'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뒤

나오지 않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한 동료들은 그의 방에 찾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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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에볼라 걸프-A의 증상이 나타나 죽어가는 마리스를 발견한다.

죽기 직전, 마리스는 똑같은 바이러스가 과거 아이슬란드의 한 작은 어촌에서

발병한 적이 있고, 전체 주민 중 단 1명만이 살아남았다는 말을 남긴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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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몸에 열이 나고, 곳곳이 쑤시는데다 안보이던 물집들이 얼굴 곳곳에

올라오는 것 같지만 당장 오늘의 출근이 바쁜 시민들은 고민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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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당신 면도하다 베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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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스가 죽어가며 남긴 말을 입수한 배트맨은 오라클(바바라 고든)을 통해,

당시 WHO가 남긴 보고서를 읽게 되고

바이러스는 숙주가 죽으면 곧바로 활동을 멈추는 특징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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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는 사이, 바이러스는 소리 소문 없이 고담시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② 에볼라 바이러스 그리고 코믹스와 현실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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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및 WHO자료에 기반한 기존 질병들의 R0수치)

 

 코믹스 내에서의 에볼라 걸프-A바이러스는 에볼라의 일종으로 묘사된다.

실제 에볼라 바이러스는 R0수치가 2정도로 표기되어있지만, 

많은 경우의 에볼라 발병사례들에서 대개 R0수치는 1미만이었다고 한다.

 

필로바이러스의 일종인 에볼라는 각종 분비물이나 혈액, 비말의 체액을 통해 퍼지는

경향이 있는데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전염되지 않는 성향이 있기에

초기에 격리를 제대로 한 덕분에 실제 세계에서의 에볼라들은 대개 잠잠히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고담의 에볼라 걸프-A는 상황이 전혀달랐다.

현실에서와 달리 코믹스에서의 바이러스는 체액만이 아닌 공기중 전염도 된다는 설정이 있다.

 

거기에 고담시의 평소 불결한 위생과 환경으로 인해 시민들은 평소에도

질병과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이다.

 

가장 문제는 고담시민들 스스로가 위생에 신경쓰지 않는 다는 점이다.

위의 그림들에서 보았듯 사람 앞에서 하는 재채기, 비말이 튀는걸 막으려 하지도 않는 모습..

 

고담시의 R0수치는 이제 급속도로 1을 넘어 수직상승하기 시작한다.

고담시의 재앙은 이미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3. 속속 드러나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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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담시에서 점차 이유를 모를 감염자들의 속출에 대한 소식이

군당국에도 접수되고, 그 증상이 과거 군사기밀로 연구하던 걸프 에볼라-A바이러스와

일치함을 알게 된 미정부는 고담시 전체를 격리구역으로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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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이 갑자기 몰아닥쳐서 곳곳의 병원을 막아두고 있어."

"이걸 보면 뭘 알 수 있을까? 자네들이 보기엔 뭐 같아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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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그것도 아주 심각한 단계의 상황."

"그리고 시청률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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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아이슬란드의 생존자를 만나 혈액 샘플을 채취해오는데

성공한 배트맨은 실날같은 희망을 걸며 백신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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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폐된 공간에서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퍼져나간 바빌론타워에 백신을 전달해

생존자의 혈청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 실험해보고자 한다.

 

단 자기 자신도 감염될 위험이 있기에, 온갖 식물의 독을 체내에 함유하고 있어

질병에 면역인 포이즌 아이비를 아캄수용소에서 빼내 그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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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된 도시, 치료제가 없어 보이는 전염병,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피해자들을 보며

절망에 빠진 고담 시민들은 순식간에 폭도가 되고 도시는 생지옥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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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우리 모두 죽을 처지인데, 왜 살아있는 동안 내키는대로 살면 안된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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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이래죽나 저래죽나 돌이킬 길도 없고, 잃을 것도 없는

하층민과 부랑자들은 일부러 전염을 더 퍼뜨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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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 타워에 진입하는데 성공한 포이즌 아이비는

고담의 부호들에게 백신을 투여해주는 대가로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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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배트맨이 만든 백신도 소용이 없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③ 얼마나 많은 인구가 백신을 맞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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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의 노력과는 별개로, R0수치는 어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체 집단구성원의 몇%까지 백신을 접종시켜야 하는지를 알아내는데도 쓰인다.

 

분자에는 목표로 낮추고 싶은 R0 수치를, 분모에는 실제 현재 질병의 R0 수치를 놓으면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감염될 수 밖에 없는 최소한의 인구비율을 뜻한다.

1에서 그 비율을 빼면, 백신접종을 통해 추가감염을 막을 수 있는 %를 알게 된다.

 

만일 코로나-19의 R0를 한참 위의 도표상의(1.4~4.46)의 대략 중간값인

2.65로 가정한다고 하면 1 - (1/2.65) = 0.622641...이 된다.

 

즉 어떤 집단의 아직 감염되지 않은 인구 62%가 백신을 맞아야

면역을 갖고, 추가 전염의 확산을 막아 목표로 하는 R0수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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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타깝게도 미국의 18세 이상 성인의 평균 백신

접종율은 2019년까지 35~45%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해당 매체는 미국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통계자료와 상황을 인용함.)

 

백신 접종이 코로나-19를 막을 구원책이 되기엔 무리인 이유다.

 

 

4. 붕괴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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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시민들은 자신들과 동떨어진채 고고한 탑에서 호의호식하는

바빌론타워의 주민들에게 분노를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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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 타워로 진입해 방화와 약탈을 일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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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치안과 질서는 보이지 않고, 전례없는 대재앙속에 고담시 경찰들마저

대부분 자신들의 가족을 챙기고자 집으로 돌아가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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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고담시에 종말의 때가 다가온 것만 같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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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조디는 모두 착한 사람들이라고 했잖아요, 아빠."

"우리가 뭘 잘못하기라도 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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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이 가망없는 도시로 왔기 때문이란다."

 

 

 ④ 결론, 생활속 거리두기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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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는 WHO 데이터에 기반한,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증가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어떤 전염병,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처음 뉴스에 나올 때

우리들 대부분은 '내 주변엔 없는데? 그렇게 심각한가?'라고 생각한다.

 

R0가 1~5 정도 사이인 대부분의 질병은 초기에는 그 심각성을 알기 어렵다.

하지만 R0가 3이라고 치면, 1명이 3명을 감염시키고,

그 3명이곧 각자 또다른 3명(3 x 3 =9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초기에는 그 증가폭이 미미해보이던 코로나가 미국에서 한달만에

급증한 것처럼 보이는 건 결국 보이지 않는 R0가 뒤에 있기 때문이다.

 

R0는 불변의 수치가 아니다.

개개인이 얼마나 타인과 거리를 두고, 위생을 신경쓰냐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값이다.

 

당장 개개인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그 효과가 미미하겠지만

동참하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R0수치도 기하급수적으로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린 위의 미국의 사례를 통해 백신 접종이 해답이 아님을 배웠다.

백신의 개발과 보급은 둘째치고, 실제 그 많은 인구를 접종시키는 것도 문제다.

 

R0는 전염성을 다룰뿐, 치사율로 주제가 넘어가면 백신

접종까지의 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인구가 사망할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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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시에 닥친 에볼라 바이러스는 분명 불가피한 재앙이었다.

하지만 고담시 스스로 재앙을 자초하는 모습들을 위에서 우린 봤다.

 

- 불결한 도시

 

- 위생에 신경쓰지 않는 개개인


- 혼란기에 방황하는 시당국

 

 이 모든 것들이 결합되어 고담의 재앙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언젠가는 터질 폭탄을 떠안고 있었던 것이다.

 

미리부터 대비가 되어있었더라면,사태발발후 고담시민들이

주의했더라면 희생자는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

 

코믹스에서 결국 배트맨은 치료제를 찾아내고 치료제를 보급해 위기를 마무리짓는다.

코믹스에서는 히어로들이 항상 위기를 해결한다.

하지만 히어로들조차 모든 위기를 혼자서 막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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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

 

1. 배트맨은 쩐다.

2. 기하급수적인 감염자의 증가는 대비되어 있지 않으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3. 면밀히 살펴보지 않으면 감염률은 무시하기 쉽다. 조용하고 별일 없어 보일 때가 위험한 순간이다.

4. 개개인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률을 낮출 수 있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

5. 배트맨은 개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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