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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길 | 18/05/17 17:00 | 추천 142 | 조회 2307

[리뷰] 준희의 방 진아의 방 (#011) +64 [54]

디시인사이드 원문링크 m.dcinside.com/view.php?id=superidea&no=146130

안녕 개럴들 오늘도 밥상 차려왔어. 이것저것 준비해봤는데 어쩔지 모르겠네.
오늘은 이사의 난으로 난리가 났던 진아의 방에 대해 생각해봤어.



진아를 데려다 줄 때 준희는 항상 공동현관 앞에서 헤어져. 볼 때마다 그냥 엘베까지 가서 헤어져!!라고 한 건 나샛 뿐일까. 진아와 준희는 그 공동현관을 함께 넘지 못해.
항상 그 유리문을 사이로,  둘은 안타까운 이별을 아쉬워하지만 그 문을 손을 잡고 넘을 엄두를 내지 못해. 그 문을 넘는 것은 진아의 부모님의 영역이라서일까. 그 유리문을 넘는 순간 준희는 항상 승호의 친구이거나, 배척당하고 무시당하는 부모없는 서준희일뿐, 진아의 남자친구로서 인정받는 순간이 아니었어.

진아의 방은 더하지, 잠시간의 신혼부부 씬조차도 조심히 몰래 숨어서 말할 수 있는 공간이지. 둘의 공간은 될 수가 없어.

처음 준희가 등장했던 장면. 미국에서 돌아와서 경선이 꾸며놓은 자신의 방을 바라보는 장면이었지.
이 장면에서 준희의 표정은 그냥 돌아왔다가 아니었어. 내가 동생 방을 꾸민다면 대충 짐 쌓아놓고 둘 것 같은데,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책 한권 한권 완벽한 집이었지. 마치 어제까지 사용하던 집처럼.
그것은 준희에게 누나의 배려이기도 했지만. 누나의 공간으로 들어온 것으로도 느껴져. 싫지는 않지만 뭔가 자유롭지 못한 공간.
준희의 공간이지만 경선의 공간이기도 하지.


그 곳은 진아에게는 마치 준희 그 자체야.
그 방 안으로 진아가 숨어들지. 매일 밤 숨어서, 경선이 어디있나 눈치도 보고, 경선이를 피해 숨기도 하고,  경선이 자는 것을 확인하고, 그렇게 둘은 눈치를 보면서도 그 공간 안에 숨어들어. 안락하고 편안하지만 약간은 불안한 공간이지. 규민과의 트러블로 온 몸을 지친 진아가 몸을 뉘이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준희의 작은 침대 뿐이야. 진아는 준희에게 감싸여 항상 의지하듯이 준희의 방에 숨어들어왔어.


그런 그들의 가장 안락한 도피처인 준희의 방에 엄마가 쳐들어왔어. 가장 안락한 자신들의 천국이었던 준희의 방에서, 준희가 모멸을 당하고 진아가 엄마에게 맞고, 준희가 진아를 막아서지만, 그래도 결국 그 집은 진아와 준희의 안전한 도피처가 되어주지는 못해.
더 이상 자신들의 도피처가 사라진 진아에게 엄마가 준희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 방법은 진아가 선자리를 나가는 것 뿐이었어.
(실제로 진아가 사라지자 엄마가 득달같이 준희의 집으로 달려가려 하지. 승호가 막아서긴 했지만. )

선자리가 파하고 나서도 진아가 바로 준희의 집으로 갈 수 없었던 이유야.
자신이 준희의 집으로 가면, 준희가 그런 모멸을 겪을 수 있어.  더 이상 준희의 집은 안전하지 않거든. 그래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혹시나 사라진 자신을 엄마가 찾아 올까,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준희의 집앞을 지킬 수 밖에 없어.

준희는 다시 준희의 방으로 진아를 이끌지만 (준희는 다시 엄마가 찾아오더라도 자기가 그것을 다 감당하려했을거야.) 진아는 비오는 거리로 다시 준희를 이끌지. 더 이상 준희와 진아의 안전한 공간이 아니거든.  - 이 이후로 둘의 집데이트가 실종됐어. 라면은 엄마피셜 헤어진 상태니까 제외...-

그리고 준희 아버지의 개꼬장...을 마지막으로, 아주 불안전한 공간이었지만, 진아의 방(공간) 에서도 서준희는 배제되었고, 여전히 준희의 집에 들어가는 순간 엄마가 준희를 괴롭힐거야. 동거도 할 수 없어.
이제 진아가 도망칠 도피처는 더 이상 없어.
마지막까지 도망치던 진아에게 모든 도피처가 사라졌어. 이제 진아에게 남은 선택은 두가지야.
준희를 포기하던가, 아니면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내던가.


준희의 미국행은 도피처야.
모든 것 다 귀찮으니 우리 도망가버리자, 지만 그건 이제까지와 같은 도피처고 회피처야. 그리고 3년이든 5년이든 결국 다시 돌아와 같은 문제에 맞닥드려야만하지. 갈등을 미뤄놓을 뿐, 맞서는게 아니야. 그래서 준희의 미국행은 잘 이뤄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진아는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그들의 공간을 만들어냈어. 그리고 그 공간은 진아의 힘으로 (진아가 부은 적금이지) 만들어냈고, 당당히 경선에게서도 엄마에게서도 독립한 공간이야.
그 공간은 둘에게 드디어 도피처가 아닌 안식처가 될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 공간에서 진아는 사랑을 지키느라 상처받고 지친 서준희를 감싸 안을거야.

막방을 앞두고 여러가지 생각이 많은데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갤러들 다른 관점 다른 리뷰 보고 있으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
화면도 어둡고 화면도 어둡고 화면도 어둡고 화면도 어둡고 화면도 어둡고 화면도 어둡고(셀털이지만 눈병이 낫질 않는다 ㅜ ㅠ) , 편집은 불친절하지만, 이것보다 더 재밌는 드라마는 나올지 몰라도, 우리 드라마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드라마는 다신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나는 어찌되었던 해피라고 생각해. 이제 다 왔어.
준희는 경선에게서, 진아는 엄마에게서 벗어나 서로를 서로의 색깔로 물들이며 계속 걸어나가며 서로의 평전을 써 나갈거라고 믿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막방까지 좀 우리 행복하게 지켜보자.

[원본 갤러리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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