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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 15/06/12 11:51 | 추천 0 | 조회 3404

[한화 이글스] 백종인 이 형님 또 시작 ㅋㅋ +99 [18]

디시인사이드 원문링크 m.dcinside.com/view.php?id=superidea&no=813265

야신의 아들, 강림(降臨)하다


미안하게도 사직 3연전은 대구 시리즈와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 수준과 질적인 차원이 달랐다. 팽팽한 긴장감, 숨막히는 몰입도. 그리고 게임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대구 시리즈의 백미는 무엇보다 원정팀이 홈팀을 몰아가는 과정이었다. 괴이함이 느껴질 정도로 오묘한 부분이었다. 사흘간 3게임이 모두 한결같은 패턴의 반복이었다. 마치 <인터스텔라>의 그 천재(크리스토퍼 놀란)가 15년전에 만들었던 영화 <메멘토>처럼 말이다.

사라진 기억력을 떠올려 하나하나 꿰어 맞추듯 : 자고 나면 또 어제 같은 게임이고, 다음 날도 마찬가지고. 도대체 벗어나기 힘든 굴레나 다름 없었다.

7년간이나 언더독이었던 그들이 어떻게 사흘 내내 똑같은 흐름으로 최강자를 압박한 것일까. 과연 그 패턴의 정체는 무엇인가. 오늘 <…구라다>가 하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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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행의 홈런은 알고 친 것이다?

스코어 1-1이던 6회초 1사 후 김태균이 배트 끝에 걸린 안타로 1루에 나갔다. 다음 타석은 최진행. 볼카운트가 1-2로 몰렸다. 여기서 4구째. 그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윙이 나왔다. 팔꿈치가 몸통에 딱 붙어서 돌았다. 앞에서 제대로 찍힌 타구는 왼쪽 담장 너머로 사라졌다. 스코어 3-1. 사실상 그걸로 승부는 끝이었다.
그가 친 공은 몸쪽이었다. 실투였을까? 아니다. 캡처한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의 완벽하게 제구된 공이었다. 몸쪽 바짝 붙는 코스. 보통은 쳐봐야 배트가 부러지면서 파울이 되거나, 내야 플라이 되는 곳이다. 최악의 경우 내야 땅볼로 5-4-3, 또는 6-4-3 병살타 나오기 딱 좋은 곳이었다.
하물며 슬라이더(132㎞ㆍ커터라는 설도 있지만 궤적은 비슷하다)였다. 타자를 맞힐듯이 가다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꺾이는 구질이다.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움찔하게 돼 있다.
그런데 정확한 타이밍, 완벽한 스윙 궤적을 그리며 받아쳤다. 그건 무슨 뜻일까? 준비했다는 말이다. 그 타이밍에, 그 투수는, 그런 공을 던질 것이라고. 알고(예측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가설을 입증할 정황 증거

예측했다? 알고 쳤다? 그런 가설이 가능한가? 정황상 근거를 제시한다.
글의 앞부분으로 돌아가보자. <메멘토> 얘기 말이다. 사라진 기억을 떠올리듯 - 자고 나면 또 그러고, 자고 나면 또 그러고. 대구 시리즈가 그랬다. 3경기가 놀랍도록 비슷한 전개였다. 초반에는 홈팀 선발이 주도하다가, 중반 이후에 한순간에 원정팀이 무너트리는 똑 같은 패턴이었다.
첫날 윤성환의 스타트는 상쾌했다. 이글스 타순은 한바퀴 돌 때까지 이렇다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그러다가 두번째 타석이 돌아오던 3회 집중타를 폭발시켜 승부를 단숨에 뒤집었다.

수요일도 그랬다. 차우찬은 3회까지 선방했다. 그러나 두번째 타순이 도는 4회부터 공략이 시작돼 신성현의 만루홈런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어제(11일)도 클로이드의 호투에 막히다가 세번째 타순이 돌아오던 6회에 결정을 내버렸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글스 선발들은 초반이 좋지 않았다. 세 번 모두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중반 이후로 안정을 찾는다. 막강한 삼성 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질식시켰다.

종합해 보자. 이글스는 공수에서 대략 3회까지는 열세였다. 그러나 타순이 2~3번 돌면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그게 모두 우연이라고? 세 번 연속으로? 그럴 리가. 승부의 세계에 그런 건 없다.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변수가 있다. 진단과 처방이다. 상대 투수의 상태, 볼배합, 또는 타자들의 성향, 컨디션 등등. 게임이 시작되면 철저하게 분석된다. 전력분석팀이 마련한 다양한 데이터는 시시각각 벤치로 전달된다. 그리고 코치들을 통해 선수들 개개인에게 처방전이 내려진다.
물론 모든 팀들이 그걸 한다. 문제는 얼마나 정확하고 적절하게 분석하고, 공략법을 찾아내느냐가 레벨의 차이를 결정짓는다.




현장 복귀 후 앞에 나서길 꺼리는 그가 지난 봄 일본 캠프 때 SBS와 인터뷰를 한 적 있다. 아마도 3년간 일했던 친분 탓이리라. 그 인터뷰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기록을 뒤지다 보니까 3년동안 삼성하고 SK에 많이 졌더라구요. 한번 이기기 시작하면 선수들한테 자신감이 가거든요. 이유를 찾아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봐야겠죠.
소름이다. 그는 부임 초부터 이미 목표를 정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대구 시리즈에 대한 <…구라다>의 감상은 이렇다. 이건 야신의 아들이 강림한 탓이다.





백종인 성님 야구 식견 상당하신데 우리 기사 자주 씀! 그만큼 야구 9단들이 보기에도 정말 재밌나봐. 소름이란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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