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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 16/07/25 10:00 | 추천 18 | 조회 1997

어제 메갈리아 글 쓴 사람이다. +76 [686]

디시인사이드 원문링크 m.dcinside.com/view.php?id=superidea&no=76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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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 쓴거 보니까 댓글이 많이 달렸더라고. 반응이 뜨거우리라는 건 나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애당초 마음 먹었던 것은 이렇다. 민감한 소재이니만큼 최대한 부드럽고 조심하는 태도로 글을 작성하고 이를 통해 메갈리아에 대한 일방적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싶었지. 현재 메갈리아에 대한 여론은 최악일 뿐더러 후천적으로 형성된 각종 프레임들이 객관적 상황 판단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프레임을 치워 준다면 보다 유연한 사고가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심정으로 쓴 게 이전 글이었지.
근데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본다. 현재 메갈리아는 뾰족한 바늘과 같아서 조금만 갖다 대도 즉각적으로 거부 반응이 튀어나오지. 그걸 잠시나마 방지한 상태에서 글을 전개하고 싶었으나 내 글이 그렇게까지 세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미리 밝히고 가겠는데, 나는 메갈리아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에게 반대할 마음이 없다. 근거가 타당하고 논리가 충분하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나? 당연해 빠진 소리.

메갈리아는 완전무결한 여성 권익 운동이 아니야. 양면성이 충분한 사례지. 상황이 이러니 평소 어디에 경중을 두는가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갈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 아닌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글의 근본적 목적은 너네들로 하여금 메갈리아를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잠시 밑에 표를 보자.
나는 넷 상의 사람들은 크게 네 가지 부류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1. 메갈리아에 대해 긍정적이며 성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

2. 메갈리아에 대해 비판적이며 성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

3. 메갈리아 비판에 열성이지만 정작 성평등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

4. 메갈리아 비판에 열성이며 성평등에 반대하는 사람들.

 

대한민국 남성의 과반수가 1, 2번에 속한다면 그것보다 긍정적인 현상은 없을 거라 본다. 그리고 실제로 이걸 설문지로 만들어 돌린다면, 2번이 압도적인 비율로 대다수를 차지하겠지.

자신이 3, 4번에 속한다고 당당히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까? 있어봤자 일간 베스트의 극단적 회원들, 그리고 아직도 구시대적 발상에 얽매어 살아가는 노친네들이 전부겠지.

나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남성이고 몇 달 전만 하더라도 2번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난 3번, 그 중에서도 아주 모범적인 사례중 하나였던 것 같다. 메갈리아를 일베와 동일선상에 두고 비난하기만 했을 뿐 실제로 페미니즘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거지. 그렇다고 페미니즘에 찬성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고, 말 그대로 관심이 없었던 거다.

인터넷에서 여성 비하적 표현을 발견해도 잠깐 눈쌀만 찌푸릴 뿐, 그냥 넘어가는 것에 지나지 않았지. 디시 유저들은 잘 알겠지만 '걸레, 김치녀, 보슬아치' 등의 표현은 지나가다 눈에 채일 정도로 흔히 보이는지라 이제는 별 감흥이 없지. 소라넷도, 몰래 카메라도, 성추행도 다 귀찮고 까다로운, 언젠가 남이 해결해줄 문제에 지나지 않았다.
웃긴 일이지. 성평등에는 동의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실천할 의지도 없었던 거야. 오히려 그 반대였다고 할까? 솔직히 여기서 리벤지 포르노 안 본 사람 얼마나 있을까?
내가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도 거기서 기인한다. 해결해야 할 젠더 문제가 지천에 깔렸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남성은 (적어도 인터넷 상에서는) 그에 별 관심이 없었어.
시간이 지날수록 이 곳은 여성 혐오가 점점 더 당연하게 용인되는 사회가 되었고, 그 책임은 가해자는 물론 방관자에게도 있다. 당장 내가 이전 글에 올려 놓은 디시위키 문서만 봐도
그렇지. 페미니즘이건 뭐건 나랑 상관 없으니 도와줄 의무도 없다는 그런 무책임한 사고가 결국 이 사회를 만든 거다.
나는 여혐적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천성이 더럽고 사나워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태어날 때부터 지속되 온 이 기조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이지. 거기에 대해서 까놓고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니 말이야. 그런 의미에서 미러링은 무딘 의식을 일깨우는 일종의 바늘 역할을 했다고 본다.
내가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상대는 2번 유형이 아니라, 양비론을 근거로 메갈리아를 비판하기 바쁘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한 게 없는, 3번에 속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다.
읽어줘서 고맙고 다른 의견이 있으면 달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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